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기차마블은 부산역이다. 여행이라고 하면 철저한 계획하에 가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번 여행은 자유롭게 무작정 떠나고 싶었다. 그래서 부산 현지인에게 추천을 받기로 하고 무작정 동대구역으로 향했다. 동대구역에서 부산역까지는 무궁화호를 타고 1시간 30분 정도 시간이 소요되며 기차표는 7,500원이었다. 부산에 도착해 기자는 “바다가 보이면서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장소 한 곳만 추천해주세요”라고 부산역 광장에 앉아있는 한 50대 부산시민에게 물어봤다. 그분은 “태종대가면 바다도 보이고 좋아”라고 말했다. 옛날에 신선이 살던 곳이라고 해서 ‘신선대’라고도 불리는 태종대는 신라 태종무열왕 사후의 장소였다는 이야기가 있어, 현재 태종대로 공식 명칭이 되었다. 태종대 유원지에는 하나의 산 봉우리를 중심으로 구명사와 전망대, 등대, 태릉사 등의 볼거리가 많다. 태종대의 투어버스 격인 열차(편도 2000원)를 타고 15분 쯤 산을 오르니 태종대 등대가 나타났다. 27℃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시원한 산바람 덕분에 상당히 덥지는 않았다. 등대로 가는 숲길을 지나고 보니 어느새 옆으로 부산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등대와 함께 보이는 신선바위와 바다는 ‘지친 일상에서 정말 일상탈출을 했다’는 느낌을 주며 잠시나마 피로를 잊게 해주었다. 또 등대에 있는 해양도서관과 카페에는 많은 사람들이 바다 경치를 감상하면서 책을 읽거나 커피를 즐기고 있었다. 하지만 붐비는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조용한 분위기에서 여행을 즐길 수 있었다. 조금 더 내려가서 신선바위에 올라가니 눈앞의 바다가 더 실감났다. 부산바다라고 하면 흔히 '광안리'나 '해운대'를 생각하지만 조금 더 여유있는 여행을 하고 싶다면 기자는 태종대가 안성맞춤이라고 추천하겠다.부산에 와서 계속 걷기만 하니 슬슬 배가 고파졌다. ‘부산에서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부산 길거리 음식이 생각났다. “부산에서 길거리 음식을 먹으려면 어디로 가야 하나요?” 태종대 열차를 타고 내려가는 중에 옆자리에 앉은 부산 사나이들에게 물어봤다. 그러자 “BIFF 거리랑 깡통 시장이 서로 가까운데 둘 다 길거리 음식이 많아요” 라고 추천했다.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자갈치역으로 향했다. 자갈치역에서 BIFF 거리는 상당히 가깝다. BIFF는 부산국제영화제(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의 줄임말로 BIFF 광장은 부산국제영화제가 처음 시작된 곳이다. 오후 8시쯤 되자 어둑어둑하니 길거리에 자리 잡은 포장마차들의 불빛이 야시장과 같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그렇게 분위기에 취해 배고픔도 잊고 BIFF 거리를 걷다 보니 눈앞에 깡통 시장이 보였다. BIFF 거리에는 우리가 평소에 볼 수 있는 음식들이나 부산음식이 많았다면, 깡통 시장에는 평소에도 볼 수 있는 음식뿐만 아니라 베트남 음식같이 처음 접하는 새로운 음식들도 있었다. BIFF거리와 깡통시장은 먹거리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시내 한복판에 자리해 다양한 문화시설도 가까이 있으며 조금만 벗어나면 영도대교나 용두산공원, 부산근대 역사관 등 많은 볼거리들이 주위에 있다. 현지인이 BIFF거리와 깡통시장을 추천한 이유를 바로 알 수 있었다. 사람들이 북적대는 이 거리는 눈과 입을 모두 만족시키는 매력이 있다.돌아오는 길 영도대교에 올라 바람을 맞으며 부산의 경치를 감상했다. 하루만의 빡빡한 일정이었지만 부산의 다양한 매력을 느낄 수 있던 하루였다. 다만 기자의 지갑이 얇아 길거리 음식을 모두 맛보지 못한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글·사진: 김예강 기자/kyk16@knu.ac.kr

▲ (좌) 태종대 등대에서 바다와 신선바위를 보며 바쁜 일상을 잠시나마 잊어본다.

▲ (우) BIFF거리에 모여있는 수많은 포장마차. 엄청나게 맛있는 향기가 코로 흘러들어오니 빈 지갑이 더욱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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