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의 어미 진돗개와 새끼들은 지난 7월 20일, 대구 외곽 지역인 달성군 가창면에서 구조됐다. 이처럼 대형견은 도시 외곽에 많이 유기된다. 대형견은 다른 작은 개들에 비해 산책의 반경이 넓고 다양해 사는 지역의 지리를 잘 외운다. 그래서 대형견은 집 주변에 유기할 경우 다시 집으로 찾아올 수 있어 주인이 차를 태워 멀리 외곽 지역에 버리는 것이다. 

진돗개는 그 특유의 성격으로 인해 유기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진돗개는 남을 경계하고 주인만을 따르는 성격 때문에 사회성이 떨어질 수 있다. 그래서 주인이 관리에 어려움을 겪어 유기되기도 하고 입양도 잘 안 되는 편이다.   

유기된 이후 과수원을 운영하는 동네 주민이 이 진돗개를 발견해 3~4개월 간 먹이를 주며 돌봤다. 개는 돌봄 없이 일주일이 지나면 생명의 위협을 받는다. 이 개는 동네 주민 덕에 유기된 후에도 오랜 기간 생존할 수 있었다. 그러다 배가 불러오기 시작했다. 보통 개의 임신기간이 60일인 것을 생각하면 유기된 상황에서 새끼를 밴 것을 알 수 있다. 개가 유기된 후 보호해주던 주민은 새끼까지 돌볼 형편이 안 돼 결국 신고를 하게 됐다. 이후 어미개와 새끼 세 마리가 구조됐다. 

대형견이 도심 지역에 유기되면 사람들이 금방 위협을 느끼기 때문에 신고가 빠르게 된다. 그에 비해 도시 외곽 지역에서는 별 관심 없이 개를 놔두거나 돌봐주는 경우가 많아 신고가 상대적으로 느리다고 한다. 현재 어린 새끼 세 마리는 다행이도 입양이 된 상태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어미 개는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어린 강아지들에 비해 성견들은 입양이 잘 되지 않는다.

이 개는 왕성하게 짖던 보호소 내의 다른 개들과 달리 조용했다. 진돗개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온순한 성격을 지닌 개였다. 몸에 큰 이상은 없지만 앙상한 체형이 눈에 들어왔다. 구조 당시부터도 마른 편이었으나 병원에서는 산책까지 꾸준히 시켜주며 돌볼 여력이 되지 않아, 보호소 생활이 길어지면서 근육량이 줄어들게 됐다.

동인동물병원 최동학 원장은 이 어미 진돗개가 가능하면 농장이나 시골 등 뛰어놀 수 있는 환경으로 입양되길 바라고 있다. 현재의 유기동물 관리체계는 동물보호법 제17조에 따른다. 유기동물 공고 후 10일이 지나면 지자체로 소유권이 넘어간다. 이후 1~2주가 지나면 안락사를 시키는 것이 원칙이다. 입양이 잘 되지 않는 대형견과 잡종의 경우에는 오래 보호되기 어려운 처지이기도 하다. 운 좋게도 이 어미 개는 7월 20일에 구조된 후 한 달이 넘은 지금까지 보호를 받고 있으며, 현재 입양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대구광역시 달성군 가창면에서 구조된 어미 진돗개와 새끼 세 마리

김민호 기자/kmh16@knu.ac.kr

사진: 장은철 기자/jec@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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