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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만나지 않아도’ 즐거운 대학 축제를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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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한 번 제대로 밟아보기도 전에 헌내기가 됐다”. 이러한 우스갯소리가 20학번 학생들 사이에서 돌 만큼, 지난해 2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사태는 장기전이 되었다. 경제, 사회, 문화, 스포츠 등 모든 분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코로나19 팬데믹은 대학 문화도 완전히 뒤바꿨다. 수많은 학교가 비대면 수업 인프라를 구축하고, 대면으로 진행해야 할 행사들을 최소화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잡음도 많이 발생했다. 너무도 급작스러운 상황인 데다가 전례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1년 동안 기존의 격식에서 벗어난 ‘이 시국 대학교’가 그럭저럭 완성됐다.

1년으로 끝났다면 좋았겠으나, 2021년 역시 코로나19로 얼룩진 한 해가 되었다. 백신 접종률은 집단 면역을 기대하기엔 아직 부족한 수치이고, 일일 확진자 수도 여전히 적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는 속도만큼은 팬데믹의 영향을 받지 않아 어느덧 꽃피는 5월이 도래했다. 보통 때였다면 여느 대학들이 축제를 열고 늦은 봄, 다가오는 여름을 기념했을 시기다. 지난해에는 축제 기간을 고려할 여유도 부족했겠으나 올해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벌써 2년째인 이 시국, 캠퍼스의 낭만을 즐기지 못한 학생들에게도 환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대면으로 축제를 진행하는 것에는 여전히 무리가 있다. 대면 수업을 하는 것만으로도 교내에서 확진자가 여럿 발생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당장 지난달에도, 부산 모 대학에서 교내 집단감염이 발생했음에도 학교 측이 대면 수업을 강행해 물의를 빚은 일이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 노상 음주가 허용되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확률이 높은 대학 축제를 대면으로 진행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축제의 필요성, 대면의 한계, 뫼비우스의 띠에 오른 것 같지만 해답은 의외로 간단하게 찾을 수 있다. 파격(破格), 그냥 기존의 격식을 깨부수는 것이다. 플리마켓은 꼭 백양로에서 진행해야만 할까? 동아리 공연은 반드시 일청담 앞에서 펼쳐야 할까? 축하공연은 기필코 학생주차장에서 열려야 할까? 그렇지 않다. 물론 서로 얼굴을 보며 나누는 비언어적 소통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은 모두 알고 있다. 하지만 이 비언어적 소통에 자칫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끼어들 수 있는 상황인 만큼, 조금 더 안전한 ‘온라인 세상’으로 축제의 장을 잠시 옮기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온라인 축제가 대학 축제 특유의 분위기를 살리기 힘들다면, 공연 등 대면 행사를 진행하되 입장 가능 인원을 제한하고 나머지는 생중계 방송으로 대체할 수도 있다. 또 아예 학교에 오지 못하는 학생들을 고려해서, 신입생 축하 키트처럼 우리 학교만의 특징을 살린 ‘축제 키트’를 신청자들에게 배송해 소속감이나 일체감을 더해줄 수도 있을 것이다.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코로나19 시대의 파격, 새롭고 다양한 형식을 고안함으로써 충분히 즐겁고 기념적인 대학 축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기나긴 코로나19 사태는 피로감과 우울감을 가져왔지만, 한편으로는 쇄신의 기회를 주기도 했다. 지쳐있는 모두를 위한 축제, 그러나 기존의 형식에서 벗어난, 보다 안전하게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축제가 필요하다. 오는 가을에 있을 본교의 대동제도 ‘파격적인’ 행사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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