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8면에는 ‘기자가 만난 사람’이라는, 지면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고정란이 있다. 이는 특별한 일 또는 활동을 하는 본교 동문 혹은 지역민을 기자가 직접 만나 Q&A 형식의 인터뷰를 진행하는 고정란으로, 본지 기자들 사이에서는 ‘기만사’라는 축약형 표현이 더 익숙하다.본의 아니게 나는 이번 학기 여덟 번의 신문발행 중 기만사 취재만 다섯 번을 다녀왔다. 덕분에 요즘 동료 기자들 사이에서는 내 별명이 ‘기만사 전문 기자’로 통하는 모양이다. 이번에는 지금까지의 기만사에서 차마 모두 담지 못한, ‘유 기자’가 만난 사람들의 오프 더 레코드(off the record)를 적고자 한다.첫 기만사 취재는 내가 갓 신문사에 수습기자로 들어왔던 2017학년도 2학기 종간호가 발간된 11월이었다. 당시에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던 수습 시절이라 질문을 구상하고 인터뷰 약속을 잡는 것까지 모든 것이 낯설고 어려웠다. 특히 두 명의 인터뷰이와 함께했으나 질문 배분에 실패해 기사에는 한 명의 답변만 실린 것이 지금까지도 매우 아쉽다.시간이 흘러 이번 학기 개강호 기만사 취재를 내가 맡게 됐다. 이번 인터뷰 대상자는 경영대학원 인문고전 독서토론 동아리 회원들로, 학생으로서는 엄두도 못 냈던 한정식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근처 카페에서 인터뷰를 했던 기억이 있다. 다들 성실하게 답해줬지만 답변자가 7명으로 너무 많아 실제 기사를 적을 때에는 각각의 답변을 분배하는 작업에 시간을 많이 투자했다.청소년 상담 앱 ‘내 등에 기대’ 개발자 인터뷰는 내가 맡은 기만사 취재 중 가장 쉬웠던 인터뷰였다. 인터뷰 장소도 교외가 아닌 본교 복지관 카페에서 진행했고 답변도 다채롭게 나와 기사를 쉽게 쓸 수 있었다. 당시 인터뷰 대상자 중 한 분이 내가 17학번이라는 말에 벌써 17학번이 들어왔냐며 적잖은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떠오른다.‘해뜨는농장’을 운영하는 부부와 인터뷰도 파란만장했다. 학교에서부터 2시간 가량 이동해 농장을 방문했을 때는 본교 농생대 소속 농업동아리 ‘사계절’이 현장 실습 및 MT를 진행 중이었다. 인터뷰 전날 술을 마시며 MT를 즐기는 사계절 회원들의 사진을 보니, ‘하루만 더 일찍 올 걸’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마지막으로 이번 호에 실린 고령문화원장님은 내가 그와 같은 공대 출신에 기자 생활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매우 흥미로워했다. 인터뷰가 끝난 후 혹시 공대 공부가 너무 어려우면 최대한 빨리 전과를 하라고 당부했던 것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동문들이 여러 지역에 살다보니, 각 지역으로의 이동이 기만사 취재 중 가장 힘들었던 점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이야기를 듣는 것은 분명 좋은 경험이다. 아직까지도 그 기억들이 새록새록 남는 것을 보면 말이다. 다음 학기부터는 동료 및 후배 기자들을 위해 ‘기만사 전문 기자직’을 내려놓을 생각이다. 아직 기만사 취재를 떠나지 않은 기자들이 인물 인터뷰의 재미를 깨달았으면 한다. 이 글을 보고 있는 당신도 혹시 8면을 지나쳤다면 지면을 다시 넘겨 기만사를 읽어주길 바란다.

유동현 탐구팀 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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