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구고속버스터미널 > 통도사 IC >무풍한송로 솔밭길 > 통도사 > 양산타워> 물금역 > 동대구역

대학생이 되어 부모님과 간단하게 술자리를 가질 때 어릴 적 얘기를 자주 해 주시는데 그 중에 제가 기억하지 못하는 장소도 있어요. 하나를 얘기하자면 양산에 있는 통도사 부근을 사촌들과 같이 가서 재밌게 구경하고 온 적이 있다던데 저는 기억이 잘 안나요. 마침 좋은 코너를 만나게 돼서 부탁을 드릴 수 있겠네요. 제 어릴 적 기억을 떠오르게 할 수 있는 양산을 추천해요!

3월 중순, 눈을 뜨자마자 햇빛이 쏟아졌다. 봄기운이 열린 창문을 타고 오는 주말. 독자의 기억나지 않는 어린 시절을 담은 통도사가 있는 양산으로 여행을 떠나게 됐다. 마침 언론에서도 봄이 왔음을 알리는데 통도사 홍매화 사진을 앞 다투며 올리고 있었고, 봄 풍경 속에서 혼자 여행을 떠나 걷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터라 시기가 적절했다.양산으로 가기 위해 버스터미널로 가 통도사행 표를 예매했다. 버스가 통도사 IC에 내려줬을 때, 고속버스가 버스터미널이 아닌 정류장에 서는 것을 처음 경험해서 당황했다. 얼른 길을 찾기 위해 고속도로 휴게소 뒤 마을을 향해 갔다. 지도를 봤을 때 개울을 따라 걸어가면 매표소가 나오기에 강변을 따라 있는 산책로로 걸어갔다. 중간쯤 갔을 때 길이 좁아지더니 끊겼다. 강을 잇는 다리 위를 바위를 하나하나 밟고 겨우 반대편으로 갔다. 혼자 봄 속을 유유자적하고 싶었는데 현실은 봄볕에 땀을 흘리고 있었다. 매표소를 지나자 통도사로 가는 ‘무풍한송로 솔밭길’이 펼쳐졌다. 큰 소나무들이 그늘을 만들고 그 옆에 시냇물이 흐르고 있었다. 주말을 맞아 가족과 연인으로 북적였다. 길 중간 중간 불교 경전의 말씀이 적힌 바위들이 있었다. 십여 분 넘게 걸어 드디어 통도사 입구에 도착했다. 연등이 달린 일주문 옆에 통도사 박물관이 있어 들어가 봤다. 신발을 벗어야만 들어갈 수 있었다. 내부에 큰 불상이 있고 좌우로 통도사 유물 및 기증품을 전시하고 있었다. 박물관에서 나와 통도사 내부에 들어서자 붉은 매화나무마다 잔뜩 모여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저마다 휴대폰과 카메라로 매화 사진 삼매경에 빠졌다. 매화나무 옆에서 그림을 그리는 화가도 있었다. 가장 많았던 건 아이들을 데리고 온 가족들이었다. 아마 사연 속 주인공의 어린 시절처럼, 그 아이들도 어른이 되어 어린 시절을 어렴풋이 기억할 것이다.매화나무를 지나 대웅전 쪽으로 걸어갔다. 대웅전 중간에 새겨진 연꽃 문양이 예뻤다. 대웅전과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금강계단 등은 흥선대원군의 글씨이고 추사 김정희의 글씨 편액도 걸려 있다고 한다. 대웅전 옆으로 돌아서니 연못이 하나 있었다. ‘구룡지’라는 연못에 사람들이 동전을 넣고 있었다. 아이들은 부모님께 동전을 받아 던지고 있었다. 그 너머로 또 홍매화 나무가 보였다. 봄꽃이 핀 나무만큼이나 아이들의 표정도 밝았다. 신라 선덕여왕 때 세워진 통도사는 오래된 사찰이 주는 고풍스러움과 꽃 피는 봄 풍경이 어우러져 사람들에게 색다름 즐거움을 줬다.다음 여행지인 양산타워로 향하기 위해 통도사 신평 버스터미널로 갔다. 시내에 도착해 양산타워를 찾아갔다. 양산타워는 N서울타워와 대구 83타워보다 낮지만 조금 더 한적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하루 종일 홀로 걸어 다니다 보니 자신에 대해 생각해볼 시간이 많았다. 양산타워의 야경을 보며 앉아서 쉬다가 집에 돌아가기 위해 다시 버스를 탔다. 그리고 벚꽃이 피면 진풍경을 이룬다는 물금역에 도착해 기차를 타고 대구로 돌아왔다. 저녁이 늦어 물금역에서 낙동강변을 구경하지 못했지만 벚꽃이 피면 물금역에 구경을 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 여행지는 김판규 (IT대 모바일공학 14) 씨가 소개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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