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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함을 만드는 사람

이승연 대학부 부장

한때 모든 기자들이 진실을 갈구하고 펜으로 정의를 심판하는 지성인으로 보였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들과 같은 멋진 기자가 되기로 했다. 하지만 기자라는 직업에 가까워질수록 드는 생각은 기자는 ‘멋진 직업’이 아니라 ‘3D 직종’으로 분류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대학 신문 기자인 내가 우물 안 개구리처럼 보일지도 모르나 적어도 여태껏 내가 해온 기자 일은 그랬다. 음식점에 방문하는 상황을 예로 들어보자. 아나운서나 리포터가 찾아가면 가게 주인들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진수성찬을 들이민다. 그들이 다녀간 후 가게 앞에는 ‘○○에 소개된 맛집’이라는 현수막이 나부낀다. 하지만 기자가 찾아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뭐 때문에 왔어요?”
기자는 환영받지 못하는 사람이다. 나는 대학 신문 기자기에 사회의 기자들에 대해선 확신할 수 없지만 학내에서의 신문 기자는 환영받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다. 막 기자 생활을 시작하던 때에 악의는커녕 비판의 의지마저 없던 나에게 날을 세우는 몇 사람들을 보며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누군가가 나로 인해 불편해진다는 사실이 나를 불편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일을 해보니 누군가와 부딪힐 수밖에 없었다. 특히 ‘대학부 기자’라는 이름을 단 후 학내의 크고 작은 문제와 마주하게 되었고, 나는 환영받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야만 했다.
그러던 중 내가 모두에게 불편한 사람이 된 순간이 있었다. 그리고 공공의 적이 된 기간 동안 끊임없이 생각을 곱씹었다. 내가 잘못한 건가? 수십 번의 되새김질에도 나는 답을 찾지 못했고 도움이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자문을 구했다. 그리고 돌아온 답은 다음과 같았다. “많은 종류의 기사들이 있겠지만, 나는 ‘누군가를 불편하게 만드는 기사’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 누군가를 불편하게 만드는 사람이 바로 기자이고, 너는 그 일을 제대로 해냈다고 봐.” 격려가 섞인 답변을 들은 지 벌써 몇 달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이 말은 나에게 있어 가장 의미 있는 말 중 하나로 남았다. 동시에 기자라는 직업과 그들의 사명감에 대한 열망 위에 의문과 의심을 덧칠하던 나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답이 돌아온 후 주어진 시간 동안 많은 고민을 했다. 내가 쓰고 있는 기사가 누구를 위한 글인지. 이 기사로 나는 무엇을 보여주고 싶은지. 또 나의 인사를 반가워하기보다 달가워하지 않는 사람들을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그리고 나는 환영받지 못하는, 불편함을 만드는 사람이 되기로 결심했다.
어쩌면 이번 신문에서도 누군가는 나의 글로 인해 불편한 감정을 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감정이 계속 쌓이다 보면 나와 경북대신문에 대한 불신 또는 원망으로 바뀔지도 모른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껄끄러운 일을 매체로 관계를 맺은 사람들은 내가 다시 문을 두드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설사 좋은 이야기를 듣기 위해 찾아왔을지라도 말이다. 하지만 나는 더 이상 이 만남이 불편하지 않다고 말하고 싶다. 내가 기사를 씀으로써 무언가가 바뀔 수 있다면, 나아질 수 있다면 이는 불필요한 감정 소모가 아닌 의미 있는 불편함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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