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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기획

준비하시고, 클릭하세요! 학교도, 학생도, 헤매는 수강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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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앞에 앉았다. 다가오는 수강 신청을 위해서다. 컴퓨터 시계를 켜놓고 초조하게 정각을 기다린다. 3초. 2초. 1초. 정각이 되고 클릭해보지만 서버는 마비된다. 아무리 눌러봐도 먹통이다. 듣고 싶은 강의를 포기하고 인원이 남는 강의를 찾아 다니기 시작한다. 역시 이번 학기 수강 신청도 실패다. 본교 학생이라면 한 번쯤은 겪어봤을 일. 학생인 우리는 왜 수업이라는 학습권을 누리는 것이 이렇게 힘든가. 수강 신청 경쟁이 가장 극심한 세 학과의 상황을 심층적으로 다루고 이에 대한 근본 원인을 파악해보고자 한다●


수강 신청 너무 어려워요!


아래는 수강 신청 경쟁이 가장 극심한 세 학과의 사례이다.

경영학부

이번에도 전공 수업 신청에 실패했어요. 
경영은 증원을 시도조차 할 수 없어요. 


현재 경영학부는 본전공생 1,033명, 복수전공생 235명으로 대략 1,300명 정도의 학생이 경영학부의 전공 수업을 들어야 한다. 또 경영학부는 과 특성상 복수전공생과 부전공생이 매우 많다. 그뿐만 아니라 부전공을 이수하려는 학생들의 수는 파악 불가능하므로 그 학생들의 수까지 수강 인원에 더해진다. 이 때문에 전공과목의 수강 신청은 더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A(경상대 경영 20) 씨는 “경영학부 특성상 타과 학생들이 강의를 듣는 경우가 많은데 아무리 경영 본전공생들에게 수강꾸러미 우선신청권을 준다 하더라도 타과 학생들이 경영학부 휴학생들의 아이디를 빌려 수강신청에 성공하는 경우도 있어 수강꾸러미 우선권 제도에 구멍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경영학부 전공과목 및 주관 교양과목의 경우 증원 신청이 엄격하게 제한돼 증원신청제도를 이용할 수도 없다. 본교 경영학부는 *AACSB 국제 경영 교육 인증을 받았고 이에 따라 수업의 질을 엄격히 관리하게 돼있다. 따라서 학부 측은 “수업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을 수 있는 대단위 수업을 피하고자 모든 강의의 수강정원을 제한해 교수 재량의 개별증원 및 일괄 증원도 가급적 제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수강 신청 사태에 대해 경영학부는 “코로나 상황 속 대면 수업 결정으로 인한 수강정원 축소로 학생들로부터 많은 문제가 제기됐다”며, “원래 70명 기준으로 개설된 전공 온라인 수업을 이번 학기에는 100~130명으로 증원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AACSB(국제 경영 교육 인증) : 경영대학이 갖추어야 할 교수진, 학생지원, 교육과정, 시설, 연구업적, 등 21개 표준을 설정하고 엄격한 심사를 거쳐서 이 조건을 충족시키는 경영대학을 인증하는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경영학 교육 인증


행정학부

이번 수강 신청이 굉장히 마음에 들지 않아요. 개설 과목이 너무 적은 것 같아요. 이번 학기 처음 행정학부 전공을 듣는데 단 하나밖에 신청하지 못했어요. 


현재 행정학부에서도 수강 신청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 행정학부는 본전공생 354명, 복수전공생 77명으로 약 430명 정도의 학생이 행정학부 전공 수업을 들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부전공을 이수하려는 학생들의 수는 파악이 불가능하므로 그 학생들의 수까지 수강 인원에 더해진다. 그러나 이번 학기 행정학부에 개설된 전공 수업은 세부 전공까지 고려했을 때 약 11개이다. 전공 수업은 이를 들어야 하는 학생 수보다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행정학부 본전공생은 전공 수업 60학점 이상 수강해야 졸업이 가능하고, 복수전공생 역시 행정학부 전공 수업 60학점을 수강해야 이수가 가능하다. 그러나 현재 상황에서는 행정학부 매 학기 전공 수업 신청 자체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므로 학생들은 졸업 전 60학점을 채우는 것에 버거움을 느낀다. 박수민(행정복수전공생 20) 씨는 “행정학부는 전공 수업도 많이 개설되지 않아 수강에 힘든 상황이다”며 “행정학부 전공 수업 3개를 신청하려고 했으나 실패해 하나밖에 신청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번 수강신청 사태에 대해 행정학부는 “행정학부에서는 학생들의 어려움을 알고 있다”며  “수강 꾸러미 이후 문제 상황을 파악해 최대 증원 가능한 수인 99명까지 일괄 증원을 한 과목도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전공과목 개설과 학부 사무실에서 실시하는 일괄 정원을 제외한 개별 증원은 교수의 고려 사항에 따른 교수의 권한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씨는 “증원 신청을 해도 대부분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증원을 받기가 힘들다는 답변이었다”며 증원 신청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전자공학부

복학하니 수강신청이 막막해요. 1학년 수업은 이미 정원이 다 차 있어 다음 학기 수업을 들을 때 걱정이에요.


전자공학부는 지난 4월 기준 학부생은 총 1,741명이며 복수전공생은 약 80명이다. 편입이나 전과로 들어오는 학생들 수도 41명으로 적지 않다. 또 특유의 분반 시스템은 수강신청의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킨다. 전자공학부는 자신의 분반 수강 신청은 14시, 타 분반 수강 신청은 15시에 진행된다. 즉, 자신이 듣고자 하는 강의가 타 분반 전공 수업이라면 해당 분반 학생들이 수강 신청을 마치고 남는 자리를 비집고 들어가야 한다. 이순원(IT대 전자공학부 20) 씨는 “만약 해당 과목의 수강정원이 다 차 있으면 본인 분반 수업을 들어야 하는데 그러면 자신에게 필요한 강의는 듣지 못하게 된다”고 말하며 아쉬움을 표했다. 장성원(IT대 전자공학부 18) 씨 역시 “수강신청의 가장 어려운 점은 마음에 드는 수업이 타 분반의 수업일 때 듣기 힘들다는 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전자공학부는 같은 1학년이라도 신입생이 아니면 수강신청 우선권이 없다. 따라서 이들은 남는 얼마 안 되는 자리를 두고 경쟁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1학년 때 필수적으로 들어야 하는 전공과목을 듣지 못하면 차후 수업 수강에 차질이 발생한다.
이러한 이유로 전자공학부는 수강 신청 당시 꼭 들어야 하는 과목을 신청하지 못한 학생들이 대거 속출했다. 이후 학생들이 구제를 요청했고 학부 사무실은 몇몇 과목을 일괄 증원해 두 차례에 걸쳐 수강 신청이 연장됐다. 장 씨는 “수강 신청할 때 필수 과목들은 수강 꾸러미에서 반드시 정원이 초과되는 것 같다”며 “이번 학부 사무실의 일괄 증원은 적절한 조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자공학부 측은 “학생들을 위해 더 증원해주고 싶지만 코로나 상황에 따른 대면 가능성에 의해 자유로운 증원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실정이다”고 말했다.


본교 수강신청의 고질적 문제


① 코로나 상황으로 인한 수강 정원 문제

본교 학생들은 수강 신청 당시 수강 정원이 기존보다 적어진 것 같다는 의문을 제기했다. 이서영(경상대 경영 18) 씨는 “일부 교수가 수업 규정에 맞춰 대면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 전보다 정원을 줄이거나, 대면 수업을 위해 학생들의 증원을 받아주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본교 학사과 수업팀은 “지난해 코로나가 처음 발생해 비대면 수업이 많아져 상대적으로 수강 정원이 기존보다 더 늘었던 것은 사실이다”며 “그러나 현재는 코로나 상황의 호전에 따라 대면 수업도 많이 진행하고 있어 이에 따라 강의실 여건 등을 고려해 코로나 이전의 수강정원으로 돌아간 것이지 정원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덧붙여 “학생들이 수강 정원이 줄었다고 느끼는 이유는 코로나 상황에 따른 수업 상황 호전 때문일 것이다”고 밝혔다.
또한, 본교는 수업을 들을 학생들의 수를 예측해 수강 정원을 정한다. 그러나 경영학부, 행정학부, 전자공학부의 경우 부전공생의 수는 예측이 불가능해, 학사과는 “수강 정원을 책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개설 이후 학생들의 수요가 많다고 해서 해당 수업의 수강 정원을 늘릴 수는 없는 실정”이라고 했다.
학사과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강의실에 칸막이를 지원 해 한 칸 띄우기를 하지 않고 더 많은 학생을 수용하도록 했다. 학사과는 “학생들과 이러한 수강 신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소통하며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②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 증원 신청 및 수강 변경·정정

본교는 수강 신청이 끝난 후 개별적으로 증원 신청을 하는 제도와 수강 변경과 정정을 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했다. 본교 학사과는 “학생에게 객관적이고 명확한 사유가 있는 경우 강의실 여건 등을 고려해 개별적으로 증원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증원이 단순히 교수의 재량에 맡겨지면서 교수가 코로나 상황에서 고려하는 여러 가지 사항으로 인해 실질적으로 개별적인 증원 신청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또한, 수강 변경과 정정 제도도 있지만 이는 수강 정원이 남는 강의에 한한 것이므로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행정학부 복수전공생 박수민(자연대 지구시스템과학 20) 씨는 “교수님에게 증원 신청을 보냈지만 코로나 상황으로 불가능하다는 거절의 답변이 돌아왔다”라고 말했다. 

전염병상황과 강의실 수용능력 및 수업운영원칙상 증원이 어려우니 다음 기회에 신청하기 바랍니다.


▲증원 신청 문의에 거절의 답변이 돌아온 사례


③ 강의 쏠림 현상과 강의 매매

경영학부의 경우 같은 과목이라도 담당 교수에 따라 수강 신청 인원이 3~4배 차이난다. 본교는 이번 학기 6,022개의 교과목을 개설했지만 폐강되는 것이 천 개 가까이 된다고 한다. 이는 같은 과목이라도 인기 강좌로 학생들이 몰려 수강 신청 경쟁이 과열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영학부 A 씨는 “인기 있는 과목 혹은 전공 필수 과목임에도 불구하고 특정 교수가 운영하는 수업만큼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피하고 싶은 수업이 있다”고 말했다. 
 몇몇 학생들은 수강 신청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 지인 혹은 익명 커뮤니티에서 학점이 남거나 휴학 예정 학생의 아이디를 빌렸다고 했다. 또한, 매 학기 수강 신청 직후 익명 커뮤니티에서는 강의를 산다는 글들이 올라온다. 더 큰 문제는 자신이 듣지 않을 강좌를 신청한 뒤 취소하지 않고 수강권을 판매한다는 것이다. 본지 1643호 강의 매매 보도기사 참조). 본교 학사과에서는 이에 관해 “강의 매매는 ▲근신 ▲봉사활동 ▲유기정학 ▲무기정학 ▲제적에 처할 수 있다”고 학칙 제65조(징계) 1항 1호에 규정을 마련해두고 있으나 현실은 이런 거래가 적발되는 것 자체가 힘들어 규제가 쉽지 않다고 한다. 
 본교 우지용 교수(IT대 전자공학부)는 “교수 입장에서 직접 시험지를 채점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니 인원이 많을수록 힘이 들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대한 학생들을 수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모든 학생에게 수업을 들을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여건상 불가능한 것이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함께 고민해야 할 수강신청


수강 신청 문제는 본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다른 학교에서도 수강 신청 관련 문제들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타 대학에서는 이러한 수강 신청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 먼저, 서울대의 경우 복학을 승인받지 않은 휴학생의 경우 수강 신청을 제한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한다. 경희대와 카이스트, 그리고 국민대의 경우 취소 이후 일정시간이 지나야 다른 강의를 신청할 수 있는 방식으로 ‘취소-신청 지연제’를 도입하고 있다. 강의를 타인에게 양도할 수 있는 기능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져 강의 매매 방지 측면에서 효율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또 다른 방안으로 예매시스템을 도입하자는 학생들의 의견도 있다. 모 기업의 공연 티켓 예매처는 ‘예매대기시스템’를 시행하고 있다. 이처럼 “희망 수업 선택에 제한을 둔 뒤 선택한 해당 강의의 잔여석이 생기는 동시에 알림을 제공해주는 시스템을 도입하면 좋겠다”고 했다.
학사과 수업팀은 “현재 상황에 따른 최대한의 노력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 학생들과의 소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행정학부 복수전공생 박수민(자연대 지구시스템과학 20) 씨는 “수강 신청 문제는 이번만이 아니다. 본질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계속 어려운 수강 신청을 반복해야 할 텐데, 하루빨리 개선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예진 기자 kyj20@knu.ac.kr
김홍영 기자 mongnyoung@knu.ac.kr
편집 진수별 기자 jsb19@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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