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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놀이터

관능과 재즈의 도시 <뮤지컬 시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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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여러 브로드웨이 뮤지컬들이 코로나 상황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잇따라 매진 행진 중이다. 뮤지컬 시카고는 그들 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좋은 뮤지컬 중 하나이다. 이 뮤지컬의 배경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1920년대 미국 시카고이며 그곳의 감옥에서 석방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여자 죄수들과 주변 인물들이 이야기의 중심이 된다. 여기서 나는 한 가지 의문을 느꼈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가본 적도 없는 시카고에서 그것도 1920년에 벌어진 이야기가 왜 인기가 많은 것일까? 물론 넘버(뮤지컬에서 사용되는 노래나 음악)가 좋고 배우들의 연기가 훌륭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엄청난 인기를 설명하기에 조금 부족하다. 이에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나는 두 가지 이유를 들어보고자 한다.

뮤지컬 시카고는 분명히 매력적인 뮤지컬이며 오락적으로도 훌륭하다. 하지만 이 작품의 정서 자체는 대부분의 한국인들에게는 다소 이질적이다. 한국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상 내면에서부터 차오르는 감정을 거침없이 표출하는 데 애로사항을 느끼는 사람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나 또한 이러한 사람들 중 한 명으로서 이 뮤지컬의 이야기 전달방식은 다소 충격적이었다. 픽션이라고는 하지만 이곳에서는 살인, 불륜, 사기 등 여러 가지 범죄에 대하여 때로는 유쾌하고 때로는 유혹적으로 풀어나가며 모든 배우들이 당연하다는 듯 신나게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른다. 이는 내가 평소에 알고 있던 세계와는 전혀 다른 세계였으므로 처음에는 다소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극이 지속될수록 이런 전달방식은 나의 내면에 있는 감정 표출에 대한 욕망을 건드렸으며 남의 시선과는 상관없이 신나게 춤을 추는 배우들을 보며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기까지했다. 그렇기에 이는 스토리와는 전혀 상관없는 여운을 남기게 해주었다.   

또한 시카고는 대부분의 다른 뮤지컬보다 대사의 비율이 낮다. 이러한 비율은 관객들이 넘버 하나하나에 더욱더 집중하게 만들어 주었으며 뮤지컬에 있어 지루하고 필요 없는 구간 또한 줄어들게 만들어 주었다. 이는 일반 연극과 구별되는 뮤지컬이라는 이름에 정확히 부합하는 전달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스토리만 숙지할 것이라면 굳이 뮤지컬을 볼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 있어 시카고는 참 뮤지컬다운 뮤지컬이었다. 극의 시작부터 밴드의 세션들로 가득 찬 연주 후 그 유명한 “all that jazz’가 흘러나온다. 심지어 우울하고 긴박한 상황에서도 배우들은 노래를 부르며 탭댄스를 춘다. 이 또한 다소 당황스러울 수는 있지만 시카고에서만 볼 수 있는 매력이다. 막이 내리고 집으로 가는 관객들 입에서는 모두 저마다 마음에 들었던 넘버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나 또한 기차에서 마스크 밑으로 조용히, 넘버 중 하나인 “we both reached for the gun”의 복화술을 따라해 보기도 했다.

이처럼 두 가지 이유를 말했지만 시카고는 그 밖에도 여러 가지 볼 가치가 충분한 뮤지컬이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관람 후에 직접 찾아보기를 추천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중 언제든 유혹과 재즈의 도시 속에 빠져보기를 원한다면 뮤지컬 시카고를 예매하라! 원하는 캐스팅의 배우를 좋은 자리에서 보려면 이른 예매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상엽

(인문대 철학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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