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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기록관-우리가 몰랐던 경북대 이야기

18. 원조를 통해 성장한 경북대학교 - 이제는 구성원의 힘으로 경북대학교를 지원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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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학교는 1945년 8월 15일 일제로부터 해방된 후 1946년 10월 개교하였다. 개교를 위해 시민과 기업, 단체 등의 후원을 통해 학교의 부지를 매입하고, 교사(校舍)를 건축하였다. 각 교사에 들어갈 기자재 역시 시민, 기업, 단체, 선진국 등의 후원을 통해 마련하였다. 이처럼 해방 이후 끓어오르는 교육열을 바탕으로 종합대학교의 모습을 갖추어 가던 중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이 발발하게 되고 국토의 전 지역은 폐허가 되었다. 1953년 7월 27일 한국전쟁 휴전협정이 맺어진 후 전쟁으로 폐허가 된 대한민국을 재건하기 위한 자발적인 노력과 주변 국가의 원조가 시작되었다. 그중 한국재건을 위해 만들어진 UN산하기구 운크라(UNKRA-국제연합한국재건단)에서는 원조물자를 제공하여 전쟁으로 폐허가 된 한국, 가난한 한국을 재건하고자 하였다. 경북대학교 대학기록관에서 당시 경북대학교가 어떠한 지원을 받았는지 알 수 있는 자료를 찾을 수 있었다. ‘단기 4287년 3월(1954년 3월) UNKRA 과학기재원조목록(科學器材援助目錄)’이 그것이다. 운크라에서 한국을 지원한 다양한 방법이 있었다. 그 중 한 가지 방법으로 한국의 교육과 연구의 근간을 마련하기 위해 실험, 연구를 위한 물품을 부산항을 통해 도입, 지원하였다. 부산항을 통해 들어온 과학기자재들을 당시 국, 사립종합대학교 각 7개 학교로 분배하였는데, 7개 학교에 경북대학교가 포함되어있다. 경북대학교는 운크라에서 이화학실험기구를 지원받아 교육과 연구의 토대가 될 기자재를 마련할 수 있었다.
다음은 경북대학교 대학기록관에서 찾은 ‘UNKRA 科學器材援助目錄(과학기재원조목록)’의 일부 내용이다.

운크라 원조물자(이화학실험기구 및 업무) 착하 안내서 
1. 품명: 별지내역서와 여함
1. 보관장소: 부산대신동 서울대학교사대부국교 가교사내
1. 보관 및 분배책임자: 부산대학교 이학부 조교 김규태 선생(문교부장과 비서 김씨 및 대학교육과 김씨 양인이 하부하여 부두에서 검수즉시 우보관장소까지 운반을 완료하고 제반사를 우책임자에게 인계한 후 22일에 귀경하였음)
1. 본월 16일까지 부두에서 보관장소까지의 운반을 완료하여 현재 각 교실에 완전보관 중(감시인부오명이 매야 야경)
1. 본월 23일부터 분배대상인 국·사립종합대학 7개교에 대한 분배작업을 개시(우보관책임자 김규태씨 주관 하에)
1. 경북대학교는 본월 28일경 운반차로 하부하기로 약속

휴전 이후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타국에서 원조한 물자는 부산항을 통해 한국에 입하되어 철저한 감시와 계획적인 분배를 통해 경북대학교에 도착하였다고 한다. 경북대학교가 원조 받은 물품의 목록도 함께 첨부되어 있는데, Ni-wire(니켈선), Al-wire(알루미늄선), Ag-wire(은선), Pincette(핀셋) 등의 교육, 연구, 실험의 기초가 되는 실험 재료부터 Potentiometer(전압계), Spherometer(구면계), Constant Temperature Bath(항온조), Braun Tube Oscilloscope(브라운관 오실로스코프) 등의 물리, 화학 실험에 필수적인 실험 기구까지 수 백, 수 천 가지의 지원 물품 목록을 함께 확인할 수 있었다.
운크라의 지원을 통해 경북대학교에 배치된 물품은 경북대학교에서 진행된 많은 수업과 연구에 도움을 주었고, 이렇게 사용된 실험기구들은 현재 제1과학관(물리학관)에 일부 전시되어있다.
당시 운크라의 지원은 오늘날 경북대학교를 스스로 Korea No.1 University라고 자부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전쟁 후 폐허가 되어버린 가난한 나라가 자력으로 전쟁 이전과 같이 회복하고 더 나아가 성장하기란 매우 큰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만약 운크라의 지원이나 다른 어떤 원조가 없었다면, 경북대학교가 현재에 이를 수 없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전쟁 직후 끼니조차 때울 수 없어 굶기를 밥 먹듯이 하는 지난날에도 배움을 통해 미래를 꿈꾸었던 경북대학교가 있었고, 우리는 뜨거운 학구열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재건을 위해 힘써왔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2000년대에 이르러 우리나라는 전쟁 후 50여년 만에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개발도상국과 빈민국을 원조하는 나라가 되었다. 전 세계를 통틀어 원조를 받던 나라가 원조를 하는 나라로 변모한 것은 찾아보기 어렵다. 우리는 과거의 도움을 부끄러워할 것이 아니라 “도움 받은 만큼 베풀라”는 옛 말처럼 도움을 감사히 여기며 당당히 다른 나라를 돕고, 우리 사회 속에 어려움을 겪는 소외된 사람을 돕고 그리고 경북대학교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힘써야 할 것이다.
현재의 경북대학교 재학생을 비롯한 교수, 강사, 직원들도 운크라의 지원을 통해 성장한 경북대학교에 몸을 담고 있다. 경북대학교의 구성원으로서 오랜 시간 전에 받은 원조를 부끄러워하지 않으며, 받은 도움을 다시 보답하고 베푼다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이제 경북대학교 교수, 강사, 재학생 그 누구를 불문하고 우리가 받은 도움에 감사하며, 다른 누군가를 돕고, 경북대학교가 더욱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먼저 앞장서야 할 시점임이 분명하다. 이제 우리는 타의 도움이 아닌 우리 스스로 경북대학교의 안정과 발전을 위해 경북대학교를 스스로 돕고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경북대학교의 발전을 위해 기금과 후원을 몸소 실천해야 세계 속의 경북대학교로 성장할 것이다.


▲UNKRA(국제연합한국재건단) 과학기재 원조 목록(1954.3.) 표지


▲UNKRA 원조물자 착하 안내서(1954.3.)


박현우(대학원 과학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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