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영 학성동물매개치료센터장이 함께 활동하는 도우미견 ‘코코’를 품에 꼭 안고 있다.

지난 2015년부터 동물매개상담을 해온 학성동물매개치료센터장 성소영(대학원 수의 19) 씨는 내담자와 도우미 동물의 교감, 그리고 소통을 돕는 상담자의 노력을 통해 치유가 이뤄진다고 말한다. 성 센터장을 만나 마음의 문을 닫은 사람을 치료하기 위해 도우미 동물과 함께 다가가는 동물매개상담치료의 특징과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동물매개치료

동물을 매개로 해 내담자의 인지, 신체, 사회, 정서적 기능의 향상 및 회복을 목적으로 하는 일종의 대체요법이다. 심리학, 상담학, 정신재활의학, 사회복지학 등의 이론과 실제를 통합적으로 접목한 종합적, 전문적 분야로서, 치료사는 내담자의 긍정적 변화라는 책임과 목적에 따라 계획적으로 동물을 활용해야 한다.

-김춘경 외 4명,『상담학 사전』, 2016 

Q. 일반적인 상담과 동물매개 상담치료는 어떤 점이 다른가?

A. 가장 큰 차이점은 살아있는 생명, 즉 동물을 매개로 상담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낯선 사람과 처음 만나면 불편한 감정을 느낄 수 있지만 낯선 동물을 처음 만났을 때는 경계심이 덜하다. 따라서 도우미 동물을 통해 쉽게 상담자와 내담자의 친밀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특히 대인관계의 어려움으로 야기되는 ▲우울증 ▲사회불안장애 ▲선택적 함묵증 등의 정신병리를 치료하는 데에 동물매개 상담치료가 효과적이다. 또 내담자가 쓰다듬는 손길을 가만히 받아들이고 묵묵히 이야기를 들어주는 동물과 함께 있을 때, 옥시토신이라는 ‘사랑 호르몬’이 나오면서 여러 정신병리 증상이 완화될 수 있다.

Q. 동물매개 상담치료에는 참여하는 도우미 동물은 어떤 교육을 받는가?

A. 흔히 접할 수 있고 사람과 접촉이 용이한 편인 강아지가 도우미 동물로 함께하는 경우가 많지만 고양이, 파충류, 새, 고슴도치 등도 센터에서 도우미 동물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 센터의 경우 대부분 유기동물이 도우미 동물로 활동하고 있는데, 사회성을 기르는 교육을 통해 경계심과 공격성이 없어지도록 하고 있다. 교육 초반에는 테이블 위에 매트를 가져다 놓고 동물을 기다리게끔 한다. 이후 점점 동물이 움직일 수 있는 매트의 면적을 늘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교육은 지정된 매트 공간이나 테이블 공간에 도우미 동물이 편한 자세를 취하고 있을 시 “준비완료”, “난 지금 매우 편해”라는 뜻을 표현하도록 하고, 도우미 동물이 치료 중에 무단으로 공간을 이탈하지 않도록 한다.

파충류나 작은 포유류 동물은 교육이 어렵다. 하지만 동물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작은 생명체도 살아가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고 생소한 동물을 통해 내담자의 활동성을 유도할 수 있기에 도우미 동물로 함께하는 경우가 있다. 

Q. 주로 어떤 프로그램을 통해 상담을 진행하는가?

A. 최근 교육청사업을 진행하면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동물사랑 교육’을 4회기로 나눠 진행했다. 동물사랑 교육은 ▲강아지를 바르게 안는 방법 ▲청진기로 심장소리 들어보기 ▲유기동물과 유실동물에 대한 동영상 감상 ▲강아지 예절교육 및 산책 등으로 구성된다.

청진기로 동물의 심장소리를 들으면서 동물도 나와 같이 심장을 가진 생명이라는 동질감을 느끼며 가까워질 수 있다. 강아지 예절교육으로는 동물과 산책할 때 동물과 다른 사람을 양방향에서 배려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무엇보다 동물과 함께하는 교육과정을 통해 사람들은 나보다 약한 대상을 보호해보는 경험을 하면서 자기효능감도 얻을 수 있다.

성인을 대상으로도 유사하게 ▲동물과 함께하는 아로마테라피 ▲동물에게 이야기하고 감정표현하기 ▲산책 등을 주로 한다. 치매 증상이 있는 노인이나 우울증인 사람도 자신이 동물을 보호하는 경험을 통해 자기효능감을 느끼고, 동물을 통해 위로 받으면서 증상이 완화되고 활동량이 증가했다.

Q. 동물매개 상담치료 프로그램을 발전시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것인가?

A. 동물매개 상담치료는 해외에서 먼저 발달했으므로, 아직 국내에서는 활성화되지 않은 편이다. 지금까지는 해외의 것을 국내 정서에 맞는 방법으로 구체화시키는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발전시켜 왔다. 예를 들어 해외에서는 든든한 느낌을 주는 대형견을 선호하는 편이지만, 우리나라에는 검은색은 부정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고 큰 동물을 무서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생김새로 차별하면 안 되겠지만 첫인상이 난폭하지 않다고 인식되는 밝은 색의 작은 동물을 도우미 동물로 선택하는 편이다.

장애인을 대상으로 치료를 할 때도 있는데 그들과 소통이 원활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들의 시그널을 빨리 캐치할 수 있는 방법을 공부 중이다. 사회성이 부족한 내담자의 경우 마술이나 미술활동을 동물에게 보여주는 연습을 하고, 친구나 선생님에게 보여주면서 사회성을 넓힐 수 있도록 지도한다. 그러기 위해서 나도 다양한 마술을 익히고 있다. 또 청소년들이 물리적 거리감을 느끼지 않도록 신조어를 배우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연습하기도 한다. 마음을 닫고 있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다가갈 수 있을지, 동물과 어떻게 더 소통할 수 있을지를 항상 생각할 것이다.

Q. 동물매개 상담치료사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A. 동물매개치료와 관련된 학부 및 대학원에 진학하기보다는 자신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의 일을 하면서 동물매개 심리복지사 등 관련 자격증을 취득한 후 활동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관련 학과를 졸업하더라도 동물매개치료센터에 취직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다양한 경험과 지식이 있으면 여러 특성을 가진 사람과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동물매개치료를 수행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한편 동물매개 상담치료는 동물을 매개로 사람을 치료하는 것이므로 동물에 대한 지식도 필수적이다. 동물은 말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상담자가 내담자와 동물 사이에서 서로의 피드백을 전달하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사람의 심리를 읽지 못한다면 동물을 도구처럼 이용하는 것에 그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동물사랑 교육’에 참여하는 학생이 도우미견을 안기 전에 인형을 안아보면서 도우미견을 안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김수나 수습기자

권은정 기자/kej17@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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