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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만난 사람

제22회 대구단편영화제 상영작 APART 를 만나다

지난달 25일부터 30일까지 6일간 제22회 대구단편영화제(DIFF)가 열렸다. 대구단편영화제는 대구 경북 유일의 전국경쟁영화제로 국내 단편영화 제작을 활성화하고 지역 영상을 발전시키겠다는 목표 아래 해마다 열리고 있다. 경쟁부문은 <국내경쟁>과 대구 경북을 기반으로 제작된 영화들의 경쟁부문인 <애플시네마> 두 가지이다. 코로나라는 힘든 상황 속에서도 이번 국내경쟁 출품작은 총 946편에 달했으며, 예심을 거쳐 선정된 43편의 작품(국내경쟁작 35편, 애플시네마 8편)이 영화제 기간 동안 상영됐다. 그중 애플시네마 부문에 본교 재학생 채지희(사회대 신문방송 16) 씨가 감독을 맡은 작품 <APART>가 선정됐다. 두 번의 상영 중 첫 상영을 마친 채지희 씨를 만나봤다●


▲제22회 대구단편영화제 포스터 <출처: DIFF>


Q. 이번 대구단편영화제에서 작품이 상영되는데 어떤 과정을 거쳐 작품이 선정된 것인가?

A. 영화를 만들고 영화제에 출품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하면 심사에 들어간다. 심사를 통해 뽑힌 소수의 작품이 상영되는데, 주요 지역단편영화제들은 보통 그 지역에서 만든 영화를 따로 뽑는 부문이 있다. 대구단편영화제에서는 애플시네마라는 부문이다. 이번에 만든 작품은 애플시네마 부문에 선정된 것이다.

Q. 영화 <APART>에 대해 소개해 달라.

A. <APART>는 경비원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이다. 노년의 경비원 김 씨는 아파트 주민들의 각종 요구에 시달린다. 아파트에는 지속적으로 민원의 대상이 되는 주민이 있는데 바로 1006호에 사는 할머니다. 계속되는 주민들의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김 씨가 1006호 할머니를 찾아가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Q. 어떻게 해당 작품을 만들게 되었나?

A. 최근 아파트 경비원을 향한 갑질을 다룬 뉴스가 많았다. 이러한 문제의 원인은 서로의 삶이 너무 동떨어져 있어서 상대방의 삶에 무관심해진 탓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경비원 김 씨를 상상하고 그의 이야기를 썼다. 사소한 말이나 상황이 김 씨의 편에선 어떻게 다가오는지 바라보고 공감할 수 있으면 좋겠다.

Q. 코로나로 인해 영화 작업에 힘든 점은 없었나?

A. 이번 작품이 두 번째로 감독을 맡은 작품이다. 첫 작품을 찍을 땐 코로나가 없었는데 이번엔 코로나 때문에 상당히 많은 불편을 겪었다. 먼저 비접촉식 체온계를 사서 모든 스태프와 배우들의 체온을 체크해야 했고, 마스크도 계속 쓰고 있어야 해서 불편했다. 또 촬영 장소를 구하는 것이 힘들었다. 독립영화이다 보니 예산이 많지 않다. 때문에 촬영 장소를 구할 때 돈을 내고 장소를 빌리기보단 허락을 구하고 촬영을 한다. 하지만 이번엔 코로나 감염을 우려해 거절하시는 분이 많았고 장소 대여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Q. 이번 작품을 만들면서 가장 많이 신경 썼던 부분은 무엇이었나?

A. 아무래도 연출에 신경을 많이 썼다. 사회적인 문제를 다룬 이야기이고 직업적으로 약자의 위치에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의 힘듦을 보여주고 싶었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위치에 있는 관객들에게 그들의 힘듦을 와닿게 하려고 연출과 연기 등 보이는 것에 많은 신경을 썼다. 

Q. 작품이 이번 영화제에 선정된 소감은 어떤가?

A. 첫 상영 및 GV(영화 상영 전후, 영화 관계자와 관객간의 대화)를 마쳤는데, 관객 분들이 영화를 잘 봤다는 감상평과 영화의 TMI 정보를 말해 달라거나 하는 재밌는 질문들을 많이 해주셔서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 
영화가 처음 관객들에게 닿게 되어서 기뻤다. 주연을 맡은 박경용 배우님도 함께 GV에 참여했다. 배우님이 GV 중 영화를 찍은 소감에 대한 답으로 자신도 평소 경비원에 대해 관심이 없었는데 이 영화를 찍고 나서 좀 더 신경이 쓰이고 시선이 가게 되더라는 말을 해주셨다. 그 말이 인상에 남는다. 앞으로 영화 상영 기회가 더 생겨 관객들과 이야기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

Q. 이번 대구단편영화제 이후에 영화 <APART>를 다시 볼 수 있을까?

A. ‘인디뮤비 옛 북성로’에서 09월 18일 오후 7시에 영화 상영 후 관객과의 토크가 예정돼 있다. 소수의 인원으로 진행되는 행사라 @otters_map 인스타그램의 안내번호를 통해 선착순 5명을 지원받는다. 추가로 대구MBC 독립영화관 채널에서 방영할지 논의 중에 있는데 확정된 것은 아니다. 
  
Q. 작년 대구단편영화제에서도 첫 번째 작품 <노크>가 상영작에 선정됐었다. 이번 작품 이전의 작품 활동이 궁금하다.

A. 제20회 대구단편영화제에서 대상과 관객상을 받은 영화 <밸브를 잠근다>에 스태프로 참여한 게 첫 영화작업이었다. 감독 옆에서 촬영되는 씬들을 기록하는 스크립터였다. 그 이후로도 여러 다른 작품들에 조감독, 촬영보조 등 스태프로 활동했었다. 작년에는 2019 대구다양성영화제작지원사업에 선정돼 처음 감독을 맡은 영화 <노크>를 찍었다. <노크>는 가정폭력을 소재로 한 영화로, 고등학생 ‘수연’이 가정폭력을 겪는 ‘진우’의 집에 과외를 받으러 가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Q. 학교생활을 하면서 영화촬영을 병행하고 이전엔 교환학생을 다녀오기도 했다. 여러 가지 일들을 잘 수행해내는 비법이 있나?

A. <APART>는 작년 2학기에 학교를 다니면서 촬영한 작품이다. 당시 <APART>를 촬영하면서 또 다른 영화의 조감독도 맡아 했었다.
계획을 세워 행동하는 편이다. 스케줄러 쓰는 걸 좋아해서 잘 쓴다. 하고 싶은 일을 막연히 떠올리기만 해선 이뤄지는 것 없이 시간만 흘러간다. 그러지 않기 위해 뭔가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관련된 공모전을 찾아 준비하는 등 곧바로 단기적인 목표를 세운다. 교환학생의 경우에도 교환학생을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바로 다음 학기 교환학생을 목표로 구체적인 계획을 빠르게 만들었었다. 추진력이 좋은 성격도 한몫하는 것 같다.

Q. 시나리오를 쓸 때 주제는 주로 어디에서 찾는가?

A. 아직까진 스스로의 경험에 많이 기반하는 것 같다. <노크>, <APART> 모두 기본적인 소재는 경험에서 떠올렸고 거기에 이야기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번 작품도 사는 아파트에 경비원 분과 친하게 지내는데 그 분이 일하시는 걸 보고 소재를 얻었다. 
  
Q. 영화작업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A. 모든 스태프들이 각자의 동기와 목표를 가지고 참여하고 그것들이 충족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회의를 통해서 스태프들이 원하는 것들도 작품에 많이 반영하는 편이다. 나 혼자만 만족하는 작품은 재미가 없으니까 스태프들, 배우들에게 의견도 많이 물어보고 함께 작품을 만들어나간다. 다 같이 즐겁게 만드는 게 중요한 것 같다.
   
Q. 그동안 영화를 만들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

A. 영화를 찍다보면 많은 일들이 있어서 하나를 고르기 어렵지만 최근에 <APART>를 촬영하면서 있었던 일이 기억에 남는다. 촬영 장소로 선정한 아파트가 철거예정이었다. 평소 마음에 들어 하던 아파트라 철거 전에 영상으로 남기고 싶어 그 아파트를 촬영 장소로 선정한 것도 있었다. 아파트에서 촬영하다 보니 양해를 구하는 공고를 붙였는데 적어둔 전화번호로 문자를 받았다. 문자는 ‘xxx호 사는 여인입니다.’로 시작해 몇 십 년 동안 살았던 아파트가 없어진다니까 마음이 울적했는데 영화로 담아주신다고 하니까 마음이 따뜻했다. 영화가 완성되면 꼭 보고 싶다는 내용이 시처럼 담겨있었다. 촬영 도중에 그 문자를 받았는데 굉장히 기분이 좋았었다. 

Q. 영화인을 꿈꾸는 학우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활동이 있다면 무엇이 있나? 

A. 적극적으로 작품을 만들어봤으면 좋겠다. 특히 영화감독이 하고 싶다면 시나리오를 써서 영화제작지원사업에 지원해 영화를 꼭 찍어봤으면 좋겠다. 한 번만 만들어봐도 계속 이 진로로 나아갈지 결정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Q. 앞으로도 계속 작품 활동을 하게 된다면 어떤 영화를 만들고 싶은가? 

A. 사회 문제, 그중에서도 10대들의 고통에 관심이 많다. 학교폭력, 교우관계, 학업 등 10대들에게 많은 고통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들과 관련된 이야기를 쓰고 싶다. 또 편견을 주제로 한, 다른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영화도 만들어보고 싶다.



▲영화 <APART> 촬영 현장 속 채지희 씨의 모습. 촬영 현장이 바쁘게 돌아가다보니 채지희 씨의 사진은 많지 않았다. 영화 <APART>를 통해 영화 <노크>에 이어 두 번째로 감독을 맡았다.


▲영화 <APART>의 한 장면이다. 아이가 경비원 김 씨에게 가방을 맡아달라고 하고 있다. 아파트 주민들은 경비원 김 씨에게 각종 요구를 해온다. 


▲영화 <APART>의 촬영 장소로 선정된 아파트는 철거를 앞두고 있다. 채지희 씨는 철거 예정인 해당 아파트를 영상으로 남기고 싶었다. 


▲주인공인 경비원 김 씨 역은 배우 박경용 씨가 맡았다. 박경용 씨는 이번 영화를 촬영하고 경비원들의 삶에 좀 더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촬영 소감을 밝혔다.

<사진 제공: 채지희(사회대 신문방송 16) 씨 >


김민진 기자 kmj19@knu.ac.kr
편집 조현진 기자 jhj20@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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