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0일) 18시 구성원 의견 수렴 위한 토론회 개최 예정

지난 2일 인문대학(이하 인문대) 학생회 ‘BE-本’ 회장 이준협(불어불문 11) 씨가 ‘회비 사용 미숙으로 인한 신뢰저하 및 자격문제’를 이유로 사퇴를 선언했다. 이후 부학생회장을 비롯한 학생회 간부들 또한 개인사정과 자격미달 등의 사유로 사퇴서를 제출함으로써 인문대 학생회가 해체됐다. 이에 인문대 학과 회장들로 이뤄진 단대운영위원회(이하 단운위)는 학생회 부재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를 조직했다.

또한 3일 단운위는 인문대 페이스북 페이지에 ‘인문대 BE-本학생회 해체에 대한 진상규명’ 글을 게시했다. 단운위 측은 “이 씨가 모든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퇴한 만큼 모든 사안에 대한 대자보를 게시하고 나가기를 바랐으나, 사퇴서에 간략한 한 줄의 사유만 밝힌 채 사퇴했다”며 게시글의 게재 이유를 밝혔다. 단운위는 본 게시글에서 ▲부정확한 리더쉽 트레이닝(이하 LT) 회비 사용처 ▲새내기 배움터(이하 새터) 회비의 현금화 ▲본 사실에 대한 이 씨의 보고 부재 등을 언급하며, 이 씨의 사퇴 배경에 재정 업무상 미흡이 있었음을 지적했다. 단운위 측은 “사후처리를 확실히 하지 않고 사퇴한 이 씨에게 분노를 느끼고, 이를 통해 생긴 각종 헛소문에 피해를 입을 학생회 간부들에게 죄송하다”고 밝혔다.

공금의 현금화, 영수증 관리 미흡새터 당시 인문대 학생회는 새터비(56,000원)에서 안주값(현금 2,000원)을 추가한 58,000원을 거뒀다. 그러나 실제 새터에서는 2015년 2학기에 소멸되지 않은 학술활동지원비 80만원이 대신 사용됐고, 현금으로 거둔 698,000원(2,000원X349명)은 개인 계좌에 보관됐다. 단운위는 인문대 페이스북 페이지에 “이 사항에 대해서는 인문대 학생 대표자회의(이하 인학대회) 사무국 인준 과정 및 기타 단운위에서도 들을 수 없었고, 인학대회에서 새터 관련 영수증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게시했다. 실제로 인문대 11개 학과 회장들 모두가 이 사실을 인지한 것은 지난 1일 단운위 회의에서였다. 이에 이준협 씨는 “학생회비는 보통 중간고사를 전후해서 하달되는데, 하달되기 전에 단과대 행사를 사비로 진행하기에는 부담이 컸다”고 말했다. 또한 “학술활동지원비 80만원은 작년 2학기가 마무리돼 소멸될 예정이었던 것”이라며 “그래서 기존 학과 회장들에게 2,000원의 용도로 제시한 ‘각 과별 안주 지원’을 학술활동지원비로 사용했던 것”이라고 말했다.단운위 측은 “이 씨에게서 제출받은 새터 준비 품목 구매 영수증에 인문대를 지원하는 목적이라고 하기에는 부적합한 물품(소량의 라면, 와인 오프너, 과자, 교자)이 있었고, 새터 당시 학생회는 안주값 2,000원을 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씨는 “새터에 가서 일을 하는 학생회 간부들의 간식 용도로 사용했고, 와인 오프너는 개인적인 용도로 구매했다”며 “단과대를 위해 일하는 간부들이 먹는 간식인데 큰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학생회측은 안주값을 부담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학생회 10명이 제출하는 2만원은 크지 않다고 생각했고 일을 하는 간부들에게 돈을 거두기 미안했다”며 “예비자금에 결손이 생기면 사비를 낼 생각이었다”고 말했다.현금화된 2,000원(총 698,000원)은 이후 인문대 개강인사, 화이트데이 행사 등에 사용됐다. 단운위 영어영문학과 회장 손병희(12) 씨는 “이 씨에게 현금화된 금액으로 계속 행사를 진행하고서 그 사항을 왜 단운위에 보고를 안 했는지 질문을 했는데, 이 씨로부터 ‘이전에 현금화한 것을 얘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계속 사실을 밝힐 수 없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 씨는 “2,000원을 더 거둬들였다는 사실이 민감한 사안이라고 판단돼 알리지 않았다”고 말했다.개인 계좌를 통해 관리한 현금은 통장 사본, 인터넷 뱅킹 자료 조회가 불가능했다. 이 씨는 “인터넷 뱅킹을 따로 신청하지 않았고, 통장을 통해 금액을 관리한 것이 아니었다”며 “개인 계좌에 보관하는 것에 대해서 학생회 내에서도 저를 믿고 크게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고, 공금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난 1일 단운위 회의에서 충분히 정산 과정을 거쳤고, 실수로 발생한 결손액은 사비로 충당했다”고 말했다.

단운위, LT 회비 사용처 의혹 제기불분명한 LT 회비 사용처와 관련해 단운위는 “최초 LT 회비 수금 금액과 LT 행사 예산금액과의 총액 차이가 컸고, 잔여 금액의 행방은 모연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 씨는 “금액 사용처가 불분명한 것은 당시 결제를 현금으로 했고, LT는 공식행사가 아니라 정산 부담을 못 느껴 영수증 보관에 불성실했다”며 “잔여 금액은 전 사무국장이 새터에서 걷은 2,000원 등을 관리하던 개인 계좌에 넣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또한 단운위는 “LT 지원금 425,040원 중 144,500원이 전 인문대 학생회 학우의 군 입대 송별회 회식비로 사용됐다”고 밝혔다. 2015년 학부생학술활동지원비 내역에서 본 항목은 ‘학생회 회의비’라고 표기돼 있었다. ‘학생회 회의비’는 이번 학기에 소멸될 예정이었던 작년 학술활동지원비 잔여금으로 사용됐다. 이에 이 씨는 “곧 소멸될 돈이었고, 학생회비가 아니었다”며 “인문대 학생회 회식으로 이용된 것”이라고 말했다.학술활동지원비는 지난 2002년 학생총회 이후, 기성회비가 인상된 만큼 학생들을 위해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으로 생긴 예산이다. 본부의 간섭을 받지 않고 총학생회에서 자율적으로 운용 가능하며, 제46대 ‘Re:D’ 총학생회 때부터 각 단과대에 학생 수에 비례한 금액으로 분배되기 시작했다. 단과대에서 자율적으로 사용이 가능한 예산으로 단대 차원의 행사·학과 학술행사 지원 등에 쓰인다. 인문대의 경우, 2013년까지는 각 과 소모임 활동을 위해 분배했고 2014년에는 단대 차원에서만 사용했다. 작년에는 단대 차원의 행사(학맥제, 대동제, 체육대회, 새터 등), 학생회 서류 복사비, 인학대회 식대, 소모임 등에 쓰였다.

이 씨는 지난 1일 단운위 회의에 정산 자료를 제출하고 사퇴를 선언했다.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 씨는 “사업비 부족으로 예비자금을 만들고 개인 계좌로 관리해 장부를 제대로 기록하지 않은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기타 모든 일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고 말했다. 또한 “절대 개인적으로 공금을 착복한 일이 없었다”며 “본지와의 인터뷰를 끝으로 공식적인 입장표명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대위 측은 “학생 대표로서 인문대의 전반적인 상황을 인식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것에 대해 자격미달을 인정하고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한편 비대위는 사태 해결을 위해 보궐선거와 공개토론회를 준비했다. 보궐선거의 경우 지난 7-9일 동안 후보자 등록기간을 걸쳐 새로운 학생회를 선출할 예정이었으나 출마한 후보가 없어 선거가 무산됐다.‘현 인문대 사태해결을 위한 공개토론회’는 오늘(10일) 오후 6시 인문대 423호에서 열릴 예정이다. 본 토론회는 ▲현 상황에 대한 단운위·전 학생회의 입장표명 ▲현 상황에 대한 사후 처리(새로운 학생회 구성, 보궐선거 진행여부) ▲비대위 및 감사위원회 구성 등 앞으로의 인문대의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단운위 측은 “이번 일로 인해 인문대에 대한 뜬소문이 나오고, 학우들의 불신을 샀다”며 “현 상황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드리고, 학우들의 의견을 수렴해 같이 이 상황을 해결하고자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서현 기자/ksh15@knu.ac.kr이한솔 기자/lhs15@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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