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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론

인공지능(AI)과 유한계급(有閑階級)

오정일 교수 (행정학부)




지난 2016년 이세돌 9단은 구글이 만든 인공지능 프록램 알파고와의 대국을 앞두 고 알파고에 5:0 혹은 4:1로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대다수 프로기사들 역시 인공지능 이 심오한 바둑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하지만 대국 결과, 알파고가 4:1 로 승리했다. 이세돌 9단은 신의 한 수인지 알파고의 버그인지 알 수 없는 수로 한 판 을 이기는 데 그쳤다. . 인공지능 알파고가 바둑의 신이 된 셈이다. 프로기사들은 그동 안 자신들만의 세계에 갇혀 있었던 것이다. 작년 12월 이세돌 9단은 우리나라 인공지능 ‘한돌’을 상대로 은퇴 바둑을 두었다. 이세 돌 9단이 두 점을 깔고 둔 결과는 1:1이었고 프로기사들은 중국 인공지능 ‘절예’의 훈수 를 보면서 바둑을 해설했다. 격세지감(隔世 之感)이다. 이세돌 9단은 왜 젊은 나이에 은 퇴했을까? 알파고가 단기간에 자신을 넘어 서자 의욕을 잃은 것 같다. 알파고가 커제 9단에 3:0으로 이긴 후 구 글은 바둑 인공지능을 만들지 않는다. 알파 고를 통해 구글 인공지능의 우수성을 충분 히 알렸기 때문이다. 알파고로 인해 구글 주식의 시가 총액은 10조8천억 원 증가했다. 1997년 IBM도 체스 인공지능 딥블루를 개 발해서 당시 세계챔피언 카스파로프에 승리 한 적이 있으나 바둑은 체스와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경우의 수가 많고 복잡한 게임이 다. 바둑에서 사람을 압도한 구글 인공지능 은 회계, 법률, 진단의료, 제약 분야에서 빠 르고 정확하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작년에 한국인공지능법학회가 알파로 경 진대회를 개최했다. 12개 팀이 참가했는데 9 개 팀은 두 명의 변호사들로, 2개 팀은 변호 사와 인공지능으로, 1개 팀은 일반인과 인 공지능으로 구성되었다. ‘연봉 2천만 원을 받는 19살 남자가 회사와 9년간 근로계약 을 체결하는 것’이 문제로 주어졌다. 결과 가 흥미롭다. 변호사+인공지능의 두 팀이 1, 2위를, 일반인+인공지능 팀이 3위를 차지했 다. 변호사 두 명으로 구성된 9개 팀은 4~12 위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점수는 150점 만 점에 1위 120점, 3위 107점, 4위 61점. 인공 지능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변호사들이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법률 분야에서도 인공지능이 사람을 압도했다. 미국 노동청에서, 향후 10년 일자리가 많 이 생길 것으로 예측한 10개 직업을 보면 대부분이 연봉 4천만 원 미만인 서비스업이 나 육체노동이다. 연봉이 1억 원을 초과하 는 직업은 소프트웨어 개발과 일반·운영관 리로서 인공지능과 관련된 것이다. 10개 직 업 중에 제조업이나 사무직은 없다. 미래에 는 육체노동과 인공지능 관련 직업이 증가 하고 제조업이나 사무직은 감소할 것이라 는 예측이 가능하다. 제조업이나 사무직은 기계로 대체되고 관리자에게 인공지능 관련 능력이 요구될 것이다. 인공지능으로 무장 한 사람들이 계급 피라미드의 위쪽, 육체노 동자들이 아래쪽으로 이동하면서 미래 사회 는 인공지능 전문가들과 육체노동자들이 양 극화될 것으로 보인다. 120년 전 경제학자 베블렌은 생산하지 않 고 말과 글로 먹고사는 사람들을 유한계급 으로 정의했다. 유한계급을 땀을 흘리지 않 는 사람들이라고 했으니 교수, 변호사, 정치 인, 기자가 대표적인 유한계급이다. 마르크 스의 표현을 빌리면 유한계급은 상부구조 를 점령한 사람들로서 사농공상 중 ‘사’에 해당한다. 인공지능이 유한계급을 대체하면 실질적인 민주화가 이루어진다. 그러나 인 공지능은 제조업이나 사무직에 종사하는 중 간층도 무너뜨린다. 효율성이 극대화된 사 회에 중간층은 없다. 유한계급이 인공지능 으로 대체된 미래 사회는 유토피아인가? 디 스토피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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