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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됨’이 덜해 아쉬운 대동제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3일간 본교 대동제가 진행됐다. 대동(大同)이란 말은 크게 하나가 되라는 뜻으로 1980년대 대학가에 운동권 총학생회가 들어서 공동체를 강조하면서, 대동제(大同祭)라는 명칭이 대학 축제에 붙여졌다. 이후 대부분의 대학에서 축제명을 따로 붙이지 않고 ‘대동제’라고 불러왔고 본교 역시 마찬가지다. 본교에서는 단순한 대학축제가 아니라 본교의 개교기념일을 기념한다는 의미를 담아 대개 개교기념일과 가까운 시기에 대동제를 진행하게 됐다. 당시에는 대중문화와 구별되는 학문적인 이념을 가지고 공동체를 대변하는 대학문화를 반영한 대동제가 열렸다. 이때의 대동제는 학생문화와 대학문화를 투영하는 장으로 존재했다.
군사정부가 지나가고 민주적인 사회분위기가 퍼진 2000년대부터는 대개 비운동권 총학생회가 당선됐다. 사회의 변화는 총학생회의 색채만을 바꾼 것이 아니라 그 상태에 만족한 학생들이 총학생회 주도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문제로 이어졌다. 학생사회는 더 이상 작은 사회로 활동하지도, 인정받지도 못하게 됐고, 학생들은 해마다 한 번씩 학교가 연예인과 술로 가득해지는 대동제에만 관심을 보이는 정도에 그쳤다. 또 최근 개인주의가 만연하고 취업시장이 좁아지면서 대동제는 신입생들을 주점에서 일하게 하면서 술을 마시고, 유명 연예인의 무대를 보는 행사로 전락했다.
지난해에는 교육부에서 주세법령을 근거로 대학축제에서의 무면허 주류 판매 행위를 금지했고, 본교에는 대동제를 준비할 총학생회도 없었다. 그 때문에 대동제 후에 학생들은 ‘대동제가 열리기는 했었냐’는 반응을 보였다. 한 해만에 총학생회가 다시 들어서면서 대동제에 ▲고스트 로드 ▲야외 방 탈출 ▲워터밤 등 주점과 공연이 아닌 학생들이 참여해 즐길 수 있는 부스를 조성했다. 늘품운동이라는 총학생회 공약을 반영해 ‘학생권익 신장을 위한 서명운동’을 진행하면서 총학생회의 본질인 ‘학생의 권리보호’를 수행하려는 면모도 있었다.
한편 올해 총학생회는 ‘마마무’나 ‘싸이’ 등 지난해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인지도를 가진 연예인을 섭외하는 데 학기 초부터 공을 들였다. “이번 대동제는 가장 공들여 준비하는 사업”이라고 공공연히 말할 정도로 다른 공약사항보다 대동제를 중요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무면허 주류 판매 행위나 음식조리를 막자, 외부업체를 학교에 들여 술과 음식을 대행 판매하거나 업체와 연계해 판매하도록 해 학생들의 관심을 끌었다.
물론 학생의 요구를 수용하고, 학생행사의 대표 격인 대동제를 열심히 준비하는 것은 학생들을 대표하는 총학생회에 바람직한 태도다. 그러나 이번 대동제 기간 동안 학생들은 법으로 금지된 주류 및 음식을 판매했으며 대동제는 ‘대학문화’보다는 ‘술’로 채워졌다. 대동제 2주 전에야 계획을 시작한 늘품운동은 학부생 2만여 명 중 5%도 채 되지 않는 소수의 학생들만이 참여했다. 일부 학생들은 과제 중이거나 소란스러움을 피하기 위해 오히려 대동제에 거리를 두기도 했다.
총학생회의 존재 이유는 대동제를 기획·진행하는 것이 아니며, 대동제의 의미가 단순히 학교 전역에서 술을 마시며 노는 행사가 아니다. 대동제 역시 대학문화 그 자체가 아니고, 대동제는 대학문화를 반영하는 하나의 행사일 뿐이다. 어떻게 기획하고 어떻게 꾸려도 모든 학생들이 다 대동제를 즐길 수 없는 것이 사실이기는 하다. 하지만 그보다도 본교만의 ‘대학문화라고 할 만한 것’이나 본교만의 정체성이 없었기에 대동제는 올해에도 이렇게 ‘하나됨’이 부족한 채로 흘러갔다.


권은정
기획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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