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정취가 물씬 풍기는 일청담 주변에서 월파원 일대를 올려다보면 책을 펼쳐놓은 듯한 모양을 한 아담한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이 1959년부터 지금까지 복현골의 보물창고 역할을 톡톡히 해오고 있는 '경북대학교 박물관'(이하 박물관)이다.

박물관, 그 47년의 발자취
박물관의 모습이 '책을 펼친 모양'이라는 사실을 아는가? 1959년 5월 28일 개교 13주년을 맞이해 개관했던 박물관의 본래 용도는 도서관이었다. 이에 박물관의 모양도 책을 펼친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3층에 임시로 개관했던 박물관은 1964년부터 전층이 박물관으로 이용돼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그렇다면 복현골의 대표적인 상징물로 손꼽히는 야외박물관의 이름인 '월파원'은 어디서 유래했을까? 이는 1965년 당시 본교 총장이었던 계철순 총장의 호 '월파'를 따서 지은 것이다. 본교 박물관처럼 야외 전시장이 있는 대학 박물관은 드물다고 한다. 월파원에는 탑, 부도, 불상, 문인석 등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각종 석조물과 청동기시대의 지석묘, 삼국시대의 석곽묘 등 1백여 점의 유물이 이전?복원돼 있다.

박물관이 간직한 것들
현재 박물관 소장유물은 선사시대부터 최근의 민속자료에 이르기까지 약 7천여 점의 수집품과 4만여 점의 발굴유물이 있으며, 이 가운데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이 일곱 점 있다. 학예연구사 이재환 씨는 "좁은 공간 탓에 박물관에서는 소장유물의 10%만을 전시하고 나머지 유물들은 수장고에 보관한다"고 말했다. 미처 전시하지 못한 유물은 '주제가 있는 특별전'을 통해 한 번씩 선보이곤 한다.

총 9개의 전시실로 이뤄져 있는 박물관에는 전시실마다 주제와 특징이 있다. 각 전시실에는 다양한 유물들이 시대순으로 진열돼 있다. 제1전시실인 기획전시실에서는 소장유물과 발굴 유물 전시회, 미술전람회 등을 기획해 전시하고 있다. 제2전시실에서는 선사시대 유물, 제3전시실에서는 삼국·통일신라시대 유물, 제4전시실에서는 불교 관련 유물을 관람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제5전시실에는 도자기가, 제6전시실에는 조선시대와 근대의 생활상을 알 수 있는 생업에 관련된 물품들이 전시돼 있다. 특히 제7전시실에서는 본교의 50년 역사를 되돌아 볼 수 있는데, 옛날 학생증, 성적표, 우승컵과 과거 본관의 청기와, 옛날 간호대 학생들이 쓰던 풍금과 실습용 휠체어 등은 이곳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소중한 흔적들이다. 이재환 씨는 "박물관의 소장유물은 금전적 가치로 일일이 다 환산하긴 어렵지만 학술적 측면에서 연구 가치가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다채로운 경험거리를 얻어가세요!
전시된 유물만큼이나 박물관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들도 다양하다. 매년 봄, 가을에는 우리나라의 역사 현장으로 답사를 가는데, 지난달 21일에는 본교 학생, 교직원, 외국인 교류학생을 포함한 2백여 명의 학생들과 함께 안동, 봉화, 영주를 방문했다. 이러한 답사 프로그램은 반응이 좋아 예약이 2, 3일만에 마감된다. 이재환 씨는 "작은 규모지만 학내 문화공간으로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특별전과 전시회, 답사를 꾸준히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14일까지는 1층 기획전시실에서 ‘김상용 작가의 초대전’이 열릴 예정이다.

박물관은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오전 10시∼오후 5시까지 개관하며 공휴일·주말에는 휴관한다. 박물관 홈페이지(http://museum.knu.ac.kr)에 들어가면 소장유물과 학술자료들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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