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1일 본교 중앙도서관에서 ‘대구경북 거점도서관 비전 선포식’과 ‘중앙도서관 새단장 오픈식’이 열렸다. 이날 선포된 비전에는 중앙도서관이 대학교육과 연구지원 핵심기관의 역할은 물론, 지식기반사회에서 대학도서관이 지역사회 지식정보센터로서 교육·문화시설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또 비전 선포식에 맞춰 중앙도서관은 열람관인 신관 1층과 자료관인 구관 1층을 하나의 공간으로 통합해 ICT 기반의 학습 및 연구 공간은 물론 ▲북갤러리 ▲카페 ▲세미나 ▲전시 공간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새단장했다. 총 사업비 45억 원을 투입했으며 사업비 중 일부는 ‘도서관 리모델링 기금 네이밍 사업’을 통해 조성됐다.   

현대 사회에서 도서관은 단순히 ‘독서나 공부를 위한 공간’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다. 국내 여러 공공도서관들이 지역주민들을 위한 복합적인 문화 공간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있고, 본교 중앙도서관 또한 같은 맥락에서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진행했다. 조용하게 책을 읽거나 열람실에서 공부를 하는 것만이 아니라, 소리내어 토론하고 영화나 드라마 등의 디지털 콘텐츠를 시청하며 도서관 내 카페에서 대화를 할 수도 있게 된 것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대학도서관이나 공공도서관에 다양한 역할을 부여하고 있다. 잠을 잘 수 있는 휴식 공간이 마련된 곳도 있고, 대학생들이 지역 주민이나 아이들에게 재능기부 형식의 교육봉사를 진행하는  프로그램도 실시하고 있으며, 카페와 식당이 들어서서 저렴한 가격으로 먹거리를 제공하는 곳도 있다. 2018년에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뉴욕 라이브러리에서>는 뉴욕 내의 시립도서관들을 살피며 공공도서관의 응용성, 지향점을 짚는다. 이 영화 속의 도서관들은 어김없이 지역 사회 속에서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할렘가의 도서관은 어린이들을 위한 방과후 학원이 되고, 차이나타운의 도서관에는 나이 많은 동양인들이 모여 다양한 교육을 받거나 동양 문화를 공유한다.

국내 도서관들도 1990년대를 기점으로 ‘현대 정보사회와 사회적 배경’에 걸맞는 공간으로의 변화를 진행해오고 있다. 사회의 흐름에 따라 도서대출, 열람실 방문뿐만이 아니라 휴식, 소통, 문화교류, 커뮤니티로서의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한편에서는 이러한 도서관의 변화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학습을 위해 방문하는 공간이 너무 어지러워지고, 학내 구성원이 아닌 지역 주민들이 자유롭게 드나들며 학풍을 흐트러트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도서관의 변화를 학습 방법의 변화로 나아가게끔 받아들이며, 도서관이 다양한 역할을 하는 공간이 되도록 지속적으로 이용하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 소음 하나 없이 책의 내용을 암기하고 문제를 푸는 기존 ‘독서실’ 같은 도서관 내 학습 방식에 더불어, 타인과의 자유로운 소통과 적절한 휴식을 함께 활용할 때 비로소 열린 학습의 장이 형성될 것이다. 본교 중앙도서관이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함과 동시에 지역 주민들과의 교류, 문화 형성의 공간 등으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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