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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기록관-우리가 몰랐던 경북대 이야기

19. 일제강점기 수학여행기록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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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펜데믹 상황으로 인해 집합금지가 일상이 되어버려 개강파티나 MT 등은 감히 생각하지도 못하고 오히려 비대면 온라인 강의가 더 익숙해졌다. 메타버스 가상공간에서 비대면 온라인 랜선회식마저 유행하고 있으니 이 시대를 살아가는 대학생들의 쓸쓸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다.

뉴노멀이 노멀이 된 지금, 우리가 잃어버린 학교생활 중에 하나가 졸업여행이다. 시대에 따라 졸업여행을 하는 방법이나 장소 등은 다양하겠지만, 수학여행을 앞둔 들뜬 기분은 아마도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지금이야 여행지에서 실시간으로 개인블로그나 SNS에 사진을 올려 좋아요♥♡가 몇 개 달리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지만, 예전에는 졸업여행을 다녀온 후 기행일기 성격의 기록물을 남기는 것이 추억을 간직하는 최선의 방법이었을 것이다.

경북대학교 대학기록관에 소장되어 있는 자료 중에 일제강점기 대구사범학교 학생이 기록한 수학여행 기록물 자료가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대구사범학교는 초등교원 양성을 목적으로 일제강점기인 1923년 경북도립사범학교로 설립된 후, 1929년 6월 도립사범학교가 폐지되고 대구사범학교가 신설된 다음, 해방 후인 1946년 10월에 대구사범대학으로 승격되며 경북대학교로 흡수 통합되었기에 경북대학교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다.

일기를 기록한 학생은 대구사범학교 심상과(尋常科) 4학년 1반에 재학 중이었던 백승춘(白承春) 씨로 1937년 5월 4일부터 13일까지 9박 10일간 만주방면으로 수학여행을 다녀왔다. 1일차인 5월 4일(화) 오전 11시 38분에 대구를 출발하여 5월 5일 중국 길림성 훈장(渾江)을 거쳐 무순(撫順), 봉천(奉天, 지금의 심양(瀋陽)), 대련(大連), 여순(旅順), 신경(新京, 지금의 장춘(長春))을 견학하고, 돌아오는 길에 경성을 둘러본 뒤 5월 13일(목) 오전 7시 30분에 대구에 도착하는 일정이었다.




수학여행을 떠나기 전날 들뜬 기분에 짐을 꾸리며 얼마나 기대했을까 생각하면 지금도 감동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기록은 여행이 끝난 후 곧바로 학교에 제출할 목적으로 숙소에서 그날그날 일본어로 작성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여 수학여행 시 주의해야 할 사항을 적는 것으로 시작하고 있다. 복장 및 휴대품, 승하차를 비롯한 단체행동 시 주의할 점, 해외여행인 만큼 세관에 대한 주의사항 등을 꼼꼼히 기록하고 있다.

견학장소에 대해서는 연혁과 역사, 문화, 산업적 배경에 대해서 아마도 사전조사를 철저히 했는지 자세히 적고 있는 반면, 현지에서의 개인적 소감이나 감흥에 대한 기술은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 특징이다. 일제강점기 하에서 실시되는 수학여행이었던 관계로 여행내용과 기술에 있어서 아쉬운 점이 몇 가지 있다.

만주방면 수학여행의 주요 목적지는 무순의 일부 산업지역을 제외하면 대부분 여순, 대련, 봉천 등 러일전쟁과 만주사변 당시 일본군이 승리한 지역이었다. 러일전쟁과 만주사변 당시의 전투상황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적고 또 희생된 일본군의 충혼탑을 참배하며 단체로 추모하고 있는 점은 내선일체의 식민지 교육을 받고 있었던 시대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으로부터 84년 전 경북대학교의 전신인 대구사범학교 심상과 4학년 1반이 경험했던 만주로의 수학여행기록을 소개하며, 하루 속히 코로나19의 거리두기 단계가 종식되어 학생들이 자유롭게 졸업여행을 떠날 수 있는 일상으로 돌아가길 기대한다.



▲대구사범학교 만주지역 수학여행 기록물 표지 (1937년)



▲대구사범학교 만주지역 수학여행 기록물 내용 중 일부(1937년)



김영찬 전임연구원

(한국국학진흥원 기록유산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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