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 쯤은 동물병원에 가게 된다. 수의과대학(이하 수의대) 2층에 위치한 수의병리학교실에서는 질병을 앓는 반려동물들을 비롯해 다양한 종류의 동물들을 ‘환자’로 해서 질병과 진단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바로 옆 부속 동물병원을 찾은 동물 환자들의 소리가 명랑히 울려 퍼지는 늦은 오후, 수의대 학장이자 병리학교실의 교수인 정규식 교수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산업의 고도화와 새로운 시장, 그리고 병리학교실

다른 단대에 비해 다소 고요한 분위기의 수의대를 닮아, 2층에 있는 병리학교실도 차분하고 학문적인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바쁘게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연구원들 사이로 나타난 정 교수는 “수의대 분위기가 원래 좀 고즈넉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병리학교실은 단순 연구 목적으로 운영되는 연구실들과 달리 수의대 본과 2~3학년과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수업도 진행하고 있다. 병리학교실에서 주로 다루는 교과·연구분야는 단연 병리학이다. 정 교수는 “수의과대학에서 꼽을 수 있는 가장 큰 하이라이트는 질병과 진단”이라며 “병리학이란 질병을 최종적으로 확정지을 수 있는 학문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병리학교실에서는 특히 반려동물, 산업동물, 특수동물 등 각종 동물들을 총망라해서 진단하는 진단병리학을 중점적으로 연구한다. 정 교수는 “산업 발달과 함께 반려동물들이 대폭 증가하며 노령동물들의 수도 늘어나고, 이에 따라 반려동물들이 앓는 병도 많아졌다”며 “왜 죽었는지, 왜 병이 발생하는지에 공부하는 것을 진단병리학이다”고 말했다. 그는 반려동물 시장을 새로운 산업의 성장축이라고 말한다. 정 교수는 “이전에는 실험동물을 이용해 신약을 개발하고 인간 질병 극복을 위한 연구를 중점적으로 했다면, 이제 동물들이 또 다른 하나의 환자층으로 주목받는 것”이라며 수의학의 목표가 인간 복지와 더불어 동물 복지로까지 넓어졌다고 말했다. 넓어진 시장과 분야의 필요성에 따라 취업 이야기도 자연히 그 뒤를 따른다. 정 교수는 “공부하는 과정은 굉장히 힘들지만, 이 분야를 공부하는 우리 학생들은 취업걱정이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커뮤니케이션, 토론을 통한 연구

학생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묻자 정 교수는 “연구 활동에 가장 중요한 것이 커뮤니케이션”이라며 운을 뗐다. 가급적이면 틈이 날 때마다 학생들과 어울리려고 노력한다는 그는 “혼자서 좋은 아이디어를 낸다고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서로 교감하며 상호작용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저널클럽’을 통해 학부생들이 토론을 통해 서로 의견을 나누고 공부할 수 있는 장도 만들고 있다. 정 교수는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저널들의 최근 6개월 이내 기사를 본과 2학년, 3학년 학생들에게 나눠준다”며 “6명 정도 팀을 짜서 하나의 기사를 분석·발표하며 팀워크도 발휘하고, 다른 팀 학생들과도 교류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든다”고 말했다. ‘나 혼자 잘하면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학생과 학생, 학생과 교수, 교수와 교수 사이에는 늘 커뮤니케이션이 있어야 한다”며 “서로 눈높이를 맞춰 교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연구원들에게 한 마디

3, 4년 최선을 다하자. 늘 부지런하게 하다 보면 Job은 따라오게 돼 있다! 24시간 중 19시간 20시간을 내 것으로 만들어보자.

조현영 기자/jhy16@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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