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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유변

그거 힘들대, 안 하는 게 나아.


김민진
사회전문 기자


얼마 전 학교 커뮤니티 글에 신문사 일이 빡세니 경북대신문사에 들어가지 말라는 내용의 댓글을 봤다. 경북대신문사에 지원한다고 했을 때 가장 많이 들었던 말 역시 “거기 힘들다던데 진짜 지원하려고?”였다. 하고픈 일인데도 힘들까봐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이들처럼 힘든 일은 우선 피하고 보는 게 맞을까? 나는 도전하는 것을 좋아한다. 지난 1년간 연극 동아리에 들어가 무대에 서봤고 여러 대외활동에도 지원해봤다. 지금은 힘들다고 소문난 경북대신문사에 지원해 기자 활동도 하고 있다. 모든 활동이 나에겐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힘들었던 활동은 지난 겨울방학에 참여했던 ‘KNU 윈터 영화아카데미(KNU WFA)’특강이었다.
언젠가 단편영화제작에 도전해보고 싶었던 나에게 KNU WFA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로 느껴졌다. 현직자 강의를 들을 수 있고 또 촬영장비까지 제공해준다니, 겨울방학이라 부산에서 아침 일찍 학교로 통학해야 했지만 그래도 꼭 하고 싶었다. 본격적인 영상제작은 처음이라 결과물 제작보단 배움에 의의를 두고 신청했다. 당시엔 특강의 목표가 5일 안에 무조건 영화 한 편을 완성하는 것인지는 꿈에도 몰랐다. 특강은 실전위주로 돌아갔고 이론적인 것은 간단히 넘어갔다. 감독님들께선 학생들 개개인의 결과물에 대해 진행상황을 점검하고 피드백해 주셨다. 문제는 5일!이라는 짧은 기간이었다. 아무 준비 없이 특강에 참여한 나는 3일 안에 시나리오와 콘티를 완성하고 하루 만에 촬영과 편집을 해야 했다. 5일 동안 하루걸러 밤을 샐 수밖에 없었다. 특강 도중에 포기하는 학생들도 생겼다. 특강을 시작할 때는 6명이던 학생 수가 이틀이 지나고 절반인 3명으로 줄어들었다. 
시나리오부터 세 번을 갈아엎었다. 첫 시나리오는 욕심이 과했고 두 번째 시나리오는 부끄러울 정도로 허점이 많았다. 그리고 세 번째 시나리오인 <조우>가 완성됐다. 각각 조증과 우울증을 앓는 두 사람이 친구로 지내며 벌어지는 상황을 담았다. 시나리오 작업이 늦은 만큼 빠르게 콘티와 부감도 작업을 끝내고 넷째 날 오후에 촬영을 시작했다. 촬영도 쉽지 않았다. 해가 지기 전에 야외 촬영을 마쳐야해서 촬영시간도 짧았고 내 머리 속의 그림을 화면에 담는 건 생각보다 어려웠다. 무엇보다 힘들었던 건 현장의 모두가 연출인 나만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었다. 내 실수로 편집하면서 첫 씬 대부분을 삭제하게 되었을 땐 너무 미안했다. 밤새 영상 편집을 마치고 겨우 제출해 상영회를 마쳤다. 감독님은 내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5(!)일 만에 작품을 완성한 것에 놀랐다고 하셨다. 끝까지 해낸 것을 대단하게 생각한다며 박수를 쳐주셨다. 작품을 완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감독님과 후배 부탁에 달려와 촬영을 도와준 선배들 모두 너무 감사했다. 
특강을 마쳤을 땐 몸살이 걸릴 정도로 강행군이었지만 그만큼 많은 것을 얻었다. 엔딩 크레딧에 흐르는 내 이름이나 특강을 통해 얻은 지식은 내가 얻은 것의 일부일 뿐이었다. 성취감은 한동안 지속되었고, 이제는 이 정도 힘든 일은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러면서 PD라는 꿈을 꿔도 될 것 같다는 확신이 생겼다. 통학이 힘들 것 같아서 시도하지 않았거나 중간에 힘들어 포기했더라면 얻지 못했을 것들이다. 그동안의 다른 활동들도 마찬가지다. 힘들기도 했지만 아무것도 얻지 못한 활동은 하나도 없었다. 아파도 청춘이라며 힘든 일을 강요하고 버티라고 요구하는 게 아니다. 하지만 “힘드니까 시도조차 말아야지”라는 생각도 우리에겐 어울리지 않는다. 세상에 힘들지 않은 일이 얼마나 있을까. 힘들다고 여겨 쉽게 포기한 일 속에 내 잠재력을 찾고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숨어 있을지 누가 알겠는가? 지금 당장 떠오른 것부터 도전해보자. 힘들 거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별거 아닐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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