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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기획

지역대학, 지역혁신을 이끌다

지역대학의 위기, 지역 청년의 유출, 지역의 쇠퇴까지. 지역대학에 소속된 우리에게는 너무나도 익숙한 어구들이다. 그만큼 대학도, 교육도, 일자리도 수도권으로 집중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에 협동조합 SOILAB(소이랩, 지역문제 및 사회혁신 연구 단체)은 ‘지역대학과 지역혁신’을 주제로 지난달 26일 ‘2019 대학연계 지역혁신 청년 포럼(이하 청년 포럼)’을, 30일 ‘2019 지역대학 육성 정책 포럼(이하 정책 포럼)’을 잇달아 열었다. 두 포럼을 찾아가 위축되는 지역대학을 살리기 위한 사례와 방안에 대한 청년들과 전문가들의 생각을 들어봤다●


청년-지자체 협력한 지역혁신 사례는?

1부로는 청년-지자체 간 협력 사례에 대한 발제와 향후 과제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첫 번째로 도농공간활성관리소 김한필 소장의 ‘지역혁신을 위한 대구시 대학리빙랩 사례와 연구혁신 방안’ 발제가 이뤄졌다. 도농공간활성관리소는 대학리빙랩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북구청, 계명대학교 학생들과 함께 북구 무태조야동 마을에 쉼터를 만들었다. 쓰레기로 가득 찼던 해당 장소는 작년부터 주민 및 학생들의 제안을 수렴하고 공사를 진행해, 올해 초 주민들이 쉴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해당 사업에 대해 김 소장은 “공간의 변화를 원하는 사람들과 공간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협력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사업이었다”며 “주민, 학생, 지자체 모두가 협력해 지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두 번째로 북구도시재생지원센터 이시은 팀장의 ‘도시재생과 청년’ 발제가 진행됐다. 북구도시재생지원센터는 도시재생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5월 25, 26일 양일 간 본교 미술·디자인·건축학과 학생들과 함께 칠성동 철판골목 부근 주택가의 낡은 담벼락에 벽화를 그렸다. 그 외에도 센터는 대구시 청년들과 함께 칠성동에서 ▲청년아이디어톤 ▲별별상상축제 ▲별별상상음악회 등 10개월 간 5개의 도시재생 사업을 진행했다. 이 팀장은 “사업에 대한 주민들의 불신, 담당부서의 부정적인 시선 등으로 도시재생 사업을 진행하기 어려울 때가 많았다”며 “이에 지역대학 청년들과 함께 사업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소이랩 장종욱 이사장은 “현재 청년연계 사업들은 공모전, 프로젝트 형식 등 일회성으로 진행되는 것이 문제”라며 “실제 성공한 사례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사업을 계획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니에즈(대학생 NGO 봉사단체) 서종정 대표는 “청년들이 사업을 통해 지역 문제에 대해 이해하고 관심을 가지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며 “사업 과정에서는 청년, 공무원들의 솔직한 생각을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대학 혁신도 상생협력으로

2부로는 지역대학 혁신을 위해 지역대학-지자체 간 상생협력 사례와 향후 과제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첫 번째로 미담장학회(청소년 대상 교육봉사 단체) 김인호 사무총장이 ‘지자체와 대학생 간 협력을 통한 지역 교육격차 개선 및 혁신방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미담장학회는 대구시청과 함께 대구소재 대학 학생들이 교육봉사 및 멘토링 활동을 통해 교육격차를 해소하는 목적의 사업을 진행해왔다. 김 사무총장은 “현 사업은 지자체가 빠져도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역할이 미미하다”며 “지자체의 보다 적극적인 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로 대구경북연구원 미래전략연구실 이미송 연구원이 ‘협력 거버넌스로 이끄는 대구·경북 혁신인재양성’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 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대구·경북에서는 ‘대경혁신인재양성 프로젝트(HuStar)’가 대표적인 협력 거버넌스이며, 대학-지자체-혁신기업-연구지원 기관의 협력을 통해 ▲지역대학 혁신 ▲지역경제발전 ▲일자리 창출 등의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지역 인적 자원 개발 관련 서비스의 제공·홍보를 담당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를 만들어야 한다”며 “공동의 목표 달성을 위해 급격한 변화보다는 점진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인재 유출 방지와 지역 교육격차 해소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김 사무총장은 “현실적으로 수도권 대학 및 취·창업 환경이 지역보다 좋기 때문에 지역인재 유출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석·박사에 대한 창업 지원 정책을 성공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대구시의 사례처럼, 지역만의 특색을 가진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텔슈탄트(창업 지원·교육 기업) 조동인 대표는 “지역대학에서 중·고등학생을 미래 지역인재로 양성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수도권 대학을 따라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역대학에서 먼저 지역 중·고등학생들을 끌어당기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본지 유동현 편집국장은 “수도권-지역 간 교육 격차도 중요하지만 지역-지역 간 교육 격차도 주목해야 한다”며 “본교 대구캠퍼스-상주캠퍼스 간 교육 격차의 예시가 있듯, 상대적으로 소외된 지역이라도 지자체가 지역대학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HuStar 프로젝트에 대해 뉴스민 김규현 기자는 “대구시는 최근까지 청년이 원하는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기조를 보였지만, HuStar 프로젝트는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양성한다는 예전 목적으로 회귀했다”며 “기업과 청년이 함께 4차 산업혁명을 만들어나가야 하는데, 해당 프로젝트는 기업부터 성장시킨다는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계명대신문 이선화 편집국장은 “이공계열뿐만 아니라 인문계열 학생들에 대한 지자체의 지원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지역인재유출, 왜 문제인가?

정책 포럼은 부경대학교 경제학부 류장수 교수의 기조강연으로 시작됐다. 류 교수에 따르면 지역인재 확보가 필요한 이유는 지역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이다. 지역 우수 인재가 지역대학에 입학하면 지역대학과 지역 경쟁력을 강화된다. 지역 발전이 일어나 좋은 일자리가 확충되면 지역 우수 인재는 지역에 계속 머무르며 지역 혁신을 주도할 수 있고, 이는 곧 지역의 지속 가능한 발전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현실은 지역인재가 지역에서 유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인재가 유출되면 지역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도 장애가 발생한다. 현재 지역 고등학생들의 대학 진학 현황을 살펴보면 수도권으로 유출되는 학생의 비율이 10명 중 2명꼴이다. 류 교수는 “의대, 약대 진학 등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유출되는 이들 대부분이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인 것이 문제”라며 “인재 유출은 대학 진학 과정에서부터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 모든 기관이 함께하는 학문

1부에서는 지역대학을 연계한 지역혁신 거버넌스 구축방안이 논의됐다. 이 중 지역학 발표를 맡은 영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승희 교수는 “지역학은 특정 지역이나 공간의 특수성·보편성을 총체적으로 아우르며, 다양한 학문 분과들 간 활발한 학문 연대가 바탕이 된다”며 “지역대학-지역학회-공공기관이 협업해 연구 체계를 형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본교는 지난 1학기 계명대학교와 공동으로 지역학 강의의 일환으로 ‘대구·경북의 이해’ 강의가 개설했고, 2학기에는 영남대학교와 대구대학교에서 같은 강의가 개설됐다(본지 1625호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본교, ‘대구·경북의 이해’ 강의 개설돼” 기사 참조). 이어진 토론에서 대구경북연구원 이정미 연구원은 “지역학이 청년들의 실제 삶과 연관지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의 학문이 사회와 기업으로

2부에서는 지자체와 지역대학의 상생방안 모범사례에 대한 발표 및 토론이 진행됐다. 이 중 산학협력선도대학(LINC) 사업 발표를 맡은 계명대학교 LINC 사업단 김범준 단장은 “LINC 사업으로 학생들의 교육과 지역사회로의 공헌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계명대학교는 LINC 사업의 일환으로 식품영양학과 학생들이 달서구보건소와 함께 이유식 레시피 북을 제작하거나, 교통공학과 학생들이 수성경찰서와 함께 교통사고 다발 지역의 교통을 개선하는 등 공헌 활동을 진행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본교 김영하 교수(사범대 윤리교육)는 “산업체는 수익창출이 우선이므로 대학과 공동으로 교육과 기술 개발에 참여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기업이 산학협력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자체의 장기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본교가 나아갈 방향

종합토론에서는 전체 포럼을 정리하고 앞으로 지역대학 및 지역 기관들의 방향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토론에 참석한 본교 기획처장 이성준 교수(수의대 수의)는 “본교는 HuStar 프로젝트를 넘어 융합대학원 4개(▲인공지능학과 ▲로봇 및 스마트시스템공학과 ▲의생명융합공학과 ▲수소 및 신재생에너지학과)를 신설했다”며 “내년에는 해당 대학원에 기존 학부생들을 전과 형식으로 받아 학·석사 통합과정을 밟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처장은 “HuStar 프로젝트의 목적이 지역인재양성이듯 이번 융합대학원도 인재양성의 발판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청년 포럼 및 정책 포럼을 통해 많은 지역대학 혁신의 방안이 나왔다. 그중에서는 크게 ▲지역산업인재 육성을 위한 지역대학-지역기업의 협력 ▲지역인재 유출 방지를 위한 지역대학-지자체의 지원 ▲지역 대학 발전 위한 학생·지자체 관심 제고 등이 거론됐다. 본교 역시 이번 포럼에서 토론한 많은 사업과 프로젝트에 동참하고 있다. 포럼에서 류장수 교수는 “지역대학은 지역에 있는 대학이 아닌, 지역 그 자체가 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지역대학의 역할은 단순 교육 및 연구를 넘어 지역발전의 핵심 기관으로서 확대시켜야 한다는 의미다. 본교도 대구·경북 주요 지역대학으로서 지역인재 양성과 지역혁신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할 시점이다.


▲지난달 26일 열린 청년 포럼 1부 토론에서 장종욱 이사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지역혁신사업의 방향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열린 정책 포럼 2부 토론에서 김영하 교수(오른쪽에서 첫 번째)가 대학 정책과 LINC+사업의 문제점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유동현 기자/ydh17@knu.ac.kr
사진 박성지 기자/psj17@knu.ac.kr
편집 이연주 기자/lyj17@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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