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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기획

2016 교육부 핵심 사업 ① PRIME 사업 사회 수요에 따라 학과를 바꾸겠다고요?


“대학의 죽음, 학과의 죽음, 학문의 죽음. 학사 개편 반대합니다”
전국의 대학교가 새 학기를 시작하는 3월 2일. 여느 대학처럼 설렘과 활기참으로 물들어야 할 성신여대의 캠퍼스는 장례식의 암울함으로 뒤덮였다. 까만 옷을 입고 마스크를 쓴 학생들이 잔디밭에 늘어섰다. “지금부터 학교 측의 일방적인 학사 구조 개편에 반대하는 장례식을 시작하겠습니다. 모두 곧 사라질 신생 단과대학의 영정 사진을 바라봐 주십시오.” 8개의 영정 사진에는 ‘인문사범대학’, ‘지식서비스공과대학’, ‘창의예술대학’, ‘뷰티산업국제대학’과 같은, 성신여대 재학생에게도 낯선 단과대학의 이름이 쓰여 있었다. 학생들은 영정 사진을 들고 본관을 향해 절을 올렸다.
이는 비단 성신여대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신라대 무용학과는 17년부터 신입생을 받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학생들은 거리로 나와 “우리는 그저 춤추고 싶었을 뿐입니다”라며 학과 존속을 호소했고 ‘눈물의 춤판’을 벌였다. 경성대 무용학과도 마찬가지였다. 학과 구조를 개편하려는 대학과 반대하는 학생들의 갈등은 작년 11월부터 계속되고 있다.

학과통폐합의 불씨 PRIME 사업
학과통폐합 문제를 몇 년 만에 다시 뜨거운 감자로 만든 장본인은 교육부의 PRIME 사업이다. 산업연계 교육 활성화 선도대학 사업이라는 또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는 PRIME 사업 (PRogram for Industrial needs - Matched Education)은 미스매치(mismatch, 부적당)를 배경으로 한다. 다시 말해 국가와 지역에서 인력의 매치가 부적절하게 이행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PRIME 사업의 주된 목적은 미스매치의 해소다. 사회 수요 중심의 학과 개편과 정원 조정을 통해 양적 미스매치를, 학생 진로 역량 강화를 통해 질적 미스매치를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대학이 선택한 방법이 바로 학과통폐합이다.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 양성을 위해 대학이 선제적으로 교육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PRIME 사업의 계획은 지난해 12월 30일 확정·발표됐다. PRIME 사업은 고등교육법상 일반대학(4년제)을 대상으로 하며 수도권과 비수도권(동남권, 대경·강원권, 충청권, 호남·제주권)을 합쳐 5개 권역별로 진행된다.
크게 ▲사회 수요 선도대학(대형)과 ▲창조기반 선도대학(소형)으로 나뉘며, 사회 수요 선도대학 유형의 경우 사회 변화와 산업 수요 중심으로 대학 전반의 학사 조직과 정원 조정을 선도한다는 내용을 포함한다. 또 진로·취업 중심의 학과 개편과 학생 중심의 학사 구조 개선, 현장 중심의 교육과정 개발·도입과 학생의 진로·경력 관리 강화를 특징으로 한다. 창조기반 선도대학 유형의 경우 창조경제, 미래 유망산업 등 특정분야 중심의 인력 양성을 위한 개편을 내용으로 포함하며 신기술·직종, 융합전공 등 창조경제와 미래 유망 산업 인재양성과 창업학과, 사회 맞춤형 학과 등 선도적 교육모델 도입을 특징으로 한다.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선 전자의 경우 입학 정원의 10%(최소 100명 이상) 또는 200명 이상을, 후자의 경우 5%(최소 50명 이상) 또는 100명 이상을 이동해야 한다. 교육부는 3월 말까지 사업계획서의 접수를 마감하고 선정 평가를 실시한다. 최종 선정 대학 발표는 4월 말로 예정돼 있다.

지원금만 6천억 원,
사업 유치 위한 경쟁 치열

교육부는 전국에서 100여 개 대학이 PRIME 사업을 신청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학내 구성원의 반발과 합의에 난관을 겪을 것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강행하는 이유는 엄청난 액수의 지원금 때문이다. 사회 수요 선도대학 유형의 경우 한 학교에 300억 원이, 나머지 8개의 학교에는 각각 150억 원이 지원된다. 창조기반 선도대학 유형의 경우 10개의 학교에 각각 50억 원이 지원되고 별도의 사업관리비(12억 원)가 존재한다. 올해 PRIME 사업 예산만해도 2,012억 원인 것이다. PRIME 사업이 올해부터 18년까지 진행되는 사업임을 고려할 때 3년간 총 6,036억 원이 투입되는 것이다. 등록금 동결과 학생 수 감소로 재정난에 허덕이는 대학으로선 최대 300억 원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무시할 수 없다.

PRIME 사업 뒤에 숨은 이면과 부작용
교육부는 PRIME 사업을 “대학이 자율적으로 국가·지역의 인력 미스매치가 해소되도록 사회·산업 수요 중심의 학사 구조 개편과 정원 조정을 유도하는 사업”이라고 소개함과 동시에 ▲학생 중심의 교육개혁을 위한 자율성과 유연성을 대학에 부여 ▲교원 신분·학생 정원 유지 등 대학구성원과의 합의 ▲선제적이고 자율적인 대학 변화에 대한 재정적 뒷받침을 PRIME 사업의 3대 원칙으로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실상을 살피면 그렇지만은 않다.
사회 수요 선도대학 유형의 ‘산업 수요 중심의 학사 구조 개편’은 결국 취업률이 낮은 비인기 학과의 폐지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PRIME 사업의 핵심 평가 지표인 ‘전공 간 정원조정’의 기준이 되는 ‘중장기 인력 수급 전망’은 예체능 계열 학과뿐 아닌 기초학문의 축소와 공과대학 위주의 학과 재편을 야기한다. 구조조정의 핵심 지표가 취업률이기에 취업률이 낮은 비인기 학과의 경우 통폐합이 불가피하다. 또한 ‘대학구성원과의 합의’도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학교 본부가 구성원의 주체인 학생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사업 준비를 위한 학사 구조 개편을 진행하는 경우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반대가 있더라도 ‘대학구성원과의 합의’를 교육부가 사업 대상 대학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직접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것도 또 다른 문제점이다.
PRIME 사업에서 탈락할 때의 부작용도 고려돼야 한다. 무리한 구조조정을 실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업에 선정되지 못해 아무런 혜택을 얻지 못한다면, 나빠진 학내 여론은 물론이고 무리하게 진행한 학과통폐합의 뒤처리도 곤란해진다. 바뀐 체제를 위한 비용과 인력이 고스란히 대학 내부에서 해결돼야 하는 것이다.

교육부 “손해될 것 없어”… 본교는?
사업을 추진하는 교육부는 사업에서 탈락하더라도 대학 입장에서 손해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교육부가 추진하는 방향에 맞춰 구조 개혁을 하면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 수요와 일치하기에 취업률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또 인문계열 졸업생이 대부분 취업에서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장기적으로 대학 교육을 받는 학생들에게도 나쁘진 않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본교 또한 3월 말까지 PRIME 사업 계획서를 접수할 예정이다. 본부 기획부처장 이강형 교수(사회대 신문방송)는 지난 2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IT와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창조기반 선도대학 유형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문대 학장 김성택 교수(불어불문)는 “사업에 연계되는 대학들은 100~200명 혹은 그 이상의 인문사회계열 학생 모집 정원을 이공, 자연계로 옮길 것”이라며 “갑자기 늘어날 이공계열 학생들을 받아들일 만한 산업 구조가 되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1566호 ‘인문사회 죽이기 재가동? PRIME 사업 본교 추진 계획 중’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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