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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기록관-우리가 몰랐던 경북대 이야기

1. 경북대 대학기록관, 저 응축된 힘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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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동 동편에 있는 매화동산, 거기에 꽃이 피면서 2021학년도 1학기가 시작되었다. 매화는 가장 먼저 봄을 알리니, 옛사람들은 이를 통해 천지의 마음을 본다고 했다. 매화가 인(仁)이요 생명으로 인식되었기 때문이다. 인이 사람과 사물을 살리는 마음이라 생각하며, 두꺼운 목피를 뚫고 나오는 꽃에서 어떤 강인함도 감지했다. 이 때문에 ‘매일생한불매향(梅一生寒不賣香)’, 즉 ‘매화는 일생동안 춥게 지내더라도 향기는 팔지 않는다.’라는 말이 생겨났다.

캠퍼스를 거닐다가 감나무를 만나기도 한다. 경북대의 교화(校花)가 감꽃이고, 축제도 감꽃 축제 혹은 감꽃 문화제라 한 적이 있으니, 경북대와 감나무는 밀접한 관계에 놓인다. 감은 제사상에도 올라가는 중요한 과일이기 때문에 마을이 있는 곳이면 어김없이 감나무가 존재한다. 캠퍼스가 만들어지기 전, 이곳 복현골도 햇살 잘 드는 남향 언덕에 감나무를 가꾸며 사는 작은 민가가 옹기종기 모여 봄 햇살에 졸고 있었을 것이다.

1952년에 5월 28일, 개교식장에서 당시 문교부장관이었던 백낙준은 초대총장 고병간 박사에게, 황금빛의 감, 자색의 능금과 포도가 이 지역에서 많이 생산된다고 하면서, 이 두 색이 경북대의 빛[色]이라 했다. 이에 따라 자색 바탕에 황금색 감꽃을 도안한 교기가 제작 되었고, 교가에도 “진선미와 더불어 자금(紫金)의 빛깔이여”라고 했다. 일청담도 감꽃 모양으로 조성되었다. 우리 대학이 정문과 본관 앞에 감나무를 심어 감을 소중히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렇게 시작한 경북대학교는 영남 최고의 국가거점 대학으로 성장하면서 초장기부터 많은 기록물을 생산해냈다. 인사와 성적 관련 기록물은 물론이고 각 단과 대학의 행정과 관련한 수많은 자료도 있다. 이러한 기록물을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보존하는 곳이 대학기록관이다. 더욱이 정부로부터공공기관의 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1999.1.29)이 제정 공포되면서, 2000년 8월 대학기록관이 공식적으로 설립되기도 했다.

현재 경북대학교 기록관에는 문서류가 79,660여권, 교사자료 620종 5,200여책과 비도서 30종 67,860여점이 있다. 개교 이전의 대구의학전문학교 졸업생 사진(1933년), 대구사범학교 심상과 학생증(1941년) 등도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다. 이들 자료에는 경북대의 명암이 함께 있겠지만 모두가 소중한 기록물이다. 그림자 없는 빛이 어디 있겠는가. 경북대의 오늘을 있게 한 뜨거운 역사가 아닐 수 없다.

전염병 코로나19로 인한 엄중한 시국임에도 불구하고 캠퍼스가 다시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새내기들은 대면과 비대면 수업을 오가며 수업에 적응해 나갈 것이다. 350만권의 장서를 자랑하는 도서관을 찾아 책을 빌리거나 자료를 활용하는 방법도 터득할 것이다. 교수의 강의를 듣거나 친구들을 사귀면서 그의 세계는 더욱 깊어지고 넓어질 것이다. 이 과정에서 고뇌 또한 깊어질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모교 경북대학교를 뜨거운 가슴에 안게 될 것이다.

오늘날 경북대는 어떠한 모습으로 존재하며 또한 기억되는가. 역사가 시간의 축적적 변화 속에 존재한다면, 경북대는 과거의 무엇을 축적하고 오늘의 무엇에 변화하는가. 지난날의 기록, 그 심연 속에서 새로운 희망을 건져 올릴 수는 없는가. 이러한 생각을 하면서 나는 대학기록관에 보관된 자료 사이를 서성거린다. 이곳은 경북대의 영광과 시련이 공존하는 역설의 공간이다. 우리는 여기서 지난날의 경북대를 다시 소환하고자 한다. 바로 너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정우락 교수

(인문대 국어국문학과, 대학기록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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