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기술발전은 정말로 무섭다고 할 정도로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지금 대학을 다니는 복학생 4학년들이 입학할 당시만 해도 대학생들 가방에는 핸드폰, 디지털카메라가 있었고, 때로는 노트북을 들고다니곤 했다. 그러나 지금은 디지털카메라도 노트북도 핸드폰도 하나의 기기장치인 스마트폰 또는 테블렛 pc로 그 역할을 대신함으로써 기존의 장치들을 모두 들고 다니는 학생들을 보기는 쉽지 않다. 이런 급격한 기술발전은 새로운 에너지를 개발 또는 에너지의 효율적인 이용을 통하여 이루어질 수 있는 성과라 할 수 있다. 아주 먼 옛날에 수렵과 채집을 하던 시절에는 우리는 인간이 필요로 하는 2000kcal 정도의 에너지만을 필요로 했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427,000kcal 정도의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인류문명의 발달 과정은 새로운 에너지가 발견되거나 새로운 기술이 개발됨으로써 에너지를 소비하는 과정과 함께 간다고 할 수 있다. 인류가 가축을 기르고 그 가축의 에너지를 이용하여 농사를 지음으로써 우리는 좀 더 많은 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 후 18세기에 이르러서는 석탄을 태워 증기를 발생시킬 수 있음을 알아냄으로써 대량생산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처럼 에너지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 어디에서 없던 것이 새롭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있던 것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공학적인 관점으로는 바라볼 수 있다.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에너지는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의 연소과정을 통한 화석연료, 핵분열 반응을 통한 원자력 원료가 주를 이룬다고 볼 수 있다. 즉 화학적 에너지를 우리가 필요로 하는 기계적 또는 전기적 에너지로 변환 그리고 저장하는 과정을 통하여 에너지를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 세상의 대부분의 것들이 그러하듯이 현재 우리가 주로 사용하는 에너지 원료들은 언젠가는 사라지게 되어있다. 사실 이런 걱정은 아주 오래전부터 해왔던 걱정이고 어쩌면 처음 사용하는 순간부터 고민을 했을 지도 모른다. 더욱이 지금까지의 에너지 원료를 유용한 에너지로 변환 과정으로부터 나오는 부산물인 환경오염은 에너지 원료의 고갈보다도 더 심각하게 바라봐야 할 것이다. 이런 여러 이유로 인하여 과학자/공학자들에게는 새로운 미션이 오래전부터 주어졌다. 새로운 에너지 변환/저장 장치를 만들어라!! 그래서 11개의 (태양광, 태양열, 풍력, 연료전지, 수소에너지, 바이오에너지, 폐기물에너지, 석탄가스액화, 지열, 수력, 해양에너지) 카테고리로 묶어 이른바 신ㆍ재생에너지 (renewable energy)라 불리고 있다.그런데 사실상 이런 신재생 에너지라 불리는 것들 중  많은 것들이 오래전부터 부분적으로 또는 아주 적극적으로 사용을 해오던 에너지원들이다. 문제는 바로 규모와 효율성인 것이다. 50년전부터 석유의 가채량은 50년이다. 다시 말해 50년 전에는 사용할 수 없던 석유가 50년 후인 지금은 기술과 경제적 관점에서 사용할 수 있고 어쩌면 앞으로 50년 뒤에도 석유의 가채량은 50년이 될지도 모른다. 아직까지도 석유를 채굴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채굴해서 쓰는 것이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것보다는 경제적이라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신재생에너지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는 환경이나 경제성보다도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이 미래는 우리세대 우리 자식이나 손자 세대가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모든 과학과 공학이 그러하듯이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연구는 언젠가는 필요로 하는 것을 미리 준비하는 과정 중에 하나일 것이다. 그래서 신재생에너지 또는 대체 에너지를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활용하는 국가들은 선진국들이 대부분이다. 휘발류 값이 우리나라보다 3배나 싼 미국에서는 이미 주차장에 전기 자동차용 급속 충전기를 비치해놓고 있으며 많은 연구비가 신재생에너지로 투입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에 발맞추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미래 성장 동력 산업에 에너지 신기술 분야를 포함시키고 우리나라 자동차 회사도 연료전지 자동차를 이미 시장에 내놓았으며, 많은 산업 분야에서 에너지 변환 및 저장에 대한 연구/개발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에너지는 국력과 직결되고 있어 에너지 권력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는 아직 그 권력을 손에 넣어 보지는 못했지만 끊임없는 연구와 지식의 축적을 통하여 그 권력의 맛을 한 번쯤은 맛보았으면 한다.

이기영 교수(과기대 나노소재공학)



저작권자 © 경북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