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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황제의 곤충이야기

바퀴벌레에서 새우 맛이 난다면

세계적인 식용곤충의 산업화
건강, 자원 효율성 높아 vs 태생적 거부감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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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원의 효율성과 영양학적으로 우수한 식용곤충의 산업화가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개발도상국에서는 귀중한 식량으로써 지금까지도 활발히 소비되고 있습니다. 대척점에 서 있는 선진국에서도 곤충을 별미로 취급하고 즐겨 먹습니다. 아마도 세계에서 곤충을 가장 적게 먹는 나라는 한국이라 생각될 정도로, 식용곤충은 깊고 넓게 지구촌 곳곳에서 소비되고 있습니다. 세상에 먹을 게 얼마나 많은데 징그러운 곤충을 왜, 어떻게 먹는 걸까요. 벌레를 먹는 이유를 말하기 전에 음식의 기본, 맛을 짚고 가보겠습니다. 영화 설국열차에 나오는, 바퀴벌레를 으깨 만든 단백질 양갱은 많이들 아시겠죠. 하지만 바퀴벌레는 통째로 조리해서 먹어야 더 맛있답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벌레의 외피는 게나 새우와 같은 키틴질로 구성되어 있어, 갑각류와 똑같은 식감에 풍미, 맛을 지니고 있습니다. 튀기거나 구워서 먹으면 바삭바삭하고 고소한 맛이 납니다. 이것을 가루로 내어 음식에 향신료로 첨가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하지만 맛만 두고 식용곤충 산업이 발전한 것은 아니겠죠. 곤충을 먹으려고 하는 첫 번째 이유는 자원의 효율성입니다. 같은 양의 쇠고기와 식용곤충의 대표 밀웜을 생산한다고 치면 밀웜을 생산하는 쪽이 압도적으로 적은 양의 자원을 소모하고, 생장 속도가 빨라 신속하게 식품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즉 식용곤충은 적은 자원으로도 다른 육류보다 빠른 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이죠. 그러면서 오염물질의 배출도 압도적으로 적습니다. 크기가 작아서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적고, 배설물도 적게 나오죠. 곤충 종에 따라 배설물을 퇴비로 재활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환경파괴와 자원 고갈에 신음하며 대체품을 찾는 인류의 현실을 생각해보면, 식용곤충은 정말 최적의 해결책이라 볼 수 있습니다.
곤충을 먹으려고 하는 두 번째 이유는 건강입니다. 이것은 식용곤충의 장점이자 한계를 동시에 보여주는 요소인데, 후술하도록 하겠습니다. 곤충은 기존 육류에 비하면 저지방 고단백의 영양을 지닙니다. 대표적인 저지방 고단백의 닭고기와 비교해 봅시다. 메뚜기는 단백질 67g, 지방 2.8g으로, 닭고기보다 단백질이 더 풍부하며 지방 함유량은 닭고기의 10% 수준으로 낮습니다. 곤충은 종류마다 영양소가 다르기 때문에, 필요에 맞는 곤충을 섭취한다면 육류를 섭취하는 것보다 원하는 영양소를 쉽게 얻을 수 있습니다. 곤충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비단 영양소뿐만이 아닙니다. 인체에 유익한 성분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약용으로도 그 빛을 발합니다. 대표적인 약용 곤충, 동의보감과 정부에서 공식 인정한 풍뎅이의 애벌레, 굼벵이는 간에 매우 유익하며 당뇨를 완화하고 신장 기능을 강화합니다. 영양소도 훌륭한데 각종 인체에 유익한 성분도 가득하니, 먹을 이유가 충분합니다. 비록 곤충을 공식 약용으로 사용하는 나라는 아시아권에 불과하지만, 가까운 미래에는 세계 곳곳에서 곤충을 약용으로 사용할 것입니다.

상기한 근거로 인해 식용곤충은 세계 곳곳에서 활발히 소비되고 있습니다. 물론 그건 어디까지나 외국의 경우일 뿐, 한국에서의 식용곤충 산업과 활성화 정도는 매우 미비합니다. 유용하게 사용될 미래 지향적 자원의 사용을 비롯해 세계에서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미미한 점이 너무 많습니다. 식용곤충이 한국에서 유독 힘을 못 쓰는 이유를 십 수 년간 쌓인 저의 경험과 식용곤충으로 성공하신 류시두 대표님의 말씀을 빌려 전해보겠습니다.
한국에서 식용곤충이 힘을 못 쓰는 첫 번째 이유는 가장 중요하지만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이며 이것이 해결되지 않는 한, 한국에서 식용곤충이 흥할 일은 없습니다. 그건 바로 사회적 인식입니다. 외국의 경우 기초교육과정과 여러 사회 프로그램으로 곤충에 대한 인식을 널리 알리고 있습니다. 거부감 없는 곤충 요리도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죠. 하지만 곤충의 혐오스러운 외관을 해결하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음식에 벌레가 보인다면 어떤 느낌이 드실까요. 설령 그것이 식용곤충으로 만든 요리라 할지라도, 본능적인 혐오감을 감추기란 힘든 일입니다. 가장 근본적인 이 문제 때문에 식용곤충에 입문하는 사람은 극소수이고 그만큼 수요가 적습니다. 그럼, 시장으로 절대 발전할 수 없는 상품이 되어버리는 것이죠. 때문에 국내 대다수의 곤충농장에서는 곤충을 식용이 아닌, 동물의 사료나 약용으로 생산합니다. 사람이 먹을 식용으로 키워봤자 수요가 없으니까요. 이 문제의 해결 방법은 곤충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는 것뿐입니다. 그러나 먼 옛날부터 뿌리박혀온 인식을 바꾸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곤충은 사회적 인식과 동행하는 생물입니다. 모든 곤충은 해충이며 사람을 쏘고, 물고, 더럽다는 인식 자체를 바꾸지 않는다면 영원히 해결되지 못할 것이고, 그 시간만큼 한국에서 식용곤충이 빛을 보는 일은 없을 겁니다.
두 번째 이유로는 식용곤충의 방향성이 명확하지 않음에 있습니다. 한국은 아직까지 식용곤충을 요리로 섭취하는 일반 식품인지, 약용으로 섭취하는 기호 식품인지 명확히 구분하지 않았습니다. 이 문제는 첫 번째 문제와 연결되는 문제이자 전술한, 곤충은 건강에 좋기 때문에 먹는다라는 근거와 이어집니다. 한국은 예로부터 건강을 챙겨줄 다양한 동식물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이는 한국 식용곤충 산업의 방향성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식용곤충은 사회적 인식으로 인해 시장이 형성되지 못한 채로 쇠퇴했고, 약용곤충은 자연 강장제를 찾는 사람들의 수요를 충족시켜주며 상품이 개발될 수 있었습니다. 즉 한국에서는 곤충을 요리로 먹으려는 사람보다 약으로 먹으려는 사람이 더 많고, 그에 따라 약용곤충이 대두된 것입니다. 하지만, 약용곤충의 효능에 대해서 정확하게 보고된 사례는 많지 않으며, 실질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약용곤충은 2종뿐입니다. 그렇다고 지원을 해주기에는, 미래에 수요가 늘어날까요? 사회적 인식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늘어나기는커녕, 시장은 정체되고 쇠퇴할 것입니다. 한국에서 이러한 문제를 모두 해결하고 식용곤충이 성행하려면 굉장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여러 언론과 매체에서는 식용곤충에 대해서 마냥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몸으로 와 닿는 식용곤충은 이상하게도 적습니다. 식용곤충이 무궁한 발전을 이룩했다면, 시내 한복판에 곤충요리를 내오는 식당이 있고, 곤충을 첨가해 음료를 판매하는 곤충 카페가 있고, 대형마트에서 누구나 쉽게 곤충요리를 구매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아무리 곤충으로 최고급 요리를 만들어내도 지금과 같은 사회적 인식에서는 아무도 먹지 않는 음식 쓰레기일 뿐입니다. 저는 평소에 식용곤충을 바라보며 항상 이런 생각을 해왔고, 대표님께서도 저와 같은 생각이시던 것에 놀라울 뿐이었습니다. 앞으로 여러분의 식탁에 곤충 요리가 올라올 수 있을지, 살면서 두고 봐야 할 문제일 것 같습니다.


▲대표적인 식용곤충 밀웜을 가공해 만든 밀웜쿠키(사진 제공: 김건우)

김건우 (생환대 생물응용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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