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로운 주말 오후 문뜩 영화가 보고싶어 영화관으로 향했다. 오랜만의 문화생활에 대한 설렘 때문인지 혹은 우유부단함 때문인지 예매를 한참 고민하다 들려오는 입소문에 혹해 ‘보헤미안 랩소디’를 봤다. 사실 나는 록 음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영화의 주인공이자 록 밴드 ‘퀸’의 프론트맨인 ‘프레디 머큐리’에 대해서도 잘 모른다. 그러나 이때까지는 ‘라라랜드’, ‘비긴어게인’ 같은 음악 영화는 항상 인상 깊었기에, 보헤미안 랩소디도 내 기대를 충족시킬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내내 퀸의 음악이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그러나 보헤미안 랩소디는 단순히 ‘음악 감상’의 영화가 아니었다. 음악이라는 창문을 통해 ‘인간’ 프레디 머큐리의 성공과 절망을 담담히 그려냈다. 그래서 이 영화는 오히려 ‘다큐멘터리’ 영화에 가까웠다. 

영화는 ‘록 스타’ 프레디 머큐리로부터 파생된 ‘인간’ 프레디 머큐리의 고민과 방황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록스타로서의 프레디 머큐리는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지만 인간 프레디 머큐리는 주변 사람들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외롭게 살아가는 모습으로 영화 속에서 비쳐졌다. 평범한 사람인 나는 그의 삶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 공연장에서의 터질 듯한 환호와 예술가로서의 고뇌, 그 두 에너지의 괴리가 그를 외롭게 했을 것이라 짐작할 뿐이다. 그러나 그의 삶은 현 세대 젊은이들에게 유의미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바로 ‘약점을 극복하는 힘’이다. 프레디 머큐리는 타고난 음악성과 카리스마가 있었지만 약점도 많은 사람이었다. 영국 출신의 정통 백인이 아닌 인도계의 파르시였고, 만화에서나 볼 법한 뻐드렁니가 있어 외모 콤플렉스도 상당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약점을 당당하게 인정했고 오로지 자신의 실력을 쌓기 위해 노력했다. 결국 그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실력으로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밴드 중 하나인 퀸을 결성했다. 자신의 약점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극복하고 스스로 인생의 중심이 돼 그만의 삶을 만들어나간 것이다.  

물론 우리 세대 젊은이들도 지금 이 순간을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내 주위를 보면, 아니 당장 나만 해도 새로운 도전을 할 때 약점 때문에 혹은 약점을 마주하기 무서워 주저앉은 경험이 부지기수다. 약점 앞에 무릎 꿇는 것은 인간이기에 당연한 모습일 수도 있지만 그렇게 정당화할 순 없다. 프레디 머큐리처럼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고 무언가를 이룬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저마다의 인생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연주하고 있다. 우리가 세상에 내던져진 이상 그 음악을 어떻게 연주할지는 우리 손에 달렸다. 때문에 개인의 인생이 한계에 부딪혀 연주를 끝마치지 못할지 혹은 하나의 랩소디를 완성할지는 스스로가 결정짓는다. 혹자는 ‘프레디 머큐리는 약점을 무시할 만한 천재적 재능이 있지 않았나’라고 반론할 수 있다. 그러나 약점과 결점이란 모든 이에게 무거운 그림자로 다가온다. 그러므로 제3자가 그 타인의 결점의 경중을 함부로 평가할 수 없다. 

이 글은 나의 일방적 조언이 아닌 청유이다. 약점을 외면하는 것은 오히려 그 약점을 부각시킬 뿐이라고 생각한다. 각자 자신들의 약점을 ‘외면’하기보다는 ‘극복’해 스스로 더 빛날 수 있길 간절히 바란다.

윤채빈 

탐구팀 정기자

저작권자 © 경북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