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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놀이터

『오베라는 남자』의 오베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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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곳에 고자질을 하러 온 것이 아니다.’ 
이는 『오베라는 남자』의 주인공 오베의 성격을 가장 잘 드러내는 문장이 아닐까 싶다. 오베는 회사에서 자신이 도둑으로 누명을 썼을 때 이 말을 한다. 그는 실제 범행 장면을 목격하였음에도, 신고하는 건 자신이 회사에 들어온 목적과 다르다는 이유로 자신의 누명을 굳이 벗으려 하지 않았다.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그의 행동을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이 책을 통해 오베가 누구인지, 정확히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된다면 오히려 오베다운 행동으로 보일 것이다.
오베는 자신의 가치관이 뚜렷해 남들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이다. 지나치게 원칙주의자이면서 고집불통인 성격 탓에 주변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 어려서부터 불우했고 똑 같은 일을 하며 지내왔던 주인공 오베에게는 흑백으로 보이던 세상에 유일한 색깔이었던 아내가 있었다. 그렇게 사랑했던 아내가 죽게 되자 다시 무채색의 세상에 남겨진 주인공은 끊임없이 자살을 시도한다. 그에게 가장 고통스러운 일은 아내의 손을 다시 잡을 수 없다는 일이고, 유일하게 자신을 이해해줬던 아내가 없는 세상은 살 이유가 없는 곳이었다. 하지만 주변 인물을 돕고 작은 일들을 챙기느라 자살하지 못하게 된다.
우리 주변에서 오베와 같은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없기에 이 책이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고집불통이지만 은근한 정을 드러내기도 하는 오베의 캐릭터에 감탄하면서 책을 읽었고, 오베에게서 드러나는‘강한 신념’에도 찬사를 보냈다. 오베가 자신의 신념에 따라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도 아마 스스로에 담긴 자신의 가치관이 누구보다 선명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오베가 남들에게 무뚝뚝한 면이 있다 하더라도 절대 피해를 주지 않으려 했던 것 역시 그의 가치관 중 하나였을 것이다. 
우리는 어떤 가치관을 지니고 있을까? 될 수 있으면 거목 같은 가치관을 가지면 좋겠다. 거목은 한자리에 굳건히 서 있지만 깊은 뿌리와 넓은 가지를 통해 자신의 영역을 확장시켜 나간다. 내가 지닌 가치관이 그저 굳건한 아집에서 끝나지 않고 다른 사람의 가치관 또한 포용해줄 수 있는 넓고 듬직한 신념이었으면 더 좋겠다.
오베의 생각과 행동을 보면서 난 나에게 주어진 시간 동안 어떻게 살아야 할지 더 고민하게 되었다. 누군가는, 어쩌면 나 또한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내고 흘러가듯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냥 이렇게 산다면 결국 제대로 된 열매를 맺는 건 힘들 것이다. 따라서 남은 시간을 값지게 보내기 위해, 거목 또한 작은 씨앗에서 출발하듯이 작지만 치열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이전의 내 태도를 돌이켜 보면, 작은 노력이 가져오는 소소한 변화들이 그다지 힘이 없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저 귀찮음이라는 감정으로 인해 미뤄뒀던 독서 한 페이지가 어쩌면 나비효과처럼 내 미래에 큰 영향을 끼친 것도 같다. 물론 한 페이지의 독서가 당장에 변화를 가져온다는 뜻은 아니다. 이러한 한 페이지들이 모여 한 권이 되고 사고와 행동에 영향을 미쳐 앞으로의 내 선택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지혜가 될 수도 있다.
이 책의 주인공 오베는 책의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까지 일관되게 진실한 사람이었다. 누군가에겐 그저 심술궂은 할아버지일 수도 있으나 난 그를 통해 작은 교훈을 얻게 되었다. 그러나 오베의 신념을 그대로 따라야 한다는 의도로 이 글을 쓴 것이 아니다. 우리는 오베가 자신의 신념을 지켜온 방식을 닮아야 한다. 우리는 각자 자신만의 환경과 개성이 있다. 이 글을 읽은 누군가가 오직 자신의 신념에 따른 선택을 내릴 수 있는 용기를 가지길. 그가 하는 결정의 중심에 스스로가 세운 가치관이 곧게 서기를 바라본다. 『오베라는 남자』의 오베처럼.


김도형(경상대 경영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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