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본교 제52대 ‘희열’ 총학생회(이하 총학)는 ‘2019 KNUsum 대동제(이하 대동제)’를 개최했다. 작년 대동제와 비교했을 때 가장 달라진 점은 학생 조직 차원에서 교내 주류 판매가 재개됐다는 점이다. 지난 3일간 낮·밤 구분 없이 본교 학생들이 새로운 2019 대동제에 물들어 가는 현장을 함께 느끼며 기록했다●

새로워진 대동제, 어떻게 갈고 닦았나? 

지난 22일 일청담에서 백양로를 따라 걷다 보니 각 단대 및 외부업체들로 구성된 플리마켓과 다양한 음식들을 판매하는 푸드트럭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부스마다 각양각색의 방식으로 본인들의 부스를 홍보했는데, 어느 한 곳 눈길을 뗄 수 있는 곳이 없었다.

총학 학생권익국장 국동현(행정 14) 씨는 “지난해에는 총학의 부재로 각 단대별로 구성한 콘텐츠를 제외하면 모든 학생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사실상 전무했다”며 “줄어든 대동제의 규모로 인해 18학번은 기존의 대학축제가 어떤 것인지를 느낄 수 없었고, 고학번들은 과거 축제를 추억하며 아쉬워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 국장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올해 대동제는 18, 19학번들에게 대학축제가 어떤 것인지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가장 우선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총학은 ▲워터밤 ▲캠퍼스 배틀그라운드 ▲좀비 로드 ▲플리마켓 등 다양한 콘텐츠를 마련했다.

백양로의 끝에는 좀비, 시체 등으로 분장하고 참가자들을 놀라게 하는 좀비 로드가 있었다. 좀비 로드에 참여한 박윤주(공대 기계공학 18) 씨는 “평소 쉽게 놀라는 성격이지만 분장한 좀비가 정말 실감 나서 좀비 로드를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었다”며 “빠르게 뛰어오는 좀비에 놀라 도망치다가 넘어졌을 정도로 재미있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해가 지고 하늘이 어스름해질 무렵에는 중앙 무대에서 초대 연예인들의 축하공연이 이어졌다. 방송인 서유리 씨는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며 미래를 고민하는 청춘들을 응원했고, ‘프로듀스101 시즌2’ 출신 가수 김동한 씨와 그룹 마마무는 풍부한 가창력과 화려한 퍼포먼스로 학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축하 공연을 보러 본교를 방문한 성화여고 서미성 씨(18세)는 “작년에 왔던 대동제에 비해 놀라울 정도로 대동제의 규모가 커지고 프로그램이 다양해져서 좋았다”며 “경북대에 진학해 유명 연예인들을 바로 앞에서 실제로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한편 “학교가 큰 만큼 중앙무대나 각종 부스의 위치가 적힌 지도가 페이스북에 게시되었더라면 더 쉽게 찾아올 수 있어서 좋았을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오후 9시가 넘어가자 축하 공연이 있었던 중앙무대에서는 EDM 공연을 비롯해 모두가 함께 즐기는 워터밤이 시작됐다. 서로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사이였지만, 물총을 쏘며 마치 십년지기처럼 신나게 축제를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워터밤에 참가한 문창일(경상대 경제통상 15) 씨는 “지금까지 해마다 본교의 대동제에 참가해 여러 콘텐츠를 봐왔지만 이번 워터밤은 정말로 재밌었다”며 “앞으로의 축제에서도 이와 같이 학생들이 함께 즐기는 콘텐츠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대동제에는 작년과는 달리 가족 단위로 대동제에 참여해 행사를 즐기는 지역 시민들의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가족·지인들과 함께 대동제에 참여한 김은순 씨는 “올해는 작년과는 달리 대동제에 대한 홍보가 활발해 여러 경로를 통해 축제의 콘텐츠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본교를 졸업한 지 10년 만에 대동제에 오게 됐다”며 “특히 이번 축제는 플리마켓과 같이 지역 주민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많아 남녀노소 구분 없이 많은 시민들이 대동제에 참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김 씨는 “아이들도 많이 온 만큼 흡연구역이 보다 확실히 지켜지고, 쓰레기 처리가 깔끔하게 이뤄진다면 더 좋은 축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아쉬움을 말했다.

대동제의 분위기는 24일 오후 9시부터 시작된 가수 싸이의 공연으로 절정에 달했다. 붉은색 계열의 의상을 입고 무대에 등장한 싸이는 ‘강남스타일’, ‘챔피언’, ‘예술이야’ 등 10곡 이상을 부르며 약 2시간 동안 관객들과 함께 호흡을 나눴다. 공연을 관람하러 본교를 방문한 영국 출신 Joe 씨(35세)는 “대구에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기 위해 한국으로 온 뒤 대학 축제는 경북대 축제가 처음이었는데 멋진 경험이었다”며 “특히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마지막에 가수 싸이가 열정적인 공연을 보여준 것이 인상 깊었고, 한국 사람들과 함께 뛰면서 축제를 즐긴 기억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불타는 대동제 이리와 주(酒)소~!

이번 대동제의 가장 큰 화제는 단연 주점의 부활이다. 작년 교육부가 전국 대학에 발송한 ‘대학생 주류 판매 관련 주세법령 준수 안내 협조’ 공문에 따라 학내 주류 판매가 금지된 지 꼭 1년 만이다. 공문에 따르면 주류 판매업 면허를 받지 않은 학생들이 주점을 운영하는 행위는 주세법 위반으로 간주된다. 국 국장은 “대동제의 분위기는 주류의 유무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며 “합법적인 틀 안에서 주류 판매가 가능하도록 주류 판매 허가를 가진 전문업자들이 이번 대동제에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국 국장은 “식품 및 안주도 식품위생법에 따라 주류와 마찬가지로 판매 허가를 가진 업자들까지만 판매를 허용했다”며 “주류 판매가 1년 만에 허가된 만큼 학생들이 한층 더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22일 첫날부터 대동제가 마무리되는 24일에 이르기까지 각 단대별 주점에 삼삼오오 모여 웃음꽃을 피웠다. 몇몇 주점은 카지노, 찜질방 등 이색적인 소재로 방문객을 유도하기도 했다. 카지노 주점을 기획한 신영목(공대 건축 19) 씨는 “현재 일부 지역에서만 허가된 카지노에 대한 생소함을 주점 홍보에 적용했다”며 “돈을 칩으로 바꿔서 물품을 구입하는 데 사용하는 형태로 주점을 운영 중이다”고 말했다. 주점에서 지인들과 술잔을 기울이던 대구한의대 학생 김동관 씨(27세)는 “주류, 음식 등을 담당하는 전문 업체가 다양해지고, 통제가 잘 돼 작년에 비해 대동제가 한층 깔끔해진 것 같다”며 “주점별로 테이블 청소가 늦어 자리가 남는데도 주점에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 아쉬웠고 이를 해결한다면 내년 축제는 훨씬 더 좋은 축제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자릿세의 도입도 주점 부활과 더불어 이번 축제의 새로운 모습 중 하나였다. 이번 대동제에서 주점은 주류 업체가 직접 주류를 공급하는 형태로 주점이 운영됐다. 따라서 각 단과대학별로 주점을 통해서는 수익을 내기가 어려운 구조였다. 이에 총학은 단과대학별로 주점 수익을 위해 자릿세의 도입을 제안했고, 각 주점은 자체적으로 수익과 비용을 고려해 일정 금액의 자릿세를 주막에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자율적으로 부과했다. 학과마다 차이가 있지만 자율전공부, 사회학과 등의 주점은 5000원의 자릿세를 부과했고, 전기공학과, 전자공학과 등의 주점은 10,000원의 자릿세를 부과했다.

학교 축제에서 나아가, 지역사회 축제로

국 국장은 “본교의 예산을 비롯한 이번 대동제의 예산도 국고로부터 나왔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대동제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올해 대동제에서는 축제의 규모 및 콘텐츠의 수가 총학이 부재했던 작년에 비해 비약적으로 확대됐다. 다양한 연령대가 즐길 수 있는 콘텐츠의 증가는 지역 시민들의 축제 참여 확대로 이어졌다. 앞으로 대동제가 대학 축제에서 나아가 지역사회의 축제로 확장될 수 있을까?

▲이렇게 귀여운 귀신 본 적 있나요?

지난 23일 IT대 전자공학부 주막에서 집행부를 맡은 19학번 (왼쪽부터)이두현, 신규리, 박시영 씨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드럼통 뒤로 엄폐!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캠퍼스 배틀 그라운드’ 서바이벌 게임이 본교 족구장에서 진행됐다. 색소탄이 장전된 총으로 적군을 맞혀 끝까지 살아남는 팀이 이기는 방식으로 게임이 진행됐다. 한 팀이 적군을 공격하기 위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다.

▲음악 속에서 워터밤(WATERBARM)!

23일 저녁 IT대 앞 주차장에서 물과 함께 디제잉이 시작됐다. 사람들은 살수차에서 뿌려지는 물 아래서 격렬하게 환호했다.

▲얼굴과 함께 무르익는 분위기

지난 23일 수학과 주막 ‘매쓰클럽’에서 수학과 동기들끼리 술을 마시는 모습. 김현석(자연대 수학 16, 왼쪽) 씨가 대화를 이끌며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글: 이건영, 강건욱 수습기자

사진: 이건영, 김도현, 조은솔 수습기자, 이연주 기자/lyj17@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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