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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기획

코로나로 가속화 된 위기의 학생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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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학생회 없는 학생사회

“투표율 저조는 물론이고 총학생회를 하려는 사람조차 없어서 걱정이에요.” 제 53대 총학생회 스케치 교육실현국장 손정우(경상대 경영 14) 씨의 말이다. 2000년대 이후 처음으로 총학생회 후보 등 록조차 되지 않은 올해, 학생 사회는 위기를 맞고 있다. 입후보가 등록되지 않은 단과대학 및 학부는 3곳이고, 이번에 재선거를 진행하는 단과대학 및 학부는 8곳이다. 손정우 씨는 “사람들이 학생회 활동에 관심을 갖지 않는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학생 사회의 관심을 되돌리기 위해 했던 노력들이 성과가 있었는지 의문스럽다”라며 “코로나가 장기화되는 만큼 더 나은, 다른 방식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작년 총학생회 선거운동 본부 ‘See.U’ 의 투표율은 29.77%로 유효 투표율 기준인 50%에 한참 모자란다. 손종휘(농생대 응용생명 18) 씨는 “고려대의 경우 정회원의 1/3 이상이 투표해야 개표를 진행하며 부산대의 경우 경북대와 동일한 50%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작년의 경우 부산대도 저조한 투표율로 인해 선거가 무산됐다”라며 “학생들의 인식과 하락하는 투표율을 고려해 세칙을 개정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라고 했다. 학생회의 위기 속에서 가장 피해를 보는 건 학생들이다. 본교 총학생회는 현재 비 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체제로 운영되고 있지만 이들의 업무도 4월에 종료된다. 비대위의 경우 원래 맡고 있는 학생회 업무에 추가적인 일이 주어지는 것이라 학생 개인에게 큰 부담이 되며 공약이 존재하지도 않기에 진행할 사업도 없다. 

투표를 통해 선출된 조직이 아니라 정당성도 부족하고 선거운동을 함께 진행한 단체도 아니라 결합력이 강하지 않다. 고려대의 총학생회 없이 2년간 비대위 체제로 운영 중이고 서울대의 경우 이 번 선거가 무산되면 올해까지 2년간 비대위 체제로 운영된다. 이처럼 오늘날 학생회는 수도권과 지방 가릴 것 없이 존재 자체가 위태로운 상황이다. 업무와 책임에 비해 학생 개인에게 주어지는 이익이 적고, 코로나로 인해 체육대회와 축제, MT 등 교내 크고 작은 행사들이 취소되며 학생회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재학생의 인식 변화로 인해 학생회를 하려는 사람도, 학생회에 관심을 갖는 사람도 줄어들고 있다. 권남우(IT대 전자공학 16) 씨는 “학생회는 산소 같은 존재라 있을 땐 그 소중함을 모른다”며 총학생회가 사라지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학생 사회의 위기는 학생회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대학생활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동아리 역시 신입 부원 모집과 활동에 난항을 겪고 있다. IT대학 학술동아리 BIST의 부회장 조채원(IT대 전자공학 19) 씨는 “매년 들어오던 신입 부원의 수가 코로나 탓에 줄어들었고, 학술 모임 등도 제대로 진행 되지 않아 이번엔 신입 회원을 모집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 2회 실시하던 동아리 가두 모집은 작년 가을 축제 기간만 신청을 받아 소규모로 진행했고, 동아리방이 있는 백호관은 1년 넘게 문을 닫은 상태이다. 중앙동아리 합창단 회원 김민성(경상대 경영 17) 씨는 “동아리방에 모여 합창도 연습하고 일상을 나누는 재미가 있었는데 활동을 잠정적으로 중단한지 1년이 넘었다. 올해가 끝날 때까지 모두 모일 기회가 없을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지금도 위기지만 코로나 이후가 더 걱정입니다

5년간 학생회 활동을 한 국동현(행정 14) 씨와 3년간 활동을 한 김동한(IT대 전자공학 16) 씨에게 현주소를 들어보았다.


Q. 학생회로 일했던 지난 날들을 돌아봤을 때 작년은 특별하게 달랐던 한 해였을 것 같다. 어떤 게 가장 기억에 남는가?

국. 스케치 총학생회를 시작할 때 세운 계획들이 있었다. 벚꽃 축제와 농촌 활동 등 학생들이 즐길 수 있는 행사들이 무산되자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어떻게 해야 할지 누구도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고 예전에 학생회에 몸담았던 선배들께 자문을 구해도 그들도 겪어보지 못한 일이라 마땅한 답이 돌아오지 않았다. 그런 와중에 직면한 문제들, 이를테면 대면 수업과 시험 방식, 성적 산출 등 재학생들에게 직결된 것들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 많은 계획이 무산되며 허탈함과 막막함이 느껴졌지 만 주어진 상황 속에서 진행할 수 있는 행사와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점이 다행이다.


Q. 축제를 비롯해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행사를 많이 진행했는데 이에 대한 후 기가 궁금하다

국. 5월까지는 무언가를 시작하는 것 자체가 힘들었다. 그 이후 조금씩 방향성을 찾아가며 야식마차와 e-sports 대회를 시발점으로 학내 크고 작은 행사들을 진행했다. 취업으로 걱정하는 학우들을 위해 라떼 콘서트를 기획해 희망의 메세지를 전해줬던 기억이 난다. 축제 관련하여 말도 많았지만 안전하게 치뤄진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Q. 몇 년 뒤엔 코로나 이후 입학생들이 총학생회로서 큰 행사들을 기획하게 될텐데 이에 대한 준비가 되어있는지 궁금하다.

국. 작년에 했던 모든 일들에 대해 인수인계 서류를 모두 만들고 있다. 예전의 학교 문화에 대해 기억하고 있는 구성원이 적어진다는 게 걱정이기는 하다. 작년 한 해 코로나임에도 여러 행사를 진행할 수 있던 건 스케치 총학 구성원 중 다수가 학생회 출신이라는 점이었다. 언젠가 총학생회의 상당수가 코로나 이후 입학생일 때가 올텐데, 힘든 때가 온다면 이전 총학생회들에게 언제든 연락해서 도움을 구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Q. 과 회장으로서 새내기들을 위해 계획했던 것들 중 무산된 것들이 있을 텐데, 그것들에 대한 아쉬움이 있는가? 

김. 입학은 3월이지만 새내기 생활은 2월부터 시작된다. 새내기 새로 배움터와 개강총회 등에서 겪지 못했을 후배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고, 한편으론 아무런 사고 없이 한 해가 지나가 다행이란 생각도 든다. 

전자공학부 영상 전공반에서 진행하는 ‘영상인의 밤’처럼 ‘회로인의 밤’ 행사를 추진하려 했다. 하지만 학과 학생들을 모은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으로 이것마저 무산돼 안타깝다. 나중에 회로인의 밤 행사가 생긴다면 그땐 선배로서 조언을 전하러 오고 싶다.


Q. 학과 선후배 간의 교류가 끊어지는 것에 대한 걱정이 있지는 않은지 궁금하다. 

김. 과 행사뿐 아니라 학생 사회의 대가 끊 길 수 있겠단 생각을 예전부터 했다. 2016년 당시 새내기들은 고학번 선배들과 스스럼없이 축구도 하는 등 교류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 새내기들에게 15학번 이상은 본 적도 없는 선배들일 뿐더러 비교적 가까운 세대인 18학번 19학번 선배들과의 만남도 코로나 탓에 많지 않았다. 이런 상황이 지속될까 걱정되는 마음이 있다.



이중고 겪는 동아리, 그래도 희망은 있다

코로나와 줄어드는 관심으로 인해 이중고를 겪고 있지만 각 동아리의 목표를 잃지 않고 나아가는 4개 동아리의 장을 만나보았다. 


Q. 코로나19로 인해 작년에 겪었던 어려움이 있다면? 

오렌지파이터스: 신입 부원들의 가입이 늦어진 점을 꼽고 싶다. 매년 말 4년간 활동하며 기량이 최고치에 이른 부원들이 졸업하는데, 신입생들이 그들의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받아 팀 전체의 퍼포먼스를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대구경북 최강 미식축구 타이틀을 유지하는 비법이다. 작년엔 1학기 가두모집이 취소돼 신입생들에게 오렌지파이터스의 존재를 알릴 기회가 적었고 2학기에 다행히 열정적인 신입 부원들이 들어와 주었지만 그들의 경험은 연습 등의 이유로 인해 부족한 상황이다. 또한 리그 폐쇄로 인한 기존 부원들의 기량 저하와 실전 감각 상실 등으 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극반: 여느 동아리와 마찬가지로 연습실 대관, 신입 부원 모집이 가장 힘들었다. 평소엔 당연하게 모이던 풍물실과 동아리방을 사용하지 못하니 외부 연습실 대관에 많은 비용을 들였다. 또한 가두 모집을 진행하지 못해 신입 부원을 학기 초에 모집하지 못했고, 졸업한 선배들의 빈자리를 채울 만큼 많은 신입생 분들이 들어오지 못해 곤란을 겪었다.


줄어드는 동아리 지원자 

동아리 명맥 끊길까 우려돼


Q. 신입 부원 모집에 있어 본인 기수 때 와 어떻게 다른가?

LUWA: 취업 동아리의 특성상 이전까지는 3, 4학년 혹은 졸업 예정인 학년만 모집했다. 하지만 매학기 졸업하는 인원에 더해 코로나19로 동아리 활동을 하지 못하자 이탈하는 인원들로 인해, 동아리의 원활한 활동과 인원 보충을 위해 작년부터 저학년도 모집하기 시작했다. 


Q. 동아리의 전통이나 문화가 사라지진 않을까 걱정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연극반: 한 해 일정의 메인은 정기공연이다. 그렇기에 연극반에 대해 많은 애정을 갖고 공연에 참가한 재학생들이 정기공연의 연출을 맡는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정기공연을 진행할 수 없게 돼 공연에 참가한 경험이 적은 부원들의 비율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그에 따라 차후 상황이 정상화되어 공연을 진행할 수 있게 됐을 때, 연극의 퀄리티가 예전만큼 좋을 수 있을지 걱정된다. 

오렌지파이터스: 미식축구 자체가 매우 격한 운동이다 보니, 흔히들 우리의 군기와 규율이 엄격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만의 특별한 문화는 군기가 없다고 생각될 정도로 좋은 분위기이다. 훈련에서 선후배 관계없이 의견을 나누고 팀워크를 다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편한 선배’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흔히 말하는 군대식 문화를 금기시하고 있다. 우리의 ‘편한 운동부 문화’가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하기보다는 코로나의 확산으로 인해 리그가 사라지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 그로 인해 전국대회 우승이라는 목표가 사라지면 앞서 말한 우리의 문화도 의미가 없기 때문에 어서 코로나가 종식되어 대회 우승을 향해 달려나갈 수 있는 오렌지파이터스가 되길 바란다. 


Q. 내년 임원은 코로나 이전 세대에게 맡길 생각인가? 세대교체가 이뤄짐에 따른 걱정이 있다면? 

동심회: 내년 임원까지는 코로나 이전 동심회를 기억하는 분들에게 맡길 생각이다. 1986년부터 지역사회에 사랑을 나누고자 생긴 저희 단체의 정체성은 ‘정기 방문 봉사’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이러한 시간들을 가질 수 없게 돼 임원진들이 여러모로 힘들어했다. 그럼에도 코로나 이후로 동심회에 들어온 분들이 저희의 ‘만나서 봉사하는’ 문화의 가치를 잃지 않고 잘 이어갈 수 있게 인수인계에 힘쓰고 있으며 현재 임원단이 1년간 전폭적인 서포트를 진행할 예정이라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 


Q. 앞으로 동아리에 기대하고 소망하는 바가 있다면? 

동심회: 많은 분들이 동아리에 들어오시고, 활동해주시면 너무 좋을 것 같다. 취준과 대외활동에 바쁘지만, 많은 분들이 들어와서 동아리의 선배와 후배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 LUWA: 많은 것을 바라진 않지만 동아리가 끊김없이 원활하게 활동을 이어가고, 최대한 많은 인원이 동아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을 얻어가고,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동아리가 되길 기대한다.


이순원 기자 lsw20@knu.ac.kr 

편집 진수별 기자 jsb19@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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