어느 날, 복현이는 잔뜩 뿔이 나서 볼멘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이제 더 이상 학교 안에 갈 곳이 없어! 다른 학교보다 좁고 편히 쉴 수 있는 넓은 잔디밭도 없으니 원.” 옆에 있던 친구 신기자가 묻는다. “그럼 너 정말 학교 안에 갈만한 곳이 없다고 생각해?” 복현이는 생각한다. 점심시간과 공강시간에 자신의 흔적을 남겼던 캠퍼스 안의 무수한 벤치들, 그리고 친구들과의 추억들을. 돌아보면 우리 캠퍼스에는 복현이 같은 학생들뿐만 아니라 외부인들도 자주 찾는 명소가 있다. 복현이, 신기자와 함께 이 명소들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이 거쳐간 우리 캠퍼스의 추억을 되돌아보자! ●

 

“복현아, 우리 학교는 대구에서 유일하게 ‘도심 속 캠퍼스’를 가진 곳이야. 다른 학교들은 녹지를 찾아 도시외곽으로 나갔지만 우리는 꿋꿋하게 이 곳을 지키며 ‘경북대’ 만의 캠퍼스를 만들어 나가고 있지. 천선영 교수(사회대 사회)도 이런 캠퍼스를 우리들의 중요한 자산이라고 하더라고. 우리 캠퍼스는 도심 속에서 지역민들에게 휴양공간을 제공하며, ‘도심 속 열린 공간’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지. 실제로 대구시 관광코스 목록에 우리 학교가 올라가 있을 정도야.

“그럼 뭐해! 건물이 많아서 녹지가 거의 없는데.”

맞아. 그게 우리 캠퍼스의 아쉬운 부분이지. 원래 법적으로 대지 면적의 15% 이상 녹지면적을 확보하도록 돼있지만, 우리 학교는 전체 부지 74m² 중 녹지면적은 11%에 불과해. 나정화 교수(농생대 조경)는 녹지공간이 부족해진 가장 큰 이유가 한정된 부지 안에 건물을 계속 지으면 소용없듯이, 늘어나는 학생 수와 시설 때문이라고 했어. 하지만 학교에서도 센트럴파크, 마블링공원 등을 조성해 녹지공간을 늘리려고 노력하고 있대.

자, 그럼 나와 함께 아름다운 우리 캠퍼스 한 번 둘러볼까?

#1. 정문의 녹지화, ‘센트럴파크’

먼저 정문에 있는 ‘센트럴파크’! 이곳은 지난해 조성된 공원으로, 가장 최근에 지어진 만큼 조경이 세련됐어. 나 교수도 이 곳을 캠퍼스 ‘최고 명소’로 꼽았어. 현재 정문에서 학생 주차장 주변까지 조성된 산책로에는 다양한 꽃들과 느티나무, 단풍나무, 이팝나무 등을 심어놓은 상태래.

 

#2. 걷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러브로드’ & ‘벚꽃길’

자, 이제 복현이 네가 카메라 셔터를 마구 눌러야 할 때가 왔어! 울창하고 푸른 플라타너스 나무들이 우거진 ‘러브로드’는 나무의 넓은 잎이 잡음을 흡수하고 햇볕도 가려줘 가로수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지. 하지만 겨울엔 앙상한 가지들 때문에 황량한 느낌이 들기도 한단다.

 

러브로드 전설 - “사시에 합격한 법대 남학생이 지극정성으로 뒷바라지했던 여학생을 버리고 다른 여자와 결혼하자 이에 충격을 받은 여학생이 러브로드에서 생을 마감하였고, 그때부터 이 길을 함께 걷는 커플들은 헤어지게 된다” 『이야기가 있는 경북대 문화지도』 中

러브로드 옆에 나 있는 벚꽃길은 여학생들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할 만큼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고 있어. 벚꽃길은 1975년에 본교 도로망 확충과 함께 길을 따라 벚나무를 심으면서 조성됐대. 4월이 되면 캠퍼스에는 벚꽃이 만개해 학생들과 외부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아. 아름다운 우리 캠퍼스와 가장 어울리는 곳이 바로 이 곳일거야.

#3. 공대를 아우르는 ‘지도못’

복현아, 너 학교에 ‘우리나라 지도’가 있는 거 아니? 그곳은 바로 ‘지도못’이야. 한반도 모양의 지도못은 공대 식당에서 공대 3호관과 11호관, 12호관을 아우르고 있단다. 유난히 크거나 눈에 띄진 않아서 학생들이 지나치기 쉬운 만큼 유심히 봐두길 바래.

 

“나무다리를 건널 때 못 안을 한번 유심히 들여다보셔요. 수련에 가려 잘 보이지는 않겠지만, 못 안에 꼬마 분수가 하나 있답니다. 그 위치가 예사롭지 않지요? 바로 경북대학교의 위치를 지도못에 표시한 거랍니다.” 『이야기가 있는 경북대 문화지도』 中

#4. 로맨틱 연못이 있는, ‘만오원’

공대에서 소운동장쪽으로 오면 두 개의 정자와 연못, 아치형 다리가 보일거야. 이 곳을 ‘만오원’이라 불러. 만오원의 연못은 ‘박테리아 연못’으로 불리는데, 원래 늪이었던 이곳에 자연대가 세워지면서 근처의 물이 고여 생긴 거래. 주목할만한 것은, 아치형 다리는 ‘박테리아 연못’이라는 이름과 달리 이전엔 프러포즈 장소로 많이 이용될 정도로 로맨틱한 곳이라는 거야.

 

“그 소문(박테리아 연못으로 불리는 계기가 된 소문)이란 자연대 학생들이 실험 때 사용한 물이나 실험용 박테리아를 못에 버려 수질이 나빠졌다는 것인데요.” 『이야기가 있는 경북대 문화지도』 中

#5. 경북대의 심장, ‘일청담’

“실제로 80년대에 본교생 한 명이 술에 취해 같은 과 친구 2명과 함께 일청담에서 수영하다 변을 당해, 병원으로 옮기는 도중 심장마비로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거든요.” 『이야기가 있는 경북대 문화지도』 中

우리 학교의 중심에 위치한 일청담에서 실제로 발생했던 일이야. 원래 일청담은 1960년대 초 기존에 있던 농대 실습장이 옮겨가면서 만들어졌대. 연못은 교화인 감꽃모양이며, 가운데에 분수탑이 있어. 캠퍼스 중심부에 위치한 만큼, 일청담을 찾는 학생들이 많아. 일청담에서는 생일을 맞은 학생들을 빠뜨리는 모습이 종종 연출되기도 해. 이렇게 일청담은 과 행사의 메카로도 불릴만큼 수많은 신입생들이 오리엔테이션 때 마주치는 곳이야. 하지만 분수 노즐 등이 위험할 수 있으니 일청담에서 심한 장난은 금물이야!

"우리 캠퍼스에도 낭만을 즐기기에 충분한 장소들이 참 많지?

꽃피는 5월, 우리 캠퍼스를 스쳐지나간 모든 청춘들이 그랬듯

우리도 대학생활의 낭만을 아름다운 캠퍼스에 가득 채워보자!"

 

일러스트: 강아현 기자/kah10@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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