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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성대

관생의 권리를 찾아서

본교 생활관에 산 지도 만 3년이 다 됐다. 첫 생활관이었던 긍지관. 아무것도 모르던 새내기 4명이 개강 첫날 방에서 처음 만나 어색해 하며 문화관 식당에서 아침을 먹던 것이 아직도 기억난다. 두 번째 생활관이었던 진리관. 운 좋게 진리관에서 가장 넓은 3인실에 배정됐고, 입담 좋은 형들을 만나 자기 전마다 방에는 웃음이 넘치곤 했다. 그리고 지금은 향토관의 조용한 새벽이 지나가고 있다.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20대 초반 대학 생활에 생활관은 포근한 보금자리가 돼 줬다.
그러나 최근 본교 생활관은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지난달 내내 제기됐던 제44대 ‘위더스’ 관생자치회에 관한 논란과 이에 대한 관생회 회장의 무책임한 답변은 많은 관생들을 마음 상하게 했다. 관생회는 첨성관 소송 문제를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이를 관생에게 공개하지 않았고, 쪽문 확장 문제는 관생의 의견을 듣지 않고 독단적으로 처리했다. 지난달 13일 첨성관 지하식당에서 열린 관생총회에서 관생회 회장은 관생회칙 위반 등 논란에 대해서는 거듭 사과했다. 그러나 관생회 회장은 이에 대한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올해 관생회가 해온 업적들을 관생에게 설명하기에 급급했다.
결국 위더스 관생회는 회장을 포함한 일부 임원들의 사퇴로 사실상 해체됐다. 현재 관생회는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체제로 구성됐고, 관생회 선거 및 야식마차 등 남은 일들을 처리하고 있다.
생활관 행정실은 지금까지 관생들의 많은 민원에 즉각적으로 대응했고, 관생회를 통해 관생과의 소통도 시도했다. 지난달 27일 문화관 휴게실에서 열린 관생총회에는 비대위와 관생뿐만 아니라 생활관장을 포함한 생활관 직원들이 참석했다. 그러나 생활관 행정실이 이번 사태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은 아쉽다. 생활관 행정실은 앞으로 관생회를 돕되, 관생회 문제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관생들은 많은 권리를 빼앗겼다. 첨성관 지하식당은 악명 높은 식단으로 여전히 유명하고, 문화관 식당은 위생 관리가 여전히 의문스럽다. 입주 전 용역청소가 제대로 되지 않았음에도, 돌아오는 답변은 “열심히 청소했다”는 말뿐이다. 재정생활관은 재정 부족을 이유로 올해 1학기부터 1일 1식을 의무화했고, 반강제적으로 오른 입주비에 관생들은 반발했지만 상황이 개선되고 있는지 여전히 의문을 갖는 학생들이 많다. 언제부턴가 생활관의 중요한 문제에 대한 관생의 의견은 허공에 메아리치기만 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 관생회 논란으로 지금까지 곪아왔던 생활관 문제가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됐다.
오늘(2일)부터 3일까지 진행되는 관생회 선거에서 당선될 차기 관생회는 생활관 정상화를 위해 나서야 한다. 본부 역시 첨성관 소송 문제를 빨리 해결하고, 첨성관 식당 및 시설 문제를 개선해야 할 것이다. 생활관의 행정을 담당하는 행정실이 관생의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다면 현 생활관의 어떤 문제도 개선될 수 없다. 물론 생활관이 당면한 문제 중에는 행정실 차원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도 많을 것이다. 해결하기 어렵다면 솔직한 이유를 공개해주고, 관생회 사태와 남은 문제들을 관생과 함께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생활관 행정실이 되길 바란다. 
한편으로는 관생이 아닌 총학생회가 이번 사태를 수습하려 하고 있다는 점도 아쉽다. 관생들의 의견 개진에서 총학생회가 도운다면 모를까, 일반 관생이 사태에 대해 대응하는 모습은 아직 찾기 힘들다. 관생회도 비대위 체제인 만큼, 관생이 보다 자유롭게 이번 사태에 대한 의견을 냈으면 한다. 관생이 권리를 빼앗긴 만큼, 그들의 손으로 그 권리를 되찾길 바란다.

유동현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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