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호(경상대 경제통상 08) 씨는 지난 4월과 5월 네팔 다모다르 히말 루굴라(6,899m) 세계초등 원정대의 대원으로 참여했다. 원정대가 세계초등에 성공하며 미답봉이었던 루굴라 고봉은 이제 사람의 발길을 받아들였다. 산악부 동아리에 들어가기 전까진 산에 전혀 관심이 없었지만 이제는 누구보다 산과 산에서의 인연이 소중하다는 장성호 씨를 만나 인터뷰했다.

히말라야에 올랐을 당시 느낌이 어땠나?정말 힘들지 않은 산이 없다는 걸 느꼈다. 히말라야는 고도가 높아 고산병 때문에 조금 더 힘들다는 정도이지 팔공산도 오르면 똑같이 힘들다. 물론 히말라야에서의 하루하루는 생명의 불씨가 꺼지는 느낌을 받긴 했다. 그런데도 힘드니까 한다는 자부심이 컸다. 모든 사람들이 도전할 수 없는 것에 도전하고 있다는 설렘도 있었다.지구 어디를 가도 이런 풍경은 볼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일본, 프랑스에서도 산을 타 봤지만 히말라야는 그 풍경들의 집합체다. 자연에 대한 존경도 느꼈다. 자연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보잘 것 없는 존재인지 이번에 확실히 느꼈다.

루굴라 고봉이 미답봉이라는 것에 큰 매력을 느꼈을 것 같다.에베레스트는 사람들이 많아서 스텝들이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된다. 하지만 루굴라는 사전 정보가 없어 직접 가서 보고 판단해야 했다. 뭔가 조금만 잘못돼도 그날 일정은 스톱이 될 정도로 신중했었다. 우스개 소리로 답이 없어서 미답봉이라고 부르기도 했는데 그렇게 답을 찾아가야 하는 과정이 재미있었다.

등반했을 때 에피소드?정상까지 30분만 남겨둔 상황에서 대장이 앞서 간 두 명 빼고는 등산을 중지하라고 명령했다.그 당시에는 ‘나도 올라갈 수 있는데 왜 스톱을 하라고 할까’라는 반항심이 잠깐 들었었다. 하지만 나중에 대장이 앞에 간 두 사람은 히말라야 등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혹시 잘못되더라도 할 말이 있지만, 올라가지 말라고 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잘못 되면 할 말이 없다고 한 걸 들었다. 돌이켜보면 대장으로서 당연한 판단이었다고 생각한다.또 크레바스(빙하가 갈라져서 생긴 좁고 깊은 틈)에 다리 한 쪽이 빠진 적이 있었다. 크레바스에 빠지면 시체도 못 찾기 때문에 대원들끼리 로프로 연결해서 등반한다. 그 당시에는 태연하게 일어났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아찔하다.

지난 2012년 대통령기 등산대회에서 1위를 하고 UIAA 국제청소년 캠프 대원대표를 하는 등 활약이 크다. 자기가 좋아 하고 잘하는 걸 발견한 부러운 케이스다.하다보니까 그렇게 된 거지 상 받은 걸 딱히 내세우거나 그러고 싶지 않다. 어디까지나 취미지 직업으로 삼겠다는 생각은 안 한다. 만약 산이 좋아서 아웃도어 회사에 취직을 했다고 하면 오히려 산이 꺼려질 것 같다. 아무리 좋아서 하는 일이라도 회사 일이 되면 가기 싫을 때도 가야하고 마케팅 같은 전략을 짜면서 회의가 들 것 같다. 그러면 산을 기피하게 될까봐 싫다.

앞으로의 목표?바로 눈앞의 목표는 취직이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산에 꾸준히 다니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건강과 안정적인 가정이 뒷받침 되어야 하는데 주위를 보니 쉽지 않아 보인다. 그래도 산에 오르는 것을 나와 평생을 같이 할 좋은 취미로 두고 싶다.

이정아 기자/lja13@knu.ac.kr

▲루굴라 정상을 앞에 두고 찍은 사진

저작권자 © 경북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