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기 초부터 지금까지 중앙도서관 앞에는 뚝딱뚝딱 공사가 진행 중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학생들의 쉼터가 될 전통 정자. 이 정자의 이름은 금란정이다. 한국 건축사 특론’과‘역사 환경 보전’이라는 과목을 듣는 학생과 교수들, 한국 전통 건축의 계보를 이은 대목장 이재호 씨가 ‘참여를 통한 전통정자 짓기’라는 취지로 짓기 시작했다. 이에 본지는 이번 공사의 총책임자인 건축역사연구실의 이종태(대학원 건축학부 10) 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왜 전통 정자를 학교에 짓게 됐나요?

전통 건물이 현대식 건물보다 오래갑니다. 또한 우리 학교 내에 전통 양식의 건물은 처음이죠. 한국 전통 건축 양식을 가르치는 대학이 전국에 명지대 한 곳밖에 없거든요. 그리고 교내에 한국 전통 건물을 짓는 것이 서울대, 명지대, 강원대를 이어 우리 학교가 4번째입니다. 그래서 전통 정자를 짓는 것이 특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Q. ‘금란정’의 특별한 점이 있나요?

전통 정자라서 마루, 쪽마루가 있어 여름에 아주 시원합니다. 여기서 쉬는 학생들을 상상하니 기분이 정말 좋아요.

또한 지붕에 얹어지는 기와에는 학생들의 메시지가 남겨져요. 축제기간 동안 중앙도서관 앞에서 건축학부생들이 소소한 돈을 받고 기와에 메시지를 쓸 기회를 사람들에게 제공해 주었어요. 이 특별한 기와가 ‘금란정’의 매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Q. 전통 정자를 직접 짓는데, 감회가 남다르지 않나요?

전통 정자를 짓다보니 ‘금란정’을 비롯해 우리 학교에도 애착이 갑니다. 나중에 자식을 낳으면 데려와 직접 보여주고, 교육도 시켜주고 싶습니다. 또 전통 양식의 건물은 몇백 년은 가기 때문에 제가 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남아 있다고 생각하니 감회가 남다릅니다. 또 저는 전통 건축 계열로 진로를 정하고 있어, 이 일이 천고의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대학원생과 학부생들, 그리고 교수님 모두 역할 구분 없이 함께 일하며 모형이 아닌 실제로 건물을 짓는 건 이례적이라 놀랍고 신선합니다. 우리의 추억을 담기위해 ‘금란정’을 짓는 동안의 과정을 매주 마다 사진을 찍고, 타임캡슐을 만들어 여기에 이 사진을 저장해뒀어요. 거기다 학생 신분에 실습을 하는 것은 처음이라 설레기도 해요.

 

Q. ‘금란정’을 이용할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비록 수업의 일환으로 짓기는 했지만, 지은 모든 이들이 열심히 지었습니다. 금, 토요일에 작업을 하고, 비가 오는 날이 많아 공휴일이나 일요일에도 나와서 일을 했습니다. 그만큼 학생들을 위해 열심히 지었으니, 깨끗하고 편안하게 써주시기 바랍니다. 관리가 잘 되어 수백 년이 지나도 ‘금란정’이 남아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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