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06 (토)

  • 구름많음동두천 28.8℃
  • 구름많음강릉 36.1℃
  • 흐림서울 30.0℃
  • 구름조금대전 34.2℃
  • 구름조금대구 35.2℃
  • 구름조금울산 33.6℃
  • 구름많음광주 33.4℃
  • 구름조금부산 32.4℃
  • 구름많음고창 33.0℃
  • 구름조금제주 33.4℃
  • 흐림강화 28.7℃
  • 맑음보은 32.2℃
  • 맑음금산 32.8℃
  • 구름많음강진군 33.1℃
  • 구름많음경주시 35.9℃
  • 구름조금거제 31.3℃
기상청 제공

보도기사

물리학자에게 듣는 미술 이야기, 김상욱 작가 초청 강연 열려


▲김상욱 작가(경희대 물리학과 교수)가 강연을 하고 있다.

지난 7일 본교 중앙도서관 1층 로비 B-Zone에서 「뉴턴의 아틀리에; 물리학자의 눈으로 본 미술」를 주제로 「뉴턴의 아틀리에」 저자 김상욱 작가의 강연이 열렸다. 이번 강연회는 ‘대구 시민과 함께하는 2021년 경북대학교 도서관 작가 초청 강연회’로 본교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대학 구성원 및 대구시민의 인문학적 소양과 감성 함양을 위한 문화프로그램의 일환이다.
강연에 앞서 도서관 측은 도서관 홈페이지를 통해 본교생과 대구 시민들을 대상으로 미리 신청을 받아 50명을 선정했다.

책 '뉴턴의 아틀리에' 속 3가지 키워드로 강연

강연은 지난해 출판된 책 『뉴턴의 아틀리에』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뉴턴의 아틀리에』는 물리학자 김상욱 교수와 유지원 타이포그래퍼가 공동 집필한 저서다. 관계 맺고 소통하기라는 지향점 아래 자연스러움, 복잡함, 감각, 가치 등 26개의 키워드를 놓고 과학자와 예술가가 서로 다른 영역에서 연결고리를 찾기 위해 다양한 생각들을 펼쳐냈다(교보문고 참고). 이 26개의 키워드 중 이번 강연은 ▲점 ▲인공지능 ▲스케일 3가지를 이야기했다. 다음은 점과 인공지능에 관한 강연 내용을 간단히 요약한 것이다.

'점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다'

유클리드는 『원론』에서 ‘점은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부분이 없다는 걸 더 이상 나누어질 수 없다고 해석한다면, 점은 0보다는 크지만 크기가 없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선은 점의 모음이 아니라 점이 움직여 만들어진, 점의 시간화 형태이다. 점을 기술할 수 있다면 모든 도형을 기술할 수 있다.
물리는 세상을 운동으로 이해하는 학문인데, 운동은 점이 이동하며 만들어내는 공간상의 도형이라 볼 수 있다. 조르주 쇠라의 점묘법 화풍 그림을 보면 세상이 점들의 집합이라는 것을 더 잘 느낄 수 있다. 연속적인 선이 아니라 불연속적인 점들로 이뤄진 그림은 부드러우면서 몽환적인 느낌을 준다.
김 작가는 “물질의 근원으로 파고들다 보면 차가운 수학적 구조를 만나게 되고, 쇠라의 그림도 따뜻함을 느끼려면 가까이서 점들을 보기보다 거리를 두고 그림을 봐야한다”며 “이렇듯 따뜻함은 적절한 거리에서 생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공지능이 그린 그림도 예술품일까'

인공지능이 그린 그림도 예술품이라 할 수 있는지는 큰 논쟁거리다. 인공지능 화가 오비어스가 그린 ‘에드몽 드 벨라미’라는 초상화가 미국 크리스티 경매에서 한화로 약 5억 원 정도에 낙찰된 바 있다.


▲AI가 그린 초상화 ‘에드몽 드 벨라미’

예술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걸까? 침팬지 콩고가 그린 그림들은 한화로 약 250만 원에 팔렸다. 하지만 인간이 만든 것만이 예술품이라면 콩고의 작품은 예술품이 아니다. 반면 인간은 작가가 직접 제작하지 않고 의도만 담아도 예술품이라고 한다. 
예술품을 법적 권리를 기준으로 보면 침팬지는 그림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가질 수 없다. 침팬지의 주인도 마찬가지고, 해당 그림에 대한 소유권은 법적으로 획득해야한다. 인간의 권리를 갖는 법인처럼 인간이 예술적 권리의 일부를 인공지능에 양도한다면 인공지능도 예술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김 작가는 “예술인지 아닌지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인간이 결정하는 정치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의미는 인간이 만드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호응도 좋아

강연이 끝나고 질의응답 시간도 이어졌다. 김 작가는 “점에 크기가 없다면 점은 존재한다고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물리학자들에게 가장 어려운 질문이 존재한다는 것, 실재한다는 것이 무엇이냐 인 것 같다”며 “현재 물리학자들의 생각에 존재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가져야하는 것 가운데 크기는 해당되지 않는다. 하지만 존재한다면 에너지를 가져야 한다. 에너지는 존재와 직결된다”고 답변했다.
또 “평소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면 작가님처럼 이공계적 지식과 인문학적 지식이 잘 결합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학 때는 물리가 전부라고 생각했지만 사회에 나가 부딪히면서 세상은 넓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고 필요에 의해 다른 공부도 하게 됐다”며 “억지로 인문학적 소양을 가지려 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 살다가 어느 순간 꽂힐 때 그것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식으로 하다보면 자연스레 많은 것을 좋아하게 될 것이다”고 답변했다. 
강연을 들은 한 학생(IT대 컴퓨터 16)은 “점과 선, 크기의 관점에서, 미술을 단순히 느낌과 감상하는 행위에서 벗어나 과학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신선한 강연이었다”며 “특히 예술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인간에 의해 가치와 예술이라는 의미가 부여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는 말씀이 인상적이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강연을 들은 또 다른 학생 신다은(공대 신소재공학 21) 씨는 “<알쓸신잡>에서 김상욱 작가님의 팬이 됐는데 교내에서 열리는 작가님의 강연회 소식을 듣고 참여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과학적 사실을 인문학적으로 풀어내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예술을 과학의 측면에서 바라보며 새로운 관점을 일깨울 수 있었다. 중간중간의 클래식 음악과 시 낭송은 더할나위 없이 좋았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강연을 계기로 교내에서 주관하는 여러 강연에 참여해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11월에 작가 초청 강연회 한번 더 예정돼

오는 11월 16일에는 한국을 알리는 데 힘쓰고 있는 성신여자대학교 서경덕 교수의 강연이 도서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관련 정보는 추후 도서관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본교 도서관 학술정보개발과 김미혜 기획홍보팀장은 “이번 강연회는 호응이 굉장히 좋았다. 사전 신청 기간이 끝나고도 강연을 듣고 싶다는 문의 전화가 많았고, 50개의 좌석을 준비했는데 강연 당일 서서 듣는 분들도 있었다”며 “오는 11월에 열릴 강연회도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본교생과 대구시민들이 본교 중앙도서관에서 강연을 듣고 있다.


김민진 기자 kmj19@knu.ac.kr
편집 진수별 기자 jsb19@knu.ac.kr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