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은 개·돼지로 취급하면 된다. 개·돼지로 보고 먹고살게만 해주면 된다.” 이는 2016년 7월 7일 당시 교육부 관료였던 나향욱 전 정책기획관이 신문기자들과의 식사자리에서 했던 말이다. 이 발언이 공개되자 국민들은 분노했고 나향욱 전 기획관은 파면 처분 당했다. 이후 나 전 기획관은 파면에 불복해 낸 소송에서 승소했다. 

나는 당시 국민들의 들끓는 분노 표출에 의문을 가졌다. 고위관료가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우리 국민들이 어떤 식으로 통제돼 왔는지 궁금증을 가진 사람은 극히 일부이고 대다수는 그저 분노하기만 했기 때문이다. 단순히 기분 나쁜 말을 들어서 분노한 것이라면 지나치게 단순한 게 아닌가. 적어도 그 말을 왜 듣게 되었는지, 우리가 정말 개돼지처럼 다뤄지지는 않았는지 정도는 생각해봐야 했다. 우리는 나 전 기획관에게만 분노해서는 안됐다. 저런 소리를 듣고도 분노밖에 하지 않는 우리자신도 돌이켜봐야 한다. 영화 대사나 고위관료의 말처럼 우리는 이제껏 개돼지로 취급되어 왔다. 우리의 반응이 개돼지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알아야 할 일이 있을 때마다 그 것을 원치 않는 세력들은 방송과 신문, 기자들로 하여금 다른 자극적인 먹이들을 우리 눈앞에 들여놓았고 그럴 때마다 우리 국민들은 그 먹이들을 해치우기 바빴다. 몇몇 깨어있는 사람들의 발언은 큰 세력 앞에 사라지고 그렇게 알아야 할 일들은 국민들에게서 쉽게 잊혔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선은 궁금해 해야 한다. 흥미를 가져야 한다. 무엇인가 화제가 던져졌을 때 그저 주는 대로 받아들이기만 할 것이 아니라 그것이 무엇인지 그것이 왜 생겨났는지를 본인 나름대로의 주관으로 분석해야 한다. 새로운 정보라면 알아봐야 하고 이미 알고 있는 정보라면 어떻게 가공되었는지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대개 정보를 받는 입장이므로 그 정보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 아무리 객관적인 정보라도 사람 손을 거치면 특정한 시각에 의해서 정보가 가공되어 전달되기 때문이다. 지금의 이 글도 마찬가지이다. 필자의 특정한 시각에서 쓰이는 글이기에 반드시 걸러 읽을 필요가 있다.

본인의 입장에서 정보를 정리했다면 다음으로 그 반대의 의견을 반드시 들어봐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본인이 옳다고 굳게 믿기에 본인의 의견에 반대되는 내용은 들어보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내 생각’이란 것도 결국 하나의 편협된 시각에 불과하기에 나와 반대되는 의견과의 소통을 통해 내가 무엇을 잘못생각하고 있는지 인식하고 고쳐야 한다. 우리는 완벽하지 않기에 옳게 되기 위해서 끊임없이 의심하고 생각해야한다. 나는 부디 우리 국민들이 다시금 개돼지 취급받지를 않기 바라면서 개돼지 같이 행동하는 사람들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조주현

(공대 토목공학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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