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도현(농생대 식품소재 12) 씨는 “이번 학기부터 복학해 학업과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며 “현재는 지인과 아르바이트생을 구해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야, 취업해서 뭐 하냐. 사업이나 해 보자” 지금도 많은 대학생들은 어디선가 창업을 꿈꾸고 있다. 그러나 이들 중 실제 창업을 시작하는 사람은 10명 중에 1명이 채 되지 않는다. 실제 본인의 가게를 운영하는 대학생은 어떻게 사업을 시작했을까? 본교 북문 대학가에서 주점 ‘나제바메’를 직접 운영하고 있는 장도현(농생대 식품소재 12) 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나제바메'를 어떻게 열게 됐나?

A.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살아가는 삶이 너무 싫었다.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에 와서 군대를 갔다 오고, 대학교 졸업하면 취직하고……. 한 번쯤은 다른 길로 새 보고 싶어서 “일단 창업을 해 보자”라는 생각만 갖고 있었다.

신입생 때는 ‘싸이월드’ 창업자 등 본교에서 진행하는 창업 관련 강연을 찾아 들었다. 군대를 제대하고 나서도 창업에 대한 미련이 남아 지난 2016년 대구·경북지역 연합창업동아리 ‘에디피카’에 가입했다. 이때 낮에 쓰지 않는 공간과 밤에 쓰지 않는 공간을 서로 공유하는, 일종의 플랫폼 사업을 기획했다. 주위 댄스 동아리를 보면 춤 연습을 할 수 있는 공간이 굉장히 부족했다. 그래서 밤에만 영업하는 주점이라는 공간을 낮에는 공연 연습을 할 수 있는 연습실로 만들어보고 싶었다. 낮에는 학생들에게 무료로 공간을 대관해주고, 이들을 통해 밤에 장사한다는 사실을 홍보하는 식의 아이디어를 짰다. 이를 사업 아이템으로 선정하고 ‘낮밤’이라는 이름의 협동조합형 동아리를 만들었다. ‘나제바메’라는 이름도 여기에서 따왔다.

조리병 출신에 주방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어 요리에는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사업을 시작하려면 공간이 필요했다. 마침 나제바메를 시작하기 전 이 공간에서 주점을 하시던 사장님과 친분이 있었다. 그래서 사장님께 사람이 없는 낮 시간대에 공간을 사용해도 되겠냐고 여쭤봤다. 그러자 사장님께서 “네가 이 공간을 임대해서 운영해 봐라”며 “밤에는 수익이 나는 주점을 하고. 낮에는 여기서 네가 원하는 것을 해보라”고 말씀해주셨다. 당시 사업 자본금은 커녕 임대에 필요한 권리금조차 없었지만, 사장님께서 할부를 해 주신 덕에 공간을 얻을 수 있었다. 가게 디자인도 돈이 없었기 때문에 중고 의자를 사서 친구들과 페인트칠을 하는 등 3개월 동안 개업 준비를 했다. 그렇게 2016년 12월 9일, 나제바메를 성공적으로 개업했다.

 

Q. 개업 후 어려움은 없었나?

A. 막상 계획대로 사업을 진행하려니 너무 힘들었다. 생각보다 나제바메라는 주점의 인기가 많았다.(웃음) 인맥도 넓고, 북문에 농생대 학생들이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오픈하자마자 손님들이 붐볐다. 휴학까지 했지만 밤에 빡빡하게 주점을 운영하다 보니 낮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차라리 처음부터 장사가 안 됐다면 자연스럽게 그 공간에서 다른 뭔가를 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다.

서비스업이다 보니 손님을 상대하는 것도 신경이 많이 쓰인다. 예컨대 손님이 음식을 남기고 가면 그에 대한 원인을 분석해야 한다. 술에 취해서일 수도 있고, 원래 안주를 많이 먹지 않아서 남긴 것일 수도 있다. 이런 모든 과정까지도 손님 상대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사업을 해보면 왜 뉴스에서 자영업자들이 힘들다는 것을 강조하는지 알 수 있다. 자영업의 현실이 무엇인지 뼈저리게 많이 느꼈다. 특히 세금 문제가 어렵다. ▲4대보험 ▲부가세 신고 ▲전기세 등 알게 모르게 떼는 세금이 많다. 사실 아직도 세금에 대해 완벽히 알지는 못한다. 세금 관련 글을 읽어 보려 해도 너무 어렵고 복잡해서 이해하기 힘들다.

가장 어려운 점은, 사업에는 정해진 답이 없다는 사실이다. 24살에 장사를 시작했는데, 돌이켜보면 이른 나이에 너무 많은 짐을 감당했다. 경험이 없어도 무언가 결정은 내려야 하고, 또 결정에 대한 법적 책임 또한 내가 져야 한다. 기준이 없으니 무언가를 정하는 데 시간도 너무 오래 걸린다. 조언해 줄 사람이 없는 것도 덤이다.

 

Q. 창업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 주고 싶나?

A. 가능하다면 정부지원금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창업을 하려면 기본 자금이 필요한데, 대학생 대출은 창업을 시작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대출을 잘못하면 20대에 빚쟁이 신세가 돼버린다는 위험부담도 크다.

그래서 창업을 하고 싶은 대학생이라면 창업동아리 활동을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음식점, 카페 등 본인 자금을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장사는 정부지원금이 거의 없는 반면, AI·어플리케이션·사회적 기업 등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분야를 창업동아리에서 연구하면 좋다.

 

Q. 앞으로의 계획은?

A. 취직할 거다.(웃음) 단순히 사업이 질린다기보다는. 기반 없이 시작하는 사업에 한계를 많이 느꼈기 때문이다. 물론 평생 직장에 다닐 생각은 없다. 기업은 체계가 굉장히 잘 잡혀 있기 때문에 장사도 잘 된다. 당장 프렌차이즈 음식점만 가도 아르바이트·위생관리·매뉴얼 등 체계가 잡혀있다. 하지만 개인은 체계를 잡는 것조차 힘들다. 그래서 회사가 어떻게 움직이고 체계화가 얼마나 잘 돼있는지 알아보고 싶다. 그 후 멋진 아이템을 만들어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것이다.

▲나제바메 영업을 준비하는 장 씨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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