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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황제의 곤충이야기

당신이 혐오하는 바퀴벌레, 그 속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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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저는 수업 때문에 대구 캠퍼스를 자주 방문합니다. 이곳에는 상주캠퍼스에서 찾아볼 수가 없던 아주 훌륭한 벌레가 많습니다. 독자 당신들의 자취방 어딘가에 숨어 있을 바퀴벌레가 그것입니다. 대중의 혐오를 한눈에 받는 바퀴벌레. 하지만 이 바퀴벌레도 알고 보면 참 많은 사연이 얽혀 있는 곤충입니다. 이번 기회에 바퀴벌레를 자세히 살펴봅시다.

바퀴벌레의 고향은 바퀴벌레가 가장 선호하는 덥고 습한 지역입니다. 세계에 약 4,000여종의 바퀴벌레가 서식하며, 새로이 발견되는 종류는 해가 지나갈수록 증가하고 있습니다. 바퀴벌레 대다수가 고향 열대 지역에 서식하고, 해충으로 간주되는 바퀴벌레는 고작해야 5종 정도로 극소수입니다. 가장 큰 바퀴벌레는 중남미에 서식하며, 몸길이가 10cm에 날개 편 길이가 20cm에 육박하는 그야말로 괴물입니다. 하지만 이 괴물같은 종류를 포함한 대부분의 바퀴벌레는 산과 숲에서 조용히 살아가며, 낙엽이나 과일, 야채, 죽은 동물과 곤충 등을 먹으며 살아갑니다. 이러한 바퀴벌레는 청결한 편으로, 몇몇 종은 식용으로 사용이 가능할 정도입니다. 아름다운 색깔이나 훌륭한 영양분을 지녀 애완, 사료용으로서 사육되는 종류도 많습니다. 은근히 선하고 조용히 살아가죠. 이 중 극소수의 바퀴벌레가 어떠한 환경도 극복하는 적응력으로 삶의 터전을 전 세계로 뻗쳐나가게 됩니다. 그들이 바로 해충으로 규정된 바퀴벌레 오형제, 이질바퀴, 먹바퀴, 일본바퀴, 독일바퀴, 경도바퀴입니다. 대한민국 최대의 바퀴벌레인 이질바퀴는 극지방을 제외한 전 세계에 서식하며, 최악의 해충 독일바퀴는 전 세계는 물론 북극과 남극 기지에서도 발견된 사례가 있습니다.

한국에는 11종의 바퀴벌레가 서식합니다. 그중에 5종류가 전술한 해충으로 규정된 바퀴벌레 오형제입니다. 국내 최대의 바퀴벌레 이질바퀴(미국바퀴), 두 번째로 큰 바퀴벌레 먹바퀴, 가장 흔히 발견되며 무시무시한 번식력의 최악 독일바퀴, 그 다음을 잇는 경도바퀴, 두 번째로 흔한 일본바퀴 모두가 국내에 서식합니다. 바퀴벌레는 모기처럼 물고 뜯는 행위로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는 않습니다. 대신 온몸에 더러운 세균과 먼지, 오물을 묻히고 다니면서 곳곳의 위생수준을 떨어뜨리는, 파리처럼 간접적인 피해를 주는 것입니다. 치사하게도 바퀴벌레 본인은 특수한 기름막으로 자신의 몸을 감싸고 있는데, 이것으로 온갖 더러운 것으로부터 바퀴벌레의 건강을 보호합니다. 즉, “나(바퀴벌레)는 괜찮은데 너희들(인간)한테만 안 좋은 거야”식의 내로남불을 몸소 실천하는 곤충입니다. 반면, 처음부터 대한민국에 해충 바퀴벌레 오형제가 살고 있던 것은 아닙니다. 원래부터 대한민국에 서식하던 토착종이 누구인지는 관련 연구가 미비한 탓에 확실하지 않으며, 긴 시간에 걸쳐 해외에서 유입된 바퀴벌레가 한반도 환경에 적응해 서식하는 것이라 추정됩니다. 이름에 나라 이름(미국바퀴, 일본바퀴, 독일바퀴)을 붙여놓은 이유가 이것이지 않나 싶네요.



김건우

(생환대 생물응용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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