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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황제의 곤충이야기

누구도 막을 수 없는 무적의 군대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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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아나 존스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미국의 인기 높은 시리즈물 영화죠. 4편의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편에서, 사람을 통째로 먹어치우는 군대개미라는 곤충이 등장합니다. 수백 수천만 마리의 개미가 일사불란하게 행진하는 모습과, 인간을 포함한 만나는 모든 것을 먹어치우는 모습 따위의, 여러모로 인상 깊은 장면을 많이 남긴 터라, 다양한 도시 전설을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세상에 저런 벌레가 어딨어? 라고 생각하겠지만, 놀랍게도 영화에서의 장면 중 99%는 현실의 군대개미 생활과 똑같습니다. 오늘은 제가 아주 좋아하는 벌레, 군대개미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군대개미는 특정한 종류를 지칭하는 단어가 아닙니다. 특정한 조건을 가진 개미 종류를 두고 군대개미라 통칭하는 것입니다. 군대개미의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집을 만들어 한곳에서 영위하지 않고, 주기적으로 계속 이동하며 방랑 생활을 하는 습성을 가진 종류’

비통하게도, 한반도에는 군대개미가 서식하지 않습니다. 동남아시아, 남미, 아프리카처럼 더운 기후의 지역에서 다양한 종류가 서식합니다. 대표적인 군대개미는 중남미와 남미의 Eciton(에키톤), 아프리카의 Dorylus(도릴루스) 종류가 있습니다. 이 두 가지 종류 그룹은 서식지도 굉장히 떨어져 있으며, 유전적으로 전혀 연관이 없지만 비슷한 특징과 습성을 가집니다. 이러한 경우를 수렴 진화라고 칭합니다. 두 그룹은 특징과 습성이 거의 비슷하니, 공통되는 특징을 짚어보며 살펴봅시다. 편의상 이후 서술하는 ‘군대개미’는 다음 두 종류(Eciton, Dorylus)를 가리킵니다.
군대개미의 구성원은 여느 개미와 비슷하게 여왕개미, 일개미, 수개미로 이루어집니다. 여왕개미는 혼자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배가 거대합니다. 알을 낳을 때는 하루에 약 10만여 개의 알을 낳기도 합니다. 수개미는 날개가 있으며, 다른 군대개미 무리로 날아가 그곳의 여왕개미와 짝짓기를 합니다. 가장 흥미로운 것은 일개미로, 몸과 큰턱의 모양이 제각각으로 다양하게 발달해 있습니다. 일개미의 80%를 차지하는 소, 중형 일개미는 우리가 상상하는 개미와 모습이 똑같고 사냥, 육아, 여왕개미 시중 등 온갖 잡일을 합니다. 버금대형 일개미는 덩치와 큰턱이 더 큰데, 이것으로 먹이나 알, 애벌레, 번데기를 운반하는 역학을 합니다. 대형 일개미는 일개미 중 덩치와 큰턱이 가장 큽니다. 큰턱이 낫처럼 거대하게 휘어있는데, 행렬 외곽에 꼿꼿이 서서 천적이 오는 것을 감시하거나 힘이 센 먹이를 사냥할 때 힘을 보태는 등의 역할을 합니다.
군대개미는 수백~수천만 마리의 일개미가 행진합니다. 이 행진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광대하며, 행렬의 길이만 수백m에 이릅니다. 행렬의 뒷편에는 여왕개미와 수많은 애벌레가 단백질을 갈구하고 있습니다. 일개미는 이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행진을 가로막는 모든 생물을 사냥감으로 간주하고 공격합니다. 아무리 거대하고 힘세고 무시무시하게 생긴 벌레라 할지라도, 군대개미에게 들킨다면 다져진 고깃조각으로 바뀝니다.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벌레가 군대개미의 먹잇감입니다. 다른 개미집을 발견하면 전부 죽이고 먹이로 삼지만, 똑같이 행진하는 군대개미를 발견하면 서로 조용히 피해간다고 합니다. 군대개미의 먹이는 벌레뿐만이 아닙니다. 생쥐, 아기새 따위의 작은 동물도 사냥할 수 있습니다. 이 군세가 어찌나 무서운지, 군대개미의 행렬을 발견한 생물들은 자리를 뜨거나 먼발치에서 지켜본다고 합니다. 이렇게 군대개미의 행진에 희생되는 생물이 50만 마리에 이를 정도로 많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또한, 행진에 놀라 도망쳐 나오는 벌레를 먹기 위해 군대개미의 뒤를 쫓는 개미새, 그 개미새의 배설물을 먹는 나비까지, 군대개미의 행진에 반사 이익을 보는 생물도 많습니다. 중간에 물가나 절벽 따위의 장애물이 있어도 개의치 않습니다. 군대개미는 서로의 몸과 다리를 엮어 살아있는 도개교를 만들어 장애물을 수월하게 극복합니다. 행진은 낮에만 합니다. 밤이 되면 군대개미는 적당한 터를 찾아 도개교를 만들 때처럼, 서로의 몸을 엮어 거대한 막사를 만들고 하룻밤을 보냅니다. 다음날 아침이 밝으면 막사가 일사불란하게 해체되며 다시 행진을 시작합니다. 이것이 군대개미의 생활입니다.




김건우
(생환대 생물응용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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