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제비처럼 생긴 쇠제비갈매기(Little Tern)는 전 세계의 바닷가에 사는 작은 갈매기를 닮은 새다. 전체 길이는 25cm 정도로 병아리보다 약간 큰 새가 약 10,000Km를 날아, 적도의 남쪽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북반구인 한국, 일본 및 중국으로 이동한다.

세계에서도 드물게 낙동강 하구에서 지난 10여 년 동안 최대 1,600쌍의 쇠제비갈매기 부부가 모래섬인 을숙도 하구에서 자식을 키웠다. 그러나 지난 3년 동안 한 쌍도 번식을 하지 못했고 약 3000여 마리가 떠났다. 을숙도 하구에서 일어난 급격한 변화의 원인에 대해서는 파악이 되지 않고 있다. 낙동강 전 지역에서 이 새들이 살아남은 마지막 섬은 안동댐에 있는 작은 쌍둥이 섬으로 겨우 100여 쌍 정도가 번식하고 있다.

본래 쇠제비갈매기는 바닷가 모래밭에 알을 낳고 서식하나 어느새 바닷가 모래톱은 사람들과 애완동물의 놀이터로 자리 잡았다. 일본도 해안가 개발로 모래밭이 항구와 산업단지로 변하면서, 쇠제비갈매기가 모습을 감췄다. 그러나 전문가와 시민들이 큰 건물의 지붕에 만들어준 모래밭에서 쇠제비갈매기는 살아남았다. 이처럼 머지않아 쇠제비갈매기가 우리 곁으로 돌아오기를 바라지만, 한 번 떠나버린 새들이 돌아올 때까지는 몇 년 또는 수십 년이 걸린다.

박희천 명예교수

(자연대 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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