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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유변

지난 한 학기를 되돌아보며 스스로 드는 생각은 ‘그 정도면 열심이었다!’ 하며 나를 칭찬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이면 속에는 맹목적인 노력이 스며들어 있었으므로 하고 싶지 않은 일 또한 거절하지를 못해 떠안게 된 짐들이 상당히 많았다. 이를 깨달으며 우선순위를 좀 더 잘 배치해야 되겠다는 다짐을 했건만, 그래도 거절하는 일은 내게 쉽지만은 않았다. 사람은 항상 지나고 나서 어떤 후회든지 하는 것 같았다. 적어도 내 자신은 그랬다. 아쉬움과 후회의 몫은 어떠한 파장이 지나간 그 후에 오게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후회의 타성에 젖어든 스스로가 안타깝고도 한심스럽다는 판단을 내린 적 또한 적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이제는 어느 하나를 선택할 때는 덜 후회할 편 또는 덜 아쉬울 것 같은 방향을 위주로 선택을 하려고 노력하곤 했다. 예를 들자면, 음식점에서 메뉴를 선택할 때 또한 같은 방법을 사용했다. 매우 유용한 방법이었다. 고민은 그 순간만 하고 고민이 끝나면 ‘아! 저걸 선택할걸...!’ 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게끔 선택 하려고 치열하게 노력했다. 고민을 하는 순간은 정말 초인적인 집중력을 사용해야 했다. 그래도 결코 사라질 수 없던 게 바로 후회였지만, 난 오늘도 이 난제를 극복하기 위해 살아가는 중이다. 언젠가는 후회라는 단어에서 가뿐히 벗어날 순간이 오지 않을까? 라는 희망도 살짝 걸어본다. 
이익과 실리를 계산하면 할수록 나에게 손해가 되는 건, 계산하다가 흘러가 버린 시간이었다. 그래서 나의 바램은 후회할 시간에 좀 더 만끽했으면 하는 것, 계산할 시간에 무엇을 앞으로 더 할 수 있을지 가능성을 열어보는 시계를 가지고 싶었던 게 아니었을까? 취지는 그러하였다. 
이럴 때면 나는 이제는 생각을 비틀어 할 줄도 알고 표면과 이면을 동시에 함께 꿰뚫는 식안 또한 가지게 된 게 아닌가! 하며 혼자 설레발을 또 치곤 한다. 그 와중에 또 흥미로운 습관 하나가 생겼다. 어떤 후회든 후회까지 나의 책임이자 할당량이라 생각하고, 늘 후회의 공간을 조금씩 남겨두는 습관이 재미가 들리곤 했다.
그래서 나는 후회는 인생사 당연지사라고 생각하며, ‘어느 쪽이 더 밝은 단면일까?’ 라는 생각보다 ‘어느 쪽이 덜 어두운 단면일까?’ 라는 고민에 어느샌가 익숙해져버린 것이다. 어쩌면 조금 씁쓸할지도 모른다. 어릴 적 나는 한없이 밝고 긍정적인 모습만을 가지고 있었을 때도, 불안이라는 그림자에 잠식된 적이 더러 있었기 때문인지 덜 씁쓸한 후회라는 조각을 가지게 되는 건 아닐까?
만약 당신에게 세상에서 가장 후회되는 순간이 있다면 그 기억을 떠올리면 어떤 감정들이 교차할지 궁금하다. 나에게 가장 후회되는 순간은 다쳐 쓰러져가는 할아버지를 도와주지 못했던 순간이다. 나는 그 때만 생각하면 누군가 나를 쿡쿡 찌르는 듯한 죄책감이 느껴져 그 기억은 잘 떠올리려 하지 않으려 하는데... 그 때는 초등학생 5학년이었다. 어렸다는 핑계로 죄책감을 지우기에는 도저히 잔상이 가려지지가 않았다. 그 기억을 떠올렸으니 한동안 또 괴로울지도 모르지만, 후회라는 단면을 달리 보기 위해 오늘을 살아가는 내가 꿋꿋하고 자랑스럽다.


박성지
대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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