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5일, 영국 수학자 마이클 아티야는 세계 7대 수학 난제 중 하나인 ‘리만 가설’의 증명을 시도했다. 리만 가설은 독일의 수학자 베른하르트 리만이 1859년 발표한 것으로 ‘소수’의 개수가 얼마나 되는지 찾는 과정에서 파생된 ‘제타 함수’의 ‘자명하지 않은 해(답)’를 찾는 법을 정리한 것이다.

방금 소개한 가설을 이해하겠는가? 안 되는 게 당연하다. 기자도 무슨 말인지 모르고 설명했기 때문이다. 증명이 발표된다는 소식을 들을 때부터 몇 번이고 읽어봤지만, 좀처럼 ‘소수의 개수를 찾는 일과 관련된 것’에서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난제는 이처럼 도무지 답이 보이지 않는 사건이나 문제를 뜻한다. 

지난 22일 본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총학생회 선거 관련 입장문을 발표했다. 입장문에 따르면, 총학생회 선거운동 기간 동안 한 선본이 후보등록 당시 제출한 공약과는 달리 추가수정된 공약을 홍보했다. 이 일이 발생하기 이전에 ‘등록 이후 공약의 추가수정이 가능한가’라는 해당 선본의 질문에, 중선관위 측이 착오로 ‘그렇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이 사실이 선거 마지막날 알려졌다. 학생사회에는 이처럼 늘 난제와 같은 일들이 일어난다. 지난 2014년 11월 총학생회비를 학기 중에 납부한 학생의 총학생회 출마 자격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3년 뒤 같은 달, 자연대 학생회장 선거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일었다. 자연대 학생대표자회의는 후보등록 직전에 단과대학 선거시행세칙을 바꿔 후보자 등록 기준을 바꿔 논란이 일었다. 이러한 일들은 학생회, 더 나아가서는 학생사회의 자정 능력이 얼마나 약한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번 중선관위의 실수 역시 반복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학생회의 실수가 반복되는 데는 그들의 역량이 약해지는 것 역시 관련이 있다. 사실 학생사회는 약하기 그지없다. 학생의 참여는 떨어지고, 자금은 대학본부의 결재가 필요한 대학회계에서 나온다. 

학생사회 참여자를 면밀히 살펴보고, 문제점을 잡아낸다면 해결책을 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역량 없는 학생회는 이제 존재마저 희미해지고 있다. 그럼 또 똑같은 질문. 왜 역량이 떨어지나? 혼란은 계속된다. 

다시 수학의 난제로 돌아가 보자. 지난 11월 11일은 16년 전 러시아 수학자 그레고리 페렐만이 같은 7대 난제 중 하나인 ‘푸엥카레 추측’을 증명한 논문을 처음 발표한 날이다. 이 난제 역시 100여년 전 푸엥카레의 단순한 의문에서 시작됐으나, 여러 시도와 실패가 이어졌고 마침내 2006년 페렐만의 증명이 학계에서 인정됐다. 리만 가설 역시 몇 백 년 동안 아마추어 수학자 등 다양한 사람들이 증명을 시도해 왔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수학적 개념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렇듯 어려운 문제는 생각할 거리를 던져 주고, 의외의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더 많은 사람이 골똘히 생각할수록 문제의 가치는 커진다. 그러니 포기하지 말자. ‘학생회를 어떻게 살려야 하는가?’, ‘본부는 어떻게 하면 학생과 좀 더 소통할까?’등의 난제와 맞딱들인 이들에게 힘내라는 말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을 것 같다. 그게 학생사회가 미련한 듯 학생회를 붙잡는 마지막 이유는 아닐까.   

이광희 

탐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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