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막창의 역사는 도축장 중심으로 시작됐다. 1969년 4월 현재 성당못 옆 두류수영장 자리에서 도축 전문법인 ‘신흥산업’이 개업하고 1970년 시립도축장으로 발돋움하면서 막창구이 시대가 열린다. 1970년대 초부터 유행한 막창은 본래 소주와 궁합이 잘 맞는 안주거리였다. 그 의미에 맞게 신문사 선배와 술 한 잔 기울이려 막창 집을 향했다. 장소는 돼지막창과 곱창으로 유명한 안지랑 곱창골목으로 정했다. 원래 막창은 소의 네 번째 위인 홍창이지만 돼지의 창자 끝부분도 막창구이로 이용되어 소막창에 비해 더 기름진 맛과 덜 질긴 식감으로 인기를 끌었다. 

막창이 나오기 전 막창 맛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막장부터 맛을 봤다. 된장을 기본으로 하는 이 소스는 땅콩, 콩가루, 고춧가루 등 10여 가지 재료로 만들었다. 주인께 들어보니 막창 맛집마다 들러 맛을 보고 계속된 실험 끝에 만든 이 집만의 막장이었다. 적절한 짭잘함과 고소함은 기대감을 높혀주었다. 드디어 온 막창은 초벌구이를 한 상태였다. 토치로 빠르게 초벌구이를 하는 이유에 대해 주인은 “오래 굽게 되면 육즙이 사라져 토치로 빨리 익힌다”고 말했다. 막창은 참을성이 필요했다. 초벌을 했어도 불판에 바짝 익혀야 막창의 그 꼬들꼬들한 자태를 맛볼 수 있었다. 첫 막창이 준비되자 재빨리 막장에 막창을 찍고 입으로 직행했다. 기다림만큼이나 고소한 향이 퍼졌다. 막장과의 조화는 말할 것도 없었다. 외마디 감탄과 함께 자연스래 술잔을 내밀었다. 술안주로 시작해 왜 이토록 성공했는지 혀에게 들려주는 듯했다. 들어가는 술만큼이나 웃음꽃이 피어났다. 

막창을 먹으면서 신기했던 점은 흔히 생각하는 돼지막창의 둥글게 말린 모습이 아닌 펴진 막창이었다. 혹시 다른 부위인지 물어봤지만 별다른 것은 아니고 막창의 두꺼운 부분을 잘라 편 것이었다. 그래서 더 두꺼운 부분이 고루 익도록 하는 것이었다. 주인의 세심함을 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런 세심함과 무한 서비스 아래 조금 눌러진 공기밥도 한 숟가락, 막창 한 점의 완벽한 마무리가 되어주었다.

▲ 술, 사람 그리고 막창 삼위일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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