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한구석은 한때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번화가’였지만, 지금은 인적이 드문 골목이 돼 쓸쓸한 풍경을 연출한다. 도시의 발전에 따라 구 개발 지역은 버려지기도 한다. 도시재생은 이러한 지역에 벽화를 그리거나 마을 축제를 통해 흩어진 사람들을 모으고, 버려진 도시 속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지난 7월, 청년예술가 네트워크인 ‘아트플래툰’이 주최하는 도시재생 네트워크 ‘청년X도시재생’ 대구지부가 처음으로 결성됐다. 현재 13명으로 구성된 이들의 첫 활동은 본교 주변의 ‘도시재생 아카이브(사용 빈도가 적은 정보를 보존·기록하기 위한 활동) 잡지 제작’이다. 청년X도시재생 대구지부의 일원인 이운호(IT대 전자공학 14) 씨(이하 ‘운’), 김민수(경상대 경제통상 11) 씨(이하 ‘민’), 김애림(20, 이하 ‘애’) 씨를 만났다● 

Q. 청년x도시재생 네트워크는 어떤 곳인가?

애: 청년X도시재생 네트워크는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위해 각 지역의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네트워크’다. 서울 청년예술가협회 건물에 사무실을 두고 있지만 실제 활동은 각 지역의 지부 위주로 이뤄진다. 지부마다 대학생을 비롯한 청년이 주축이 돼 생활공간 개선, 마을축제 등을 기획한다.  

Q. ‘청년X도시재생’ 대구지부에는 어떻게 합류하게 됐는지? 

운: 평소 다큐멘터리에 나오는 서울의 도시재생을 보며 많은 감명을 받았다. 그러던 중 본교 인근에서 대구지부 부원들을 모집한다는 포스터를 봤다. 경북대도 구석구석에 낙후된 공간이 많다. 이 공간들에 변화를 줘서 범죄예방을 비롯해 도움을 주고 싶었다.

애: 어릴 적 마을에 폐기물처리장이 들어설 때 님비(‘Not In My BackYard’의 줄임말로, 지역이기주의 현상의 일종) 현상을 목격했다. 그때부터 환경 문제에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된 것 같다. 또 대구라는 도시가 낙후된 곳은 생각 이상으로 낙후돼 있기에 자연스럽게 도시재생에 관심을 가지게 됐던 것 같다. 

민: 건축이나 도시계획에 관심이 많아 관련 기업으로 취업을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 경제통상학부에 있다 보니 건축 관련 전공지식이 부족한 것 같아 이를 쌓기 위한 계기를 만들려 함께하게 됐다. 

Q. 도시재생을 알리기 위해 ‘잡지’라는 형식을 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

애: 대구에서의 첫 활동이기 때문에 우리 이후에 프로젝트에 참여할 지부원들에게 넘겨줄 자료가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정보를 축적한다고 보면 좋을 것 같다. 

민: 개인적으로 조사를 하고 논문자료를 참고했다. ‘어떤 방식으로 자료를 보여주는 게 제일 좋을까’도 고민했다. 

운: 대구지부의 홍보도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사실 취재 기간 동안 북구 도시재생센터의 사무국장님을 인터뷰했는데, 도시재생 업무를 같이 해보자는 제의를 받기도 했다.  

Q. 잡지에 소개할 장소는 어떻게 선정하게 됐는지? 

민: 경북대신문을 많이 참조했다.(웃음) 경북대신문에서 도시재생 관련 인물과 인터뷰한 기사를 많이 봤다. 실제로 학교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장소를 찾아 나서기도 했다. 보통 ‘청년공간’, ‘스터디룸 예약’이라는 문구를 크게 적어놔서 알아보기 쉬웠다.  

운: 한 장소를 찾으면 공간의 주인이 ‘이런 장소는 가봤어요?’라는 식으로 알려주기도 했다. 

Q. 기억에 남는 장소나 작업이 있다면? 

애: 버스킹 플레이스가 있다.(본교 정문에 위치한 ‘문화공간 창작소’, 스터디룸과 버스킹 스퀘어를 대관해주고 있다.) 우리가 다니면서 찾은 곳이라는 의미도 있고, 대표님이랑 인터뷰를 하러 갔었는데, 굉장히 유쾌했던 기억이 난다.

민: 기획을 하며 본교 4대 문(북문, 정문, 동문~테크노문, 서문)을 소재로 일명 ‘4대 문 들여다보기’ 작업을 했다. 거기에 경북대학교 내 감상을 중심으로 4대 문에 대한 설명을 적었다. 인상 깊은 작업이었다. 보통 우리가 왔다갔다 하는 문인데, 글을 쓰려고 보니까 더 자세하게 보게 됐다. 문의 역사와 배경에 대해 연구하다 보니 대학 사회에 대한 생각까지 확장할 수 있었다. 

Q. 도시재생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애: ‘다채로워지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예를 들어 북문 자체는 번화가라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서문, 동문을 생각했을 땐 문화나 특징이 없다. 도시재생은 그런 장소의 특색을 살려 더 다채롭게 꾸미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도 모이게 되니까. 그래서 잡지에도 ‘한 번쯤 가보면 좋겠다’, ‘해보면 좋겠다’는 식으로 많이 표현했다. 

민: 도시재생 관련 책에 이런 문구가 있다. ‘도시재생은 경제적 성장이나 물리적 발전뿐만 아니라, 문화적 비전의 확립이 중요하다’고. 경북대학교라는 공간도 그곳만이 가지고 있는 특성이 분명 있을 것이다. 도시재생은 그 숨어있는 문화나 역사를 발견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Q. 서울에도 여러 개의 지부가 있다, 경북대 도시재생만이 가지는 특징은 무엇이 있을까?   

운: 현재 서울 대부분 지역은 ‘부동산 규제’가 가해지고 있다. 이로 인해 문화공간을 구하는 데도 많은 어려움이 생긴 모양인지, 서울에는 이번 학기 활동을 쉰다고 하더라. 대구는 그런 규제가 없다(웃음). 그리고 처음 활동을 시작하다 보니 대부분 사람들이 궁금해 하면서 협조도 잘해줬다. 

민: 서울 활동이 좀 더 다채롭다고는 생각한다. 그에 비해 여기는 사람이나 인원이 부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성원 하나하나가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또 취재했던 분들 전체적으로 대구지역 청년문화가 부족하다는 문제의식이 있었다. 제한된 현실 속에서 고민하고 계신 모습이 많이 보였다.

Q.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할 예정인가?

애: 아직 잡지의 2차 배포물이 남아 있다. 그때는 홍보도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잡지 배포 이벤트도 준비하고 있다. 

민: 북구도시재생센터와 연계해 북구 인근의 도시재생 개발을 해볼 수 있었으면 한다. 또 활동한 내용을 도시재생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대구시나 북구에 직접 제안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이광희 기자/lkh16@knu.ac.kr

저작권자 © 경북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