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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유변

그럼에도 신문을 쓴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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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인터넷 게시판에서 우리 신문과 관련한 글을 본 적이 있다. 우리 신문을 음식 먹을 때 바닥에 까는 용도로 사용한다는 내용의 글이었다. 읽으면서 마음이 아팠지만, 현실이 이렇다는 것을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기자 활동을 하기 전에도 사람들이 신문을 읽기나 할까 걱정을 많이 했었다. 기사를 읽기보다 다른 용도로 쓰는 게 어쩌면 당연한 현상일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항상 스마트폰을 가까이 두고 있어 종이 신문보다 스마트폰으로 더 빠르고 편하게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오히려 유튜브와 SNS에서 더 많고 흥미로운 정보를 얻을지도 모른다. 요즘 사람들에게 종이 신문은 필요 없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아무리 열심히 기사를 써도 읽어줄 사람이 없다면 헛수고가 되어 버리진 않을까 걱정됐고 종이 신문은 어느새 시대에 뒤처진 매체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 1999년에 창간돼 20년 동안 대학생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대학내일’이 장기간 휴간, 사실상 폐간 절차를 밟는 것을 보면서 어쩌면 우리 신문도 시대의 흐름 속에 사라져 버리는 것은 아닐까 고민이 많아졌다.
그럼에도 신문 기사를 쓴다는 것은 여전히 의미 있는 일이다. 단순히 읽기 쉽게 요약된 카드 뉴스나 정리된 유튜브 영상과는 전혀 다른 매력을 품고 있다. 짧고 요약된, 재미만을 첨부한 글에서는 전혀 느낄 수 없는 진지하고 정직한 매력이다. 이런 매력을 보여주기 위해 기사를 쓸 때 한 글자 한 글자 정확하게 쓰려고 노력한다. 
이해가 잘 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단어는 무엇인지 끊임없이 생각해본다. 혹여나 편파적인 내용은 없는지 계속해서 살피고 항상 중립적으로 기사를 쓰기 위해 여러 번 검토한다. 정확한 사실을 그대로 적기 위해 취재했던 내용도 다시 살펴보곤 한다. 원고지 몇 매의 짧은 기사일지라도 절대 허투루 쓰지 않았다. 10번, 20번 읽고 또 읽어서 틀린 점은 없는지, 완전한 글이 될 때까지 밤새 고민하고 수정했다. 비록 인터넷 뉴스가 우리 신문보다 훨씬 빠르게 정보를 주어도, 정확도에서 우리와 큰 차이가 없더라도 몇 날을 고민하고 또 고민해서 써낸 우리들의 기사들은 가장 정직한 기사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다.
또한 신문의 매력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참신한 주제가 필요하다. 예전에 주간 교수님께서 해주신 말씀이 기억난다. 기획 기사를 쓰기 위한 기획서를 발표를 했을 때였다. ‘헬스’나 ‘트로트’ 같은 대중적인 주제일수록 할 이야기가 많을 것 같다는 생각에 당연히 기획 기사로 만들기 좋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내 생각과는 달리 교수님께서는 “네이버나 유튜브를 검색하면 더 자세히 볼 수 있는데 왜 그걸 우리 신문에서 다루어야 하지?”라고 문제 제기를 해 주셨다. 종이신문으로 다른 미디어 매체들과 경쟁하려면 정말 양질의 정보와 흥미를 이끌 수 있는 주제를 찾아내어야 했다. 인터넷 검색으로는 나오지 않는 좋은 정보들을 찾기 위해 책을 뒤지면서 찾아보고, 어렵더라도 다양한 논문 자료를 읽어도 보았다. 기사로 쓸 만한 정보를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신문이 가지는 매력. 그 매력 때문에 나는 신문을 포기할 수 없다. 다른 많은 사람도 이 매력을 알았으면 좋겠다. 그렇기에 신문을 읽는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그를 위해서라도 열심히 써보자고 생각했다. 비록 신문이 음식물을 흘리는 것을 막는 용도로 깔려있다고 해도 무심결에 한 문장이라도 흘려볼 때 무언가를 느낄 수 있도록 제대로 쓰자고 다짐해 본다.


장문수
문화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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