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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성대

끝은 늘 새로운 시작, 새로운 도전을 위한 용기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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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신문에 기자로서 이름이 실리기 시작한 첫 호인 1627호의 발행일은 5월 6일이었다. 아직도 그날이 기억에 남는다. 오늘은 마지막 호인 1648호를 마무리 하고 있는 중이다. 모든 일은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 일은 끝마무리를 잘해야 진짜 잘했다는 말을 들을 수 있다. 난 지금 경북대신문 국장으로서 마지막을 앞두고 있다.
19학번 신입생으로 학교에 입학하자마자 경북대신문이라는 조직에 들어온 것은 내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경북대신문에서 일을 하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특히 사회생활과 조직생활을 미리 경험한 것은 인생의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귀중한 경험을 쌓은 것이다. 처음에 들어와서 일을 배울 때는 정말 힘들었다. 하지만 참고 견디면서 열심히 배우려고 노력했다. 
힘든 일에 지쳐서 경북대신문을 나가는 동기들을 보면서 나 또한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한 번도 안 해봤다고 하면 거짓말 일 것이다. 수없이 흔들리고 또 흔들렸지만 그 마음을 바로 잡은 이유는 나까지도 나간다면 남는 사람이 너무 힘들어질까봐 차마 나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버티고 더 악바리처럼 버티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결국 같이 일했던 동기들은 전부 나가고 경력직 기자가 나 혼자 남는 최악의 상황까지 오고 말았었다. 70년 가까이 이어져 온 경북대신문의 역사가 나의 결정에 따라 얼마간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거나 그 명맥을 유지하게 될 상황이었다. 대학언론은 점차 힘을 잃고 있었다. 대학 내의 구성원들, 그중에서도 학생들의 대학언론에 대한 관심이 현저히 떨어져 학생이 주 독자층인 신문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학생들은 읽지 않는 유명무실한 신문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누군가는 나에게 어차피 망할 조직인데 왜 붙잡고 있냐고 물어보거나 신문사를 그만두고 전공 공부나 열심히 하라고 말한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존재감이 줄어든 경북대신문이라는 조직을 살리고 싶었다.
물론 조직에 힘을 불어넣는 작업이 쉽지만은 않았다. 조직의 모습을 갖추기 위해 기자들을 새롭게 모집해서 경력직처럼 일할 수 있도록 교육시켜야 했고 조직의 기반이 흔들렸기에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 노력했다. 알아주는 사람 하나 없더라도 정말 열심히 했다. 다만 이렇게 열심히 조직을 꾸리려고 애를 써도 막상 경북대신문이 발행되면  고작 배달음식을 먹을 때 깔아놓는 신문지 정도로 쓰인다는 사실은 나의 불타는 의지도 갉아먹었다. 그럼에도 나와 함께 나의 발걸음에 발 맞춰 걸어준 우리 경북대신문 기자들 덕분에 힘을 내어 마지막 신문까지 무사히 쓸 수 있었다. 신문을 읽는 학생이 많지 않아도 우리 기자들은 후대에 누군가 찾아볼 본교의 역사를 기록하기 위해 글을 써내려가고 있다.
처음 시작할 때 경북대신문은 나 없이는 돌아가지 않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내가 없어도 잘 돌아가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기쁘면서 한편으로는 아쉬웠다. 필수품처럼 여겨졌던 내가 이제는 사은품이 된 느낌이다.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큰 문제는 생기지 않는 그런 존재가 됐다. 다른 말로 바꾸면 경북대신문을 떠나는 내가 경북대신문에 남아 있을 이들에게 내가 겪었던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많은 것들을 전해주었기 때문이 아닐까?
이 신문을 보게 되는 모든 이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
경북대신문에 지원하기에 아직 늦지 않았다. 고민만 하지 말고, 도전해 보자! 부딪쳐 보자! 실행해 보자!
기자들이여 당신들은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자들 중 가장 의미있고 중요한 일을 하는 중이다. ‘복현인의 얼굴, 바르게 보고 바르게 쓴다’를 명심하고 멋진 일을 이어가고 있는 당신들을 응원한다.

김동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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