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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립대의 품격은 어디서 오는가”

전국의 국공립대에게 총장직선제는 지 난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침해받은 대 학 자율성을 되찾기 위한 선결 과제였다. 2012년 이명박 정부 당시 본교는 대학 구 성원 손으로 직접 총장을 뽑는 직선제에 서 간선제로 총장 선거방식을 바꿨다. 그 리고 간선제 하에서 2014년 박근혜 정부 에서는 대학이 임용제청한 총장 후보자를 교육부가 임용 거부하는 사건이 연달아 발생했고, 본교는 장장 2년 2개월이라는 총장부재 시간을 겪기도 했다. 교육부의 재정 압박으로 인한 간선제 전환, 총장부 재사태 등 지속적인 대학 자치에 대한 침 해는, 당시 본교뿐만 아니라 전국 국공립 대 대다수가 동시에 겪은 일이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각 대학이 직선제 선거를 실시하고, 본교에도 직선제 총장 선거가 돌아왔다. 그러나 최근 총장 선거 의 선거인 득표반영비율이 기존 규정(교 수 80%, 직원 15%, 학생 5%)을 유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총장선거 시행세칙(안) 이 교수회에서 통과되면서 학내 구성원들 사이 갈등이 커지고 있다. 총학에서는 작 년부터 학생 득표반영비율 25%를 주장해 오고 있었다. 본교 교수가 1천1백여 명, 학 생이 3만여 명인데도 학생들의 표가 지나 치게 과소 대표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비 정규교원들의 경우, 작년부터 강사법 시행 으로 강사가 교원의 범주에 포함됐는데도 이번 총장 선거에서는 투표권조차 주어지 지 않는다. 교육공무원법에서 국공립대 총 장 선출 방식을 ‘교원’, 즉 교수들의 합의 에 따른다고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생 비율 확대와 비전임교원 투표권 인 정을 반대하는 논리 중 하나는 본교의 투 표반영비율이 적어도 국공립대 평균 수 준 이상이라는 것이다. 한겨레(“교수투표권 81.8%, 학생은 4.5%…기울어진 ‘총장 직선 제’”, 2019년 12월 17일)에 따르면, 전국 4년 제 국공립대 중 25곳의 평균 교수 득표반영 비율이 81.7%였고, 학생 비율은 4.51%였다. 교수 반영률이 가장 낮은 곳은 광주교대(교 수 73%, 학생 13%)다. 비전임교원의 투표 권을 인정한 대학은 단 한 곳도 없다. 하지 만 이러한 사실은 현행 득표반영비율의 정 당성의 근거라기보다는 오히려 앞으로 대 학의 민주적 거버넌스를 갖추어나가는 데 있어 우리가 고민해야 할 과제를 던져주는 것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특정 집단이 소외 당하고 있거나 과소대표되고 있는 건 아닌 지를 점검하고 이를 어떻게 개선할지를 논 의해 나가야 할 때이다. 모든 선거가 그렇듯 총장 선거도 대학 운영 전반에 불평등과 비민주성은 없는지 를 점검하고 대학이 공공성과 자유를 추 구하는 데 이바지하려면 어디서부터 시작 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함께 고민하 는 장이다. 최근 총장 선출방식을 둘러싼 학내 구성원들 사이의 갈등도 이러한 맥 락에서 풀려야 한다. 따라서 간선제 실시 이후 첫 국공립대 직선 총장이 각 대학에 서 선출되고 있는 현재, 국공립대는 앞으 로 어떻게 민주적 거버넌스를 달성해 나 갈 것인가라는 기로에 놓여있다. 총장직선제는 민주적인 대학을 지켜내 고자 한 교수·학생·강사·동문·시민단체 등의 지난한 싸움으로 이뤄낸 성과다. 국 공립대가 추구하는 다양성과 공공재로서 의 품위를 지켜내는 이 다양한 주체들이 바로 대학의 주인이다. 국공립대가 새롭게 도약하려면, 이들의 목소리를 공적 공간으 로 이끌어오는 데서 시작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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