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민 씨가 공청회에서 오갔던 질의 내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난 2일 글로벌플라자 경하홀Ⅱ에서 ‘총장직선제 안착을 위한 공청회’가 개최됐다. 이날 공청회가 시작되기 전 학내 구성원의 총장 선거 참여 권리를 주장한 대자보가 경하홀Ⅱ 앞에 붙었다. 대자보를 붙인 신승민(사범대 물리교육 16) 씨는 학생 신분으로 공청회에 참여해 패널들에게 질의하기도 했다. 신 씨를 만나 학생의 학내 자치권과 대학의 민주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총장직선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A. 세 가지 사건을 접하며 이 사안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첫 번째는 지난 2017년 본교 김상동 총장의 취임식이다. 글로벌플라자 효석홀에서 취임식이 열릴 예정이었지만, 이날 학생들의 취임식 반대 시위가 진행돼 본부가 장소를 변경했다. 바뀐 장소로 진입하려는 학생들을 본부 직원들이 막는 것을 보며 학생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총장이 임용됐다는 것에 부당함을 느꼈다. 또 2017학년도 입학식에서 총장 임용 문제로 시위하는 학생들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던 김상동 총장을 보고 다시 충격을 받았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던 2차 BTL 건립 논란이다. 이에 ‘학생이 직접 총장 선거에 참여하고 학생의 선거인 구성 비율이 높아진다면 학생에 대한 본부와 총장의 태도가 달라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총장직선제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Q. 대자보를 붙인 이유는 무엇인가?

A. 학생의 선거인 반영 비율을 높이는 것을 포함해 학생을 실질적인 학내 구성원의 주체로서 인정해야 함을 주장하고 싶었다. 학생의 선거인 구성 비율 4%라는 수치는 학생이 본교 구성원으로서 4%정도의 가치로 고려된다는 뜻이다.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다’라는 말은 흔히 쓰이지만 정작 결정 주체로서 학생이 가진 권리는 없다. 교수회에 대한 견제의 시선이 존재한다는 것을 개인 행동으로라도 알리려던 의도도 있다.

Q. 공청회에서 무엇을 질의했나?

A. 이번 공청회의 쟁점이었던 선거인 비율과 피선거권에 대해 참여한 모든 단위가 각자의 주장을 피력했다. 그러나 교수회는 이 논점에 대한 언급 없이 “대학이 무엇인지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등의 추상적인 이야기만 했다. 교원의 선거인 비율이 80%인 상황에서 ‘대학이 무엇인지’에 대한 합의를 한다는 것은 결국 교수의 생각만이 대학에 반영된다는 것이다. 공청회에서 이에 대해 질의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Q. ‘총장직선제’, ‘선거인 구성 비율’과 같은 사안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A. 학생회가 구심점이 돼야 한다. 언제부턴가 학생회의 의미가 ‘이벤트를 기획하는 집단’으로 변질된 것 같다. 학생회가 존재하는 이유는 학생의 의견을 대표하기 위해서다. 학생회가 학생들의 의견을 학교 운영에 반영하도록 하려면 학생회 또한 대학을 구성하는 주체로 인정받아야 한다. 학생회는 당장의 이벤트를 만들고 행사를 준비하는 것보다 어떻게 학생들이 학교의 주체로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인지를 본질적으로 고민하며 주도적으로 학생들의 구심점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Q. 본교 총장직선제가 자리 잡은 뒤 학생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A. 총장직선제가 도입되고, 학생들이 총장 선출에 있어서 유의미한 선거인 반영 비율을 갖는다고 해도 당장은 학생들이 총장 선거에 큰 관심을 갖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너무 급하게 생각하기보다 멀리 봐야 한다. 직선제가 단기간에 자리를 잡아 대학의 민주화가 이뤄지기를 바라는 생각은 너무 낭만적인 발상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시행착오를 겪고, 각성의 계기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저조한 참여도와 관심으로 선출된 총장이 학생들의 의견을 무시하는 등의 사건이 발생한다면, 학생들은 이를 통해 각성하게 될 것이다.

Q. 본인이 생각하는 진정한 ‘대학의 민주화’란 무엇인가?

A.  과거에는 대학의 민주화가 총장직선제 도입을 주장하고 교육과 정치를 분리하는 등의 외부 압력에서 벗어나는 것을 의미했다. 반면 지금은 고등교육을 받는 인구 비율이 늘면서 대학의 정의가 단순한 학문 공동체를 넘어 다양한 범위의 사람을 아우르는 것으로 넓어졌다. 대학의 민주화 역시 대학이라는 공동체를 구성하는 각 단위의 개인들을 학내 구성원의 주체로서 존중하고, 그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으로 의미가 변했다.

Q. 본교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

A. 학생이 학교를 구성하는 주체로서의 위치에 있다는 것을 자발적으로 인식해야 한다. 이를 위한 학내에서의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학생 복지와 자치가 실현될 수 있다. 물론 학생들에게 직선제, 선거인 비율 등의 사안에 관심을 가져 달라는 강요를 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학생이 본교를 구성하는 하나의 일원임을 자각하고 긍지를 가졌으면 좋겠다.

▲신승민 씨가 경하홀Ⅱ 앞에 붙인 총장직선제 관련 대자보.

강소현 수습기자

유동현 기자/ydh17@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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