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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기획

당신이 친환경 자동차에 주목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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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는 현대 문명의 초석이다. 예전에는 인간이나 자연의 힘을 이용해야 했던 일들을 현재는 전기가 대부분 대체한다. 전류를 전구에 흘려보내면 빛이 나오고, 모터에 흘려보내면 물체를 움직일 수 있다. 이를 응용해 각종 기계와 전자제품이 탄생했고, 인류의 진보는 더욱 빨라졌다. 전기는 앞으로도 많은 에너지를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 문명의 상징인 자동차도 위와 같은 흐름을 타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최근 친환경 자동차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각국에서도 친환경 자동차 지원 및 인프라 조성 정책을 펼치고 있다. 왜 자동차의 동력원을 화석 연료에서 전기로 바꾸려고 할까●

배기가스를 잡아라

자동차는 대부분 화석 연료를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내연기관(엔진)으로 움직인다. 내연기관은 화석 연료를 태워 기관 내부의 기체를 팽창시키고, 이를 자동차가 움직이는 동력으로 바꾸는 기관이다. 다 타지 못하거나 화학 반응 후 남은 기체는 배기가스로 외부에 배출된다.
초창기에는 증기기관이나 전기를 사용하는 자동차도 고안됐지만, 자동차 업계는 내연기관을 동력원으로 선택했다. 그 이유는 내연기관은 비교적 작은 크기의 기관으로 큰 에너지를 낼 수 있고, 효율도 좋기 때문이다. 덕분에 자동차에 사용되는 내연기관은 19세기 말 처음 소개된 이후 지금까지도 자동차를 움직이고 있다. 그래서 현재의 자동차도 당시 모델과 비교해 외형과 성능은 많이 바뀌었지만, 작동 원리는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20세기 말 오일 쇼크로 유가가 급등하자 세계 각국에서 석유 사용을 줄이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뒤이어 환경 문제가 대두되며 내연기관 자동차는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된다. 원인은 바로 내연기관에서 배출되는 배기가스다. 배기가스는 일산화탄소, 매연, 질소산화물 등으로 배출돼 환경을 오염시킨다. 이에 많은 국가에서 배기가스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시작됐다.
미국은 1975년 기업평균연비(CAFE, Corporate Average Fuel Economy) 기준을 세웠다. 기업평균연비는 자동차 제조사가 한 해 생산하는 자동차의 평균 연비를 규제하는 제도다. 제조사마다 생산 방식이 달라서 기준은 각각 상이하며, 기준 연비를 초과할 시 과태료를 부과한다. 2012년 오바마 정부는 기업평균연비를 매년 5%씩 올려 2025년까지 23.1km/로 설정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당시 내연기관 자동차의 연비가 약 15km/내외로, 내연기관 자동차만으로는 기업평균연비를 충족하기가 힘들어졌다. 그래서 자동차 업계는 연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전기자동차 및 하이브리드 자동차 개발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자동차 업계의 동향은 미국에서만 일어난 것이 아니다. 유럽은 주행거리 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기준으로 규제를 시행하는데, 미국보다 규제가 더욱 엄격하다. 2018년 발표된 유럽연합의 규제 방침에 따르면 2015년 기준 130g/km였던 이산화탄소 배출량 기준이 2020년에는 95g/km, 2030년에는 59g/km까지 강화된다. 현시점에서 95g/km는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나오기 힘든 수치이며, 59g/km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로도 나오지 않는다. 해당 기준을 초과할 시 부여되는 과태료도 수백~수천억 원 단위로 매우 높다. 이에 유럽 자동차 기업들은 발 빠르게 친환경 자동차를 개발하고 있다. 심지어 노르웨이와 네덜란드 등 몇몇 국가들은 2025년부터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 판매를 금지하는 목표를 세웠다.
우리나라도 배기가스 줄이기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해 8월 환경부가 발표한 ‘2021~2030년 자동차 온실가스·연비 기준 행정예고’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평균 온실가스·연비 기준이 2030년까지 온실가스 70g/km, 연비 33.1km/로 강화될 계획이다.
종합하면 세계는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를 점진적으로 강화하고 있으며, 내연기관 자동차는 이 기준을 넘어서는 데 한계에 봉착했다. 이러한 정책이 유지된다면 수십 년 후 내연기관 자동차는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궁극적으로는 배기가스 오염물질을 아예 없애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배기가스를 소량이라도 배출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도 점점 없어질 것이다.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나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시리즈 등 최근 전기자동차 관련 소식이 급부상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시선은 친환경 자동차로

전술했듯 자동차 업계는 내연기관만으로는 규제를 감당하기 힘들다는 것을 인지하고, 친환경 자동차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친환경 자동차는 내연기관보다 대기오염물질이 적고 연비가 높은 자동차로 전기자동차, 하이브리드 자동차, 수소자동차 등이 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전기를 사용해 움직이는 자동차들이다.
전기자동차에는 내연기관과 연료 탱크 대신 전기 모터와 배터리가 있다. 덕분에 내연기관에서 들리는 소음이 전기자동차에는 없고, 주유소에 갈 필요 없이 충전기를 꽂으면 충전된다. 또 재래식의 내연기관과 비교해 전기를 사용하는 전기자동차는 컴퓨터와 회로를 통해 제어하기도 수월하다.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는데, 휴대폰에 사용되는 배터리와 같다. 즉 충전기만 있으면 어디에서나 쉽게 충전할 수 있으며, 밤에 충전했다가 낮에 타고 다니는 식의 운용도 가능하다. 충전은 완속과 급속으로 나뉜다. 완속 충전은 10시간 이상의 긴 충전시간을 갖지만 충전 비용이 적다. 반면 급속 충전은 1시간 내로 80%까지 충전할 수 있지만 충전 비용이 크다. 그래도 내연기관의 화석 연료에 비하면 절반 이상의 충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그러나 전기자동차가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를 완벽히 대체할 수 있을지는 아직 의문이다. 먼저 급속 충전이라도 1시간 내외의 시간이 걸리는데, 몇 분 이내로 끝나는 주유 시간과 비교해 너무 오래 걸린다. 보급된 전기자동차의 주행거리도 200~400km 정도인데, 장거리 운행을 하기에는 짧은 거리다.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무거운 차량과 비싼 가격도 단점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전기자동차와 내연기관 자동차를 섞은 자동차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에는 내연기관과 연료 탱크, 배터리, 전기 모터가 모두 존재해 상황에 맞게 활용할 수 있다. 전기는 내연기관에서 발전해 배터리에 저장한다. 구동 방식은 제조사 별로 다르지만, 보통 내연기관의 효율이 나오지 않는 부분을 전력으로 보완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전기자동차는 기어 변속이 없어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가속이 훨씬 좋다. 이 때문에 오르막에서 기어 변속이 단순화되거나 아예 필요가 없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두 시스템이 공존하기 때문에 비싸고 무겁다. 연비나 배기가스도 내연기관만큼은 아니지만, 미래 규제에 아슬아슬하게 걸치는 수준이다.
수소자동차는 전기를 사용하지만, 전기자동차처럼 배터리를 충전하는 방식이 아니다. 수소와 산소가 화학 반응하면 전기가 발생하고 물이 나오는데, 이를 활용한 것이 수소자동차이다. 수소자동차는 미래자동차로 크게 주목받고 있는데, 기존 전기자동차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소자동차는 충전 시간이 내연기관 자동차와 비슷한 수준으로 빠르며(3~5분), 600km 이상의 장거리 운행도 가능하다. 다만 아직 상용화가 이뤄지지 않아 가격이 비싸고 충전소 등의 인프라가 많이 조성되지 않았다는 단점이 있다.

정부 차원의 노력

마차 인부가 말에게 채찍만 휘두르지 않듯, 세계는 내연기관 자동차 규제에만 열을 내지 않는다. 각국 정부들은 친환경 자동차 보급을 위한 당근을 던지고 있다.
친환경 자동차 보조금 지원 정책은 이미 많은 나라에서 시행하고 있다. 친환경 자동차 진입 장벽 중 하나인 높은 가격을 해결해 소비자의 부담을 덜겠다는 의도다. 우리나라에서는 친환경 자동차를 구매할 때 국비 보조금과 지방 자치 단체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보조금은 구매할 차량의 가격과 에너지 효율 등을 고려해 차등 지급된다. 대구광역시의 경우 올해 기준 전기자동차(승용차) 1대를 구매할 때 국비 605~820만 원, 시비 500만 원의 지원금을 받아 총 1,105~1,320만 원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최근 주목받는 전기자동차인 현대 2021 아이오닉 5의 출고가가 5,200~5,700만 원인 것을 생각할 때, 약 20% 정도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세금 감면과 기름값 절약까지 생각한다면, 경제성 면에서 내연기관 자동차에 크게 뒤지지 않는 수준이다.
자동차 제조사에도 친환경 자동차 지원이 들어간다. 내연기관 자동차가 기준 연비와 배기가스를 초과할 시 과태료를 부과한다면, 친환경 자동차 제조에는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지난 1월 21일 기획재정부와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올해 친환경 자동차 보급물량을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전년 대비 전기자동차가 21.4%, 수소자동차가 49.2% 늘었는데, 수소자동차에 대한 지원이 크게 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수소충전소는 54기를 구축하고 적자운영 충전소에 수소연료 구입비 일부를 신규 지원하는 계획도 마련했다.

정착하는데 필요한 것들

2012년 미국 오바마 정부의 기업평균연비 강화 계획이 발표된 이후, 자동차 업계는 크게 반발했다. 사실상 내연기관 자동차의 생산을 점진적으로 제한하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2017년 트럼프 정부는 파리 기후 협약*을 탈퇴하고 연비 기준을 동결하기로 했다. 배기가스와 환경오염보다는 기업들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때는 반대로 트럼프 정부와 친 내연기관 자동차 업계에 대한 많은 시민과 환경단체의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상황은 올해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하며 반전됐다. 미국은 파리 기후 협약에 복귀했고, 배기가스 규제를 다시 강화할 예정이다.
미국의 사례에서 보듯 배기가스 감축은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다. 이미 내연기관 자동차는 100여 년 이상 자동차 시장을 독점했고, 그 세월 동안 개선과 발전이 거듭 진행됐다. 이런 내연기관 자동차 산업을 정부에서 십수 년 안에 버리라고 한다면 기업에서는 전혀 달갑지 않을 것이다. 이미 내연기관 자동차를 위해 준비된 거대한 공정들과 사업 계획을 모두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자동차 산업은 규모가 매우 크기 때문에, 내연기관 자동차의 텃세는 친환경 자동차 보급에 제동을 걸 수 있는 변수다.
“친환경 자동차가 정말 ‘친환경’인가?”라는 의문을 던지는 사람도 많다. 친환경 자동차도 일단은 자동차이므로 제조 공정에서 환경오염이 발생할 수 있고, 전기는 공짜가 아니기 때문이다. 충전소에서 공급하는 전기도 대부분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발전소에서 나온다. 전력 발전 사업도 자동차처럼 친환경화되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 화력발전소나 원자력발전소만큼의 큰 전력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현실적으로 친환경 자동차를 사용한다고 해서 환경오염을 100% 막을 수는 없는 셈이다.
그래도 친환경 자동차가 내연기관보다 ‘친환경’적인 것은 사실이다.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효율도 발전소에 비해 내연기관이 훨씬 나쁘고, 발전소는 정화 시설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궁극적으로 환경오염을 줄이려면 친환경 자동차 보급은 지속하되, 친환경 발전에도 많은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 친환경 자동차의 보급을 시작으로, 언젠가 인류가 화석 연료 에너지로부터 완전히 해방되기를 바란다.

*파리 기후 협약: 2015년 12월 12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UN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본회의에서 채택된 협약이다.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막자는 내용으로, 195개 당사국이 채택했다.

참고문헌
김성태, 김재진, 심언 『전기차 사용자가 전해주는 전기차 이야기』, 다독임북스, 2019
권순우, 『수소전기차의 시대가 온다』, 가나출판사, 2019

유동현 전임기자
편집 조현진 기자 jhj20@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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