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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취미가 궁금해요

자연이 나에게 주는 선물, 너무 소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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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살이 되던 해, 2월이 되자마자 나는 다이어트를 결심했다. 다이어트를 결단한 것에 큰 계기는 없었고, 그저 남들처럼 매년 하는 다이어트를 성공해 보자는 새해 다짐 같은 것이었다. 아침에 먹는 빵과 알싸한 마라탕, 느끼한 파스타를 포기하지 못해서 식단관리는 저녁 6시 이후 아무것도 안 먹기 정도로 하고, 운동을 더 열심히 하기로 했다. 작년 초는 코로나가 심각했던 시기라 주로 강변을 뛰거나, 홈 트레이닝, 등산을 했다. 사실 처음에 등산을 하게 된 이유는 코로나 상황 때문이었다. 친구와 만나고 싶은데 외식을 하거나 카페를 가기는 위험해서 친구가 우리 집 뒤에 있는 ‘문수산’에 등산을 가자고 했고, 다이어트로 열심히 운동 중이던 나는 흔쾌히 친구를 따랐다. 친구의 말에서 시작된 등산이지만 이젠 나의 소중한 취미가 되었다. 

코로나 상황 속 등산은 참 좋은 취미이다. 헬스장이나 수영장 등을 가는 것이 주저되는 요즘 개방된 공간, 공원이나 산으로 발걸음을 향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을 본다. 작년에 특히 날씨가 좋은 봄과 가을엔 한 달에 4번 정도 산에 올랐다. 집에만 있기엔 아까운 계절에, 그 시간을 흘러가게 두고 싶지 않아서 날이 좋으면 무조건 산에 가려고 가방을 챙겼다. 

산에 오르기로 마음 먹으면 무조건 정상까지 올라야 한다는 목표가 생긴다. 소소한 목표이지만 정상에 오르면 성취감이 생겨 뿌듯하고 기분이 좋아진다. 다이어트 중이었던 나는 산 정상을 찍고 내려오면 거의 1000kcal는 소비하는 셈이라 조금은 마음 편히 젤리나 과자, 과일을 챙겨가서 먹었는데, 정상에서 먹는 음식이 가장 맛있고, 그 순간 행복의 감정을 느낀다. 삶의 작은 성취감과 행복한 순간들이 모여 내 삶에 가치가 더해지는 것을 느끼며 그 순간의 감정들이 내 머릿속에 쌓여 더 행복한 내가 되는 과정 속에 있음을 깨닫는다. 

마음에 여유가 필요할 때 등산을 하면 좋다. 평탄하지 않은 산길을 천천히 걷고, 산의 아름다운 풍경과 새소리에 집중하게 되어 멀리 여행을 나온 것도 아닌데 일상에서 벗어난 홀가분한 기분이 든다. 시간에 쫓겨, 일상에 지쳐 평소에 하지 못했던 생각들을 하기도 하고, 내 주변을 돌아보기도 하면서 분주했던 마음을 정리하고 나에게 더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긴다. 오로지 나를 위한 시간을 선물해주는 특별한 장소라 더 애착이 간다. 

조경학과생이라 그럴 수도 있지만, 등산을 하면서 나무, 꽃, 날씨, 바람, 온도 등 자연에 관심이 더 생겨 자연을 더 사랑하게 되었다. 전에는 지치는 날엔 영화관에 가거나 노래방에 가서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며 스트레스를 풀었는데 요즘은 공원에 가서 산책을 하거나 산에 오른다. 그게 더 좋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의 변화를 느끼는 것이 좋고, 사계절 속의 나와 그 순간의 자연을 사진으로 담는 것이 또 다른 취미가 되었다. 

연두의 새순이 초록의 녹음으로 변해가는 시간을 즐기며 단풍이 빨강과 노랑으로 물들어가는 것을 보며 황홀해 한다. 여름에 매미가 울고 계곡의 물이 흐르는 소리를 들으며 시원함을 느끼고 괜히 옛 추억이 떠오른다. 바람이 차질 무렵에는 겨울만의 포근한 분위기가 좋아 설레며 겨울을 준비한다. 사계절이 지나 또 다른 봄을 맞이하는 일이 즐거워졌다. 

바쁜 일상에 지쳐 나만의 시간이 필요할 땐 혼자 등산을 하며 사색의 시간을 가졌고, 때론 친구, 연인, 가족과 함께 하여 나누는 대화 속에서 자연스레 서로에 대해 더 깊이 알아가기도 했다. 혼자 오르면 숨이 차고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은 오르막길에서 삶의 힘든 순간들에도 항상 옆에 있어주는 사람의 소중함을 깨달았으며 함께하는 사람이 있어 즐겁고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낯부끄러운 고백을 하기도 했다. 생각해보면 산에 소중한 추억들이 많다. 산은 인생의 풍파를 담고 있어서 많은 것을 깨닫게 한다. 지금이 내 인생의 길에서 산 중턱 어디쯤 위치하는 지는 잘 모른다. 그러니 자연과 시간의 흐름을 타면서 지금을 잘 살아가고 싶다.



김의진

(농생대 조경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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