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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놀이터

연극 <진홍빛소녀>, 두 사람이 내뿜는 강력한 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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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극’의 정의는 ‘배우 둘이 나오는 연극’을 말합니다. 여러 명의 배우가 나오는 일반적인 연극과 다른, 2인극의 매력은 대사·표정·발소리·숨소리 등 상대 배우가 발산하는 모든 것에 다른 배우가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2인극은 연출이 원하는 바를 이뤄낼 수 있는 배우의 연기력이 정말 중요합니다. 2015년 2인극페스티벌 작품상, 연기상을 수상한 <진홍빛소녀>를 대구시립극단에서 연극으로 올린다고 하였을 때 스토리와 연기를 기대하며 예매했습니다.
 진홍빛소녀는 ‘이혁’에게, 17년 전 51명의 사망자를 낸 방화사건의 범인이자 옛 연인이었던 ‘은진’이 귀휴 시기에 맞춰 캐리어를 끌고 찾아오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은진’은 자신이 여기 온 이유를 알아맞히지 못하면 캐리어 안에 있는 이혁의 아이를 불태워 죽이겠다고 하며, 과거(고아원, 방화사건)를 회상하게 합니다. 과거 ‘은진’과 ‘이혁’은 같은 고아원에 살고 있었습니다. 은진을 좋아하는 ‘이혁’은 ‘은진’이 원장님에게 성폭행을 당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지금까지 그 장면을 목격한 고아원 친구들이 입양을 갔던 것이 아니라 원장에게 살해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 때 ‘이혁’은 ‘은진’에게 “우리 성인되면 꼭 결혼하자, 그때까지 여기 있어!”라고 말하며 도망치듯 자원해서 입양을 갑니다. 성인이 된 후 면회 온 ‘이혁’은 원장이 또다시 ‘은진’을 성폭행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고, 화를 이기지 못한 ‘이혁’은 창고에 불을 지릅니다. 이 불로 ‘은진’은 ‘이혁’대신 무기징역을 받았습니다. 이런 과거만을 기억하고 있었던 ‘은진’은 ‘이혁’과의 대화를 통해 과거에 자신이 직접 출구를 모두 잠가서 안에 있었던 모든 사람이 죽게 된 진실을 깨닫게 됩니다. 이 후 캐리어를 연 ‘이혁’은 안에 아이가 아닌 녹음기가 들어있다는 것을 알고 어찌 된 일인지 ‘은진’에게 묻습니다. ‘은진’은 자신에게 지옥 같은 시간에 함께 있는 대신, 도망치고 불을 내고 튄 ‘이혁’이 원망스러워서 ‘이혁’에게 죄책감을 심어주려고 왔다고 하며, 분신자살을 하며 극이 끝납니다.
 이렇듯 이 극은 ‘죄책감’, ‘복수와 애증’ 등 무거운 소재를 다루었지만 연출과 연기력 등으로 잘 풀어냈습니다. ‘이혁’을 협박하고, 죄책감을 심어주기 위해 분신자살하는 부분이 스토리상 과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은진’역을 연기한 석효진 배우님이 ‘은진’의 다듬어지지 않은 정신을 잘 표현했기 때문에, 스토리가 과하지 않았고 오히려 이해가 되었습니다. 특히 사랑하는 방법을 잘 몰랐던 ‘은진’이 ‘이혁’에게 트라우마로 남더라도 평생 기억될 존재가 되길 원해서 분신자살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연기력으로 잘 보여주셨습니다. 또한 공연을 보면서 ‘이혁’역을 연기한 김명일 배우님의 연기력도 감탄했습니다. 본인 대신 방화범으로 감옥에 들어간 ‘은진’과 죽은 51명에 대한 죄책감으로 하루하루 살아가며 힘들어하는 ‘이혁’의 마음도 배우님의 연기에 잘 묻어 나와 좋았습니다.
이 공연의 가장 큰 강점은 배우들의 연기력입니다. 자칫하면 한 쪽이 더 불쌍하다 등으로 마음이 기울어질 수도 있었을 텐데, 이 극은 두 사람 사이에 균형을 적절히 유지했습니다. 이렇게 저는 ‘은진’과 ‘이혁’에게 감정이입을 하였고 극에 빠져들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연극을 잘 즐길 수 있는 방법은 극을 단순히 평면적으로 바라보지 않고, 몰입하여 입체적으로 바라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람들의 삶을 대신 느낄 수 있는 연극을,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고, 즐기면 좋겠습니다.


황동욱
(자연대 생명공학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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