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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놀이터

아주 어린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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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사랑이란 어떤 것일까. 피츠제럴드의 소설 <위대한 개츠비>는 한평생 맹목적인 사랑만 하다 죽은 ‘위대한’ 개츠비의 삶을 보여준다. 이 소설에는 크게 세 인물이 등장한다. 주인공 개츠비와 그가 사랑했던 데이지, 개츠비가 전쟁으로 떠난 사이 데이지와 결혼한 톰. 비록 불륜이라 할지라도, 그들은 각자 나름의 사랑을 했다. 

1920년대 뉴욕을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한없이 방탕했던 당시 미국 사회를 보여준다. 순수성이 사라져가던 시대를 살아가는 그들의 화려한 모습은 개츠비가 매일 밤 여는 파티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가난했던 개츠비는 불법을 저지르며 부를 쌓았고, 집착을 통해 자신의 사랑을 지속했으며 그가 사랑했던 데이지의 실수 때문에 죽음에 이르렀다. 이쯤에서 생각해보자. 개츠비는 삶은 과연 위대할까? 

그가 사랑했던 데이지는 천상의 베아트리체와는 거리가 멀다. 개츠비가 “그녀의 목소리는 돈으로 가득 차 있어요”라고 했을 정도니까. 하루가 멀다 하고 열렸던 파티와 대저택의 모든 것들은 데이지를 위한 것이 었다. 한 여자에게 모든 걸 바치고자 화려 해지려 노력한 개츠비, 그의 인생의 목표는 데이지에게 사랑을 받는 것이었다. ‘그녀가 원하는 것들을 다 가진다면 와주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서 시작된 그의 검은 성공. 데이지는 그런 개츠비의 사랑과 부에 마음이 흔들리지만 톰을 떠나지는 않는다. 

많은 이들이 그렇듯, 데이지는 남들의 시선을 두려워한다. 이 소설에서 남의 시선 따윈 신경쓰지 않은 채 살아가는 사람은 개츠비뿐이다. 그는 데이지가 자신과 같을 것 이라 생각했다. 개츠비는 데이지가 톰을 떠나 자신에게 오리라는 순수하고도 멍청한 착각을 했다. 그렇기에 호텔에서 그녀에게 톰을 사랑한 적 없다고 많은 사람 앞에서 말하길 강요하지 않았을까. 

데이지는 개츠비를 사랑했을까?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데이지는 톰을 사랑했을까? 책에서 데이지는 “그렇게 말할 순 없어. 톰을 사랑한 건 사실이니까”라고 말한다. 데이지가 톰을 사랑한 적 없다고 거짓말조차 할 수 없던 이유는 무엇일까. 이 글을 읽는 사람 중 데이지를 비난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데이지는 지극히도 현실적인 선택을 한 것이 아닐까. 

개츠비는 데이지와 멀어진 순간에도 사랑을 놓지 않았고, 그가 돌아갔을 때 그녀도 여전하리라 여겼다. 개츠비는 변치 않았고, 데이지는 수년의 세월만큼 변해있었다. 개츠비가 죽은 이후, 데이지를 비롯해 매일 밤 파티에 왔던 수많은 사람들은 장례식에 오지 않았다. 화려한 삶을 살았던 그의 삶은 신기루와 같은 허상이었다. 대저택과 호화로운 삶을 돈으로 살 수는 있었지만, 진정한 사랑과 깊은 인간관계까지 살 수는 없었다. 관계의 결말을 개츠비도 어느 정도 예상 하고 있진 않았을까? 그럼에도 그는 왜 그런 미련한 사랑을 평생 포기하지 않았을까. 

다시 한 번 묻는다. 순수한 사랑이란 어떤 것일까. 개츠비의 한결같던 마음은 광기 어린 집착일까, 평생의 사랑일까. 데이지가 죽는 날 그녀는 누구를 그리워했을까.

죽는 날까지 데이지를 사랑했던 개츠비. 그가 위대한 이유는, 어리고 조금은 서투르지만 한없이 순수했던 그의 사랑 때문이 아닐까.


곽나영 (예술대 디자인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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